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25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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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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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레드라인’ 넘는 이-헤즈볼라, 전면전 초읽기…이란 반응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9.25 14:01
LEBANON-ISRAEL-PALESTINIAN-CONFLICT

▲24일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연기가 치솟는 레바논 남부 마을(사진=AFP/연합)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무력 충돌을 이어가면서 중동지역의 전운이 짙어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엔 이스라엘군이 텔아비브를 향해 날아오는 헤즈볼라의 미사일을 요격하면서 중동 갈등이 전면전으로 번질 것이란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텔아비브와 중부 전역에 로켓 공습 경보를 발령하면서 이 지역 주민들에게 방공호로 대피할 것을 지시했다.


이스라엘군은 경보 발동 후 레바논에서 날아오는 지대지 미사일 1발을 탐지해 방공 시스템으로 격추했다고 밝혔다.


해당 미사일은 헤즈볼라가 발사했다. 헤즈볼라는 텔레그램으로 성명을 내고 “레바논과 그 국민을 지키기 위해 오전 6시 30분 텔아비브 외곽에 있는 모사드(이스라엘 해외 정보기관) 본부를 겨냥해 카데르-1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습은 최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교전이 전면전 수준으로 격화한 가운데 나왔다. 헤즈볼라가 텔아비브를 표적으로 삼은 것은 작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후 처음이다.




이스라엘은 지난 23일부터 레바논 남부와 동부 등지에 대규모 공습을 가하는 동시에 헤즈볼라 고위 지휘부를 살해하는 '북쪽의 화살' 작전을 수행중이며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북부 지역에 미사일·로켓 공격로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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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사진=AFP/연합)

헤즈볼라가 이란에 '이스라엘 타격'을 촉구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의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24일 이스라엘과 서방 당국자를 인용, 헤즈볼라가 최근 이란에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 공격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그러나 현재까지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 공격에는 부정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헤즈볼라의 핵심 지원자인 이란이 이번 사태에 본격적으로 개입할 경우 중동의 분쟁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수 있다.


2명의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이와 관련, 이란 당국자가 군사 행동을 요구하는 헤즈볼라측에 뉴욕 유엔총회에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참석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현재는 적절한 시점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전날 뉴욕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스라엘은 중동에서 확전을 노리고 있지만, 이란은 그 같은 덫에 걸려들지 않을 것이라며 무력 행위에 나설 의사가 현재로서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영국 등 각국은 자국민에게 레바논을 즉시 떠날 것을 촉구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 소통보좌관은 24일 ABC방송에 나와 “미국인들이 떠나는 데 이용할 수 있는 민간 선택지가 아직 있다는 점을 확인해주고 싶다"며 “이런 선택지를 이용할 수 있을 때 지금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같은 날 자국민에게 레바논을 즉시 떠나라고 촉구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영국 정부는 대피 상황을 대비한 비상 계획의 하나로 700명의 군 병력을 동원하기로 했다.


중동의 긴장이 최고조로 치달으면서 국제사회는 양측의 전면전을 막기 위해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9차 유엔총회에 모인 세계 각국 지도자들은 이스라엘에 전면전으로 가지 말라면서 자제를 촉구했다고 AFP 통신은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충돌이 전면전의 위기로 치닫고 있음을 지적한 뒤 “전면전은 누구에게도 도움 되지 않는다"고 경고하면서 “외교적 해결책은 아직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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