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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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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유증 지연’ 메디콕스 자금조달 난항…이차전지 사업 괜찮을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9.05 15:05

120억원 유증 6번째 연기, 100억원 CB는 3번째
적자 지속에 자금조달 절실…무산 가능성도 有
美이오셀과의 이차전지 합작법인 전망 불투명

메디콕스 CI

▲메디콕스 CI

코스닥 상장사 메디콕스의 유상증자가 또 연기됐다. 같은 달 추진했던 전환사채(CB) 납입일도 최근 미뤄져 메디콕스의 자금조달이 난항에 부딪힌 형국이다. 회사의 마이너스 실적이 장기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금조달이 불확실해지자 올해 초 추진을 알렸던 이차전지 사업 진출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전날 메디콕스는 현재 진행 중인 제3자배정 유상증자의 납입일이 이달 26일로 미뤄졌다. 지난달 말 지연 공시가 나온 후 불과 보름 만에 재차 연기된 것이다. 3월 6일 최초 공시 이후 벌써 6번째다.


해당 유상증자로 약 2400만주(120억원)가 신주로 발행되는데, 현재 메디콕스의 발행주식(5480만2684주)의 절반에 가까운 대규모 증자다. 이 유증으로 확보된 자금은 운영자금으로 쓰일 계획이다. 원래 린에너지합자조합이 제3자배정 대상자였으나 6월경 뉴그로우쓰밸류업1조합으로 변경됐다. 그러나 두 조합 모두 올해 작년~올해 설립된 신규 조합이어서 납입 능력이 불확실하다는 평가다.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CB 발행 건도 전망이 불투명하다. 지난달 28일 메디콕스는 100억원 규모 20회차 CB의 3번째 납입일 연기를 공시했다. 해당 CB 배정 대상자 역시 린에너지합자조합이다. 정정된 CB 납입일은 이달 26일이다.


자금조달 계획이 계속돼서 연기되자 무산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메디콕스는 과거에도 대규모 자금조달이 불발돼 한국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적이 있다. 지난 2023년 초 결의됐던 18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 2022년 결정됐던 제20·21회차 CB 및 100억원 규모 유상증자가 바로 그것이다. 투자자들이 투자금 납입 불가를 통보한 것이 원인인데, 당시 무산된 CB 배정 대상자로 참여했던 곳도 린에너지합자조합이었다.




현재 자금조달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로 메디콕스의 주가가 거론된다. 메디콕스 주가는 5일 오후 3시 기준 전일 대비 5.7% 하락한 460원에 거래 중이다. 유증 신주 발행가액이 500원, CB 전환가액은 779원이어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쉽게 투자를 결정하기 어렵다.


메디콕스의 적자도 계속되고 있어서 향후 주가 전망도 불투명하다. 이미 메디콕스는 2021~2023년 연이어 영업이익·순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도 상반기 말 기준 누적 영업손실이 57억원, 순손실이 104억원에 달한다.


미상환 CB에 의한 오버행 물량도 있다. 최근 메디콕스는 주가 하락에 따라 111억4000만원 규모 제19회차 CB의 전환가액이 579원에서 555원으로 조정됐다고 공시했다. 전환가능 주식 수도 1924만69주에서 2007만2072주로 늘었다. 전체 발행 주식의 약 34%에 달하는 물량이다. 이 CB의 만기일은 오는 2025년 12월 29일이다.


이에 신사업으로 발을 넓혀 활로를 찾으려던 메디콕스의 계획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초 메디콕스는 미국 이오셀과 협력해 한국 내 합작법인을 설립, 이차전지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설립 자금 중 5억원, 초기 운영자금 약 373억원을 모두 메디콕스가 부담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계획 발표 전 작년 말 기준 메디콕스가 보유했던 현금성자산은 177억원이었으며, 6개월이 지난 상반기 말 기준으로도 139억원밖에 되지 않는다. 현재 매출을 내는 조선기자재 및 전동기·발전기 제조 사업은 매출 원가가 높고 수익성이 적어 자금조달이 필수인데, 유증·CB 투자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이차전지 사업 전망도 불투명해진 것이다. 이오셀과의 합작법인 이슈도 현재까지 별다른 새로운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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