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연준)이 기준금리 0.5%p 인하인 빅컷을 최근 단행했지만 보험사들이 취급하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오히려 올라가면서 이후 변화 여부에 시선이 모인다. 자본건전성 영향도 실제화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금리 인하 시기 도래 후 보험업계에 나타날 영향에 이목이 모이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통합공시에 따르면 주택가격 3억원, 대출금액 1억원, 대출기간 30년, 고정금리를 기준으로 한 주담대는 24일 기준 삼성생명이 3.79~5.14%, 삼성화재가 3.90~5.74%를 가리키고 있다.
이들 보험사의 금리 하단은 각각 지난달 28일 기준 삼성생명이 3.59~4.94%로 가장 낮았고, 삼성화재도 3.68~6.13%로 업계 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들 회사의 주담대 금리가 오르며 전달 대비 하단이 각각 0.20%p, 0.22%p 높아졌다. 삼성생명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 하단 역시 지난달 대비 0.2%p 뛰어올랐고, 삼성화재는 같은 기간 0.44%p 급등했다.
미국이 4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 0.5%p 인하를 단행했지만 이와 역행하는 흐름을 나타낸 것이다. 보험사들이 주담대 금리를 산정할 때 기준이 되는 국고채 3년 만기 금리도 지난달 30일 연 2.955%에서 연 2.860%로 하락했지만 주담대 금리는 이와도 반대되는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국내 보험업권 전체 주담대 잔액 중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기 때문에 두 회사의 대출금리 인상만으로도 소비자와 업계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사들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속도조절을 위한 주문에 일제히 금리 인상을 취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은행권도 당국의 대출 관리 주문에 가산금리를 높이자 보험사 주담대 금리 하단이 은행보다 낮아지는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통상적으로 보험사의 주담대 금리는 시장금리 흐름을 따라가기 때문에 향후 보험사 주담대 금리 변동 추이에 시선이 모인다.
업계는 시장금리 인하 흐름을 인지하면서도 당장 빠른 시일 내 금리가 낮아지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야 대출 규모 축소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당국이 대출 관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앞서 1금융권의 거듭된 금리 인상 이후 나타난 2금융권과의 금리역전 현상 또한 최근에야 완화됐기 때문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은행권도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대출 취급 제한과 한도 축소에 나서고 있는데, 빅컷이 단행된 이후 보험사로선 난감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리인하로 인한 주요 보험사들의 신지급여력비율(K-ICS, 킥스) 하락 현실화까지 관측되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보험사들의 평균 킥스(경과조치 후)는 223.6%로 전분기인 232.2%보다 8.6% 하락했다. 여기에 미 연준이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4.75∼5.0%로 0.5%p 낮추면서 금리 민감도가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보험사들은 자산과 부채의 만기를 장기 듀레이션으로 운용하는 방식을 취한다. 빅컷으로 금리가 크게 인하하면 자산운용 규모가 큰 일부 대형 보험사의 경우 더 큰 금리 민감도를 얻게 되며, 자본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질 우려가 제기된다.
만기가 긴 부채의 금리 민감도에 따라 보험 부채 증가와 자본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금리 100bp(1bp=0.01%포인트) 하락 시 킥스는 생보사가 25%p, 손보사가 30%p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곳곳에서 금리인하 이후 도래할 건전성 문제가 이전부터 지적돼 왔다"며 “당국의 가이드라인인 킥스 150% 전후로 내려오는 보험사가 속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