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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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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증시 외국인 이탈 장기화…경기침체 공포 언제 끝나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9.12 11:08

외인, 이달에만 4조원 팔아치워…반도체 집중 매도

증시 부진에 이탈 지속…경기침체 우려에 투심 위축

국내 증시 외인 이탈

▲국내 증시 부진에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이 장기화되고 있다. 픽사베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이탈이 멈추지 않고 있다. 미국의 각종 지표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감이 확대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매도심리 유입으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특히 국내 증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를 집중 매도하면서 하락장을 이끌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지난 11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8거래일 중 7거래일 연속 '팔자' 행보를 이어왔다. 누적 매도금액은 4조1408억원에 달한다. 특히 같은 기간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주식 3조4660억원어치를 내다 팔았고, SK하이닉스 주식도 6268억원어치를 매도했다. 두 회사에서 빠진 금액만 4조원이 넘는다.


이는 미국의 고용 지표가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의 8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전월보다 14만2000명 늘었다. 이는 전월 증가폭(8만9000명)보다 증가한 수치지만, 시장전망치인 16만5000명은 밑돈 수치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고점론에 엔비디아 주가가 지난 6일 한때 100달러 초반까지 밀리면서 국내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도 물량이 유입됐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한국 증시는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발표된 경제 지표들이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며 “특히 8월 미국 고용보고서에서 미국 고용 지표가 예상치를 하회한 점이 이러한 경기침체 우려를 뒷받침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인식 속에 향후 실적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우세해졌다"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세가 반도체 섹터를 중심으로 출회된 점은 이러한 하락장을 지지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미국의 9월 기준금리에 영향을 주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투심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8월 CPI는 예상치에 부합한 전년 동월 대비 +2.5%를 기록했으나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ore CPI)가 0.3% 증가하며 예상을 소폭 상회했고, 이에 따라 9월 FOMC에서 연준의 '빅 컷(50bp 금리 인하)' 기대감이 줄어든 것 역시 외국인들의 투심을 위축시키고 있다.


외국인들의 이탈은 12일에도 이어지고 있다. 전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골드만삭스가 주최한 테크 콘퍼런스에서 AI 칩에 대한 수요가 강하다는 발언으로 국내 증시는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반등 중이다. 하지만 외국인들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1000억원을 순매도 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시장의 불안한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 중이다. 다만 주가 눈높이가 크게 낮아진 만큼 '저가매수 기회'라는 평가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과매도권 지속 및 반등 시점이 계속 이연되고 있는 가운데 추석 연휴 전까지 계속 (증시가)쉬게 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매크로 환경 불확실하긴 하나 가격 메리트는 확실히 존재한 만큼, 싸게 팔 때 좋아 보이는 업종이나 테마, 종목 중심으로 담아 놓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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