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인협회가 4대 그룹의 완전한 복귀로 과거 전경련의 위상을 되찾게 됐다.
삼성전자는 31일 이사회에서 한경협 회비 납부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삼성 측에서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SDI, 삼성생명보험, 삼성화재해상보험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 관계사도 회비 납부에 동참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삼성그룹의 준법감시위원회는 지난 8월 한경협 회비 납부를 계열사 자율에 맡기며 사실상 승인한 바 있다.
4대 그룹은 지난해 8월 한국경제연구원 회원 지위를 승계하는 방식으로 한경협에 복귀했다. 당시 한경협은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을 흡수합병했다. 회비 납부는 올해 7월 현대차그룹을 시작으로 8월 SK그룹이 이어갔고, 최근 LG그룹도 동참했다.
LG그룹의 경우 지주사인 ㈜LG와 함께 LG전자, LG화학, LG이노텍, LG유플러스 등 5개 계열사가 회비 납부에 참여했다.
4대 그룹은 각각 35억원의 회비를 납부하게 돼 총 140억원 규모다. 이는 다른 회원사 427곳(2월 기준)의 지난해 총회비 113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한경협의 회비 수익은 아직 국정농단 사태 이전인 2016년 전경련 시절(약 400억원)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4대 그룹의 완전한 복귀로 회원사 확장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경협의 위상 강화는 한국 경제계의 결집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특히 미중 갈등,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급변하는 국제 경제 환경에서 재계의 공동 대응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경협은 4대 그룹의 완전한 복귀를 계기로 친환경 에너지 전환, 디지털 혁신,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한국 기업들이 직면한 핵심 과제 해결을 위한 민간 협력 플랫폼 역할을 강화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한경협이 4대 그룹의 참여로 확보한 재원을 바탕으로 중소·중견기업 지원과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프로그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기업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