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성 하나카드 대표가 3분기 실적에서 견조한 상승세를 유지하며 하나금융지주 내 비은행 순이익 기여도를 키워가고 있다. 이 대표는 '트래블로그' 성장을 통한 시장 내 인지도와 고객 수 확대 등으로 카드업계에서도 중위권 도약을 이뤄내고 있다는 평가다.
하나카드, 상반기 기준 업계 내 가장 큰 성장폭 시현
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올해 3분기 누적 188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4.8%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60.7%의 증가세를 보이며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 중 가장 큰 성장폭을 나타냈다.
하나카드는 3분기까지 누적 이익 확대로 지주 내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기여도 1위 자리에 올라섰다. 하나캐피탈과 하나증권이 부동산PF 여파로 실적이 주춤한 영향에 더한 결과다. 3분기 하나캐피탈은 순이익 1212억원을, 하나증권은 1818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내 인지도와 고객 모집 확대의 공신 중 하나는 '트래블로그'다. 이 대표는 국내 금융지주가 모두 뛰어든 트래블카드 시장 경쟁에서도 굳건한 1위를 이어가고 있다. 트래블로그는 지난 8월 가입자 수 600만명을 돌파했고, 올해 1~7월 기준 카드사 중 해외 체크카드 점유율 49.9%를 기록하며 19개월 연속 1위를 유지했다.
이 대표는 최근에도 신규 기능과 이벤트를 강화를 지속하면서 충성고객층 이탈 방지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트래블로그의 전 세계 58종 통화에 대한 무료 환전 혜택을 내년 말까지 연장함하기로 결정함과 함께 최근 타행 계좌의 트래블로그 연결을 30초만에 가능해지도록 기능을 고도화했다.
하나카드는 지난 4월 트래블로그의 연결계좌를 전 은행으로 확대했지만 이전까지 하나페이앱에서 오픈뱅킹 서비스를 가입하고 계좌를 등록한 손님만 이용 할 수 있어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하나페이 앱 설치 없이 하나머니앱에서 빠르게 계좌를 연결할 수 있다.
업계 허리띠 졸라맬 때 '공격적 마케팅'...중위권 도약에 시선
이 대표는 조달비용 증가 등 비우호적 영업환경에서 공격적인 경영 전략을 취했다. 실제로 트래블로그의 성장 외에도 기업금융(법인카드) 중심 공격적 영업과 프리미엄 브랜드 '제이드' 판매 강화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가파르게 키워냈다.
지난 7월 기준 하나카드의 법인카드 국내 일시불 이용액은 9조9878억원으로 업계서 3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8조7305억원) 대비 1.4% 늘어난 액수다. 연회비 수익이 포함되는 수수료수익의 경우 3분기 누적 기준 2568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저가 프리미엄카드' 대중화 전략이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가 하나카드의 실질적인 체력을 길러내면서 카드업계 내에서도 중위권 업체로의 도약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경쟁상대로 거론됐던 우리카드 대비 현저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확고한 우위를 점하는 모양새다. 우리카드는 올해 3분기까지 전년보다 19.7% 증가한 1402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양사의 당기순이익 격차는 442억원에 달했다.
분기별로는 하나카드가 1분기 당기순이익으로 전년동기 대비 203.6% 급증한 535억원을 시현하면서 290억원을 기록한 우리카드를 크게 제쳤다. 실적격차는 2분기와 3분기를 거치면서 폭이 줄었지만 우리카드의 2, 3분기 호실적은 조달비용 효율화 등에서 기인한 만큼 본질적인 체력차이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현재 트래블로그를 발판삼아 공격적인 사업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 하나카드는 카카오페이와 해외 체크카드 결합 신상품 개발을 위한 제휴 협약을 맺고 다양한 금융기관에서 지급결제 계좌를 자유롭게 연결할 수 있는 상품을 고안 중이다.
이같은 사업 확장을 통해 이 대표가 업계 내 지각변동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앞서 업황 악화 지속에도 연회비 수익과 해외체크 점유율 확대 등을 이뤄낸 만큼 국내 신용판매액 증가와 카드발급수 변동을 키워내는 게 관건이다. 이 대표 취임 첫해 하나카드의 총 매출액은 일년새 10.7% 성장했고 같은 기간 순영업수익은 14.6% 증가했다. 올해 연간 실적 개선세가 이보다 커졌다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 시장점유율이 낮은점은 여전한 과제다. 해외체크 점유율 1위 타이틀 등 매출 성장세가 여전하다고 하더라도 국내 매출부분을 중위권 이상 카드사 규모로 늘려가야 할 것이란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