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발생한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의 방사선 피폭 사고가 최근 국정감사를 계기로 다시 한번 공론화되면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사고의 핵심 쟁점은 중대재해 해당 여부인데, 고용노동부가 최근 '재해'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며 향후 파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대재해로 최종 결론이 날 경우 삼성전자는 무거운 처벌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중재해처벌법에 따라 삼성전자 경영진은 형사처벌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중대재해 해석 갈려…노동부 자문서 중대재해 판단
13일 국회 등에 따르면 이번 국정감사에서 이번 사고에 대해 삼성전자의 중대재해처벌법 대상 여부가 다시 쟁점이 되고 있다.
현재 이 사안의 핵심은 해당 사고가 중대재해처벌법에서 규정하는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한 재해'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고용노동부 이에 대해 의학·법률 자문을 거쳐 중대재해로 내부적인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6개월 이상의 치료 필요성과 2명 이상의 피해자 발생이라는 기준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지만, 이 사고로 인한 피해가 '재해'인지 '질병'인지에 대한 해석에서 결국 재해로 판단했다는 의미이다.
다만 다양한 해석과 주장이 제기되는 상황이라 삼성전자와 법적인 공방이 불가피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에서도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노동계와 경영계, 그리고 일반 국민들의 관심이 이번 '피폭 사고' 결과에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사고로 인한 피해를 '질병'으로 규정하고 있다. 반면 피해 노동자들과 노동조합은 이를 명백한 '부상'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감서 쟁점으로 부상…각계 의견 팽팽
이러한 견해 차이는 국정감사장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원자력안전위원회 및 산하기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윤태양 삼성전자 최고안전책임자(CSO)는 이번 사고에 대해 사과의 뜻을 표했으나, 부상과 질병 여부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은 피했다.
윤 부사장은 “이런 문제가 생긴 것을 가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이번 사고로 발생한 화상이 부상인지 질병인지를 묻는 질의에는 직접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는 “내부적으로 치열하게 갑론을박이 있었다"며 “질병과 부상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어 그 부분은 관련된 법령의 해석을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가 중대재해로 인정될 경우, 삼성전자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법에 따르면 중대산업재해 발생 시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사고가 발생한 기흥사업장은 DS(Device Solution) 부문이다. 중재대해가 인정되면 DS부문장인 전영현 부회장이 중대재해처벌법 형사처벌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회사의 전반적인 안전 관리 체계와 정책까지 책임질 대상으로 본다면 대표인 한종희 부회장(DX(Device eXperience)부문장)도 책임소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번 사고가 중대재해로 인정되면 삼성전자의 경영과 운영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업 이미지 손상, 주가 하락, 투자자들의 신뢰도 저하 등 다양한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또한 안전관리 시스템 전면 개선, 관련 부서 책임자 교체 등 내부적인 변화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법적 판단 결과에 따라 산업계 영향 주목
이번 사고의 심각성은 이미 여러 차례 확인된 바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따르면, 피해 노동자 중 한 명의 피폭 정도는 기준치의 최대 188배에 달했다.
외부에서는 이번 사고를 '부상'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다.
한 노무업계 관계자는 “방사선에 장기간 노출돼 발생하는 백혈병이나 암은 질병이 맞지만, 일회성 외상이나 외래적 원인에 의해 발생한 재해는 부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입장이 없다"고 밝혔으며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진정성 있는 자세로 문제 해결에 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