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22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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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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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삐익’ 지진문자 줄어든다…기상청, 진도 반영한 새 송출 시스템 도입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10.22 13:03

송출 범위, 예상 또는 계기 진도 Ⅱ 이상 시군구 단위로 세분화
피해 가능성 높으면 ‘긴급재난문자’, 낮을 시 ‘안전 안내 문자’ 송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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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반영해 변경되는 송출범위와 송출기준. 기상청

한밤중에 불필요한 지진 재난 문자가 줄어들 전망이다. 기상청이 지진 발생 시 실제 흔들림을 반영해 문자 송출 시스템을 대폭 개선하기로 하면서 국민들이 더 정확하고 신속한 재난 정보를 받게 된다.


22일 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28일부터 지진 재난 문자 송출 기준이 변경돼 기존의 지진 발생 지점 기준에서 벗어나 실제 진도에 따라 시군구 단위로 세분화된다.


기존에는 규모 3.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 지진 발생 위치를 중심으로 반경 50~80km 이내의 광역시·도에 일괄적으로 문자가 발송됐다.


하지만 앞으로는 진도 2(Ⅱ) 이상의 흔들림이 감지된 지역에만 문자가 발송돼, 지진동을 느끼지 못한 지역 주민들에게 불필요한 경고 문자가 발송되는 일이 크게 줄어들 예정이다.


특히 이번 개선안은 지진의 규모뿐만 아니라 진도를 기준으로 재난 문자 송출을 차별화한 것이 특징이다. 기상청은 피해 가능성이 있는 지진일 경우에는 긴급재난문자로,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안전 안내 문자로 송출 방식을 나누기로 했다.




예를 들어, 진도 5(V) 이상의 강한 지진이 감지되면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되며 진도 4(Ⅳ) 이하의 비교적 약한 지진에는 안전 안내 문자가 발송된다. 이로써 지진의 규모가 작더라도 실제로 지진을 느낀 국민에게는 필요한 정보가 제공된다.


전국 송출 기준은 기존 규모 4.0 이상에서 5.0 이상으로 상향 조정돼 피해 가능성이 큰 지진에만 긴급 문자가 발송되도록 개선됐다. 이는 국민 불안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기존의 전국 일괄 송출 방식에서 벗어나, 실제 위험 지역에만 맞춤형 재난 문자를 보내는 방식으로 변화하게 된다.


이번 개편은 지난해 경주 지진 당시 지진을 느끼지 못한 수도권 주민들에게도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되며 불안감을 초래한 사례가 반영된 것이다.


당시 수도권에서 진동을 느끼지 못했음에도 긴급재난문자가 전국에 발송돼 많은 민원이 접수됐다. 기상청은 이런 사례를 바탕으로 더 세밀한 진도 기준을 도입해, 국민들이 체감하는 지진동에 맞춘 맞춤형 재난 대응 체계를 마련했다.


정현숙 기상청 지진화산국장은 “재난 문자 송출 대상을 최소화하면서도 실제로 흔들림을 느낀 지역에만 문자를 보내 국민 불편을 줄이는 것이 이번 개선의 핵심"이라며 이번 개편의 의미를 강조했다.


또 기상청은 외국에서 발생한 지진의 경우에도 진도 3(Ⅲ) 이상의 흔들림이 감지되면 우리나라에서 안전 안내 문자가 발송될 수 있도록 개선할 방침이다. 일본이나 중국 등 가까운 나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우리나라 일부 지역에서 진동을 느꼈을 때도 국민들에게 필요한 정보가 제공돼 불안감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24년 4월 일본 오이타현에서 발생한 규모 6.4의 지진 당시, 부산과 울산 등에서 많은 유감 신고가 접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재난 문자가 발송되지 않아 불편을 겪은 사례를 통해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장동언 기상청장은 “새로운 지진재난문자 송출 기준을 시행해 지진 발생 시 신속하게 지진재난문자를 보내 국민 안전을 확보하고, 재난문자로 인한 국민의 불편은 최소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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