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최근 선보인 인공지능(AI) 브랜드 '카나나' 출시 시점과 수익화 계획을 구체화했다. 내년 1분기 중 시장에 카나나를 선보일 예정이며, 주요 수익모델(BM)은 구독형 모델이 될 전망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7일 오전 카카오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카나나 사업 방향 및 전략을 일부 밝혔다. 업계 일각에서 제기된 카니발리제이션(자기잠식)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달 22일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카카오(ifKAKAO)'에서 카나나를 공개했다. 대화 맥락을 이해해 정보를 얻고, 이를 토대로 가장 최적화된 답변을 제시하는 대화형 플랫폼 형태의 AI다. △챗봇 기능 △대화 요약 △일정 생성 △후속 대응 제시 등 메신저 편의 기능을 제공한다. 그러나 카카오톡에 AI 기능을 탑재하는 게 아닌 별도 앱으로 출시키로 하면서 일각에서 카니발리제이션 우려가 나왔다.
카카오는 내년 1분기 중 고객 대상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거쳐 완성도를 높인 후,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축적한 플랫폼 기술과 B2C 서비스 노하우를 토대로 초개인화를 구현, 관계 기반 커뮤니케이션이란 카카오의 장점을 계승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구체적인 BM은 서비스 공식 출시 이후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수익화 방향은 기본적으로 구독형 모델로 예상하나, CBT 이후 이용자 행동 패턴을 분석하며 다양하게 검토할 것"이라며 “내년부턴 카카오톡 내에서도 AI를 접목한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기능을 선보이며 이용자에게 혁신적 가치를 제공하는 새 BM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카니발리제이션 우려에 대해선 “우려보단 AI를 활용한 신규 서비스 영역 확장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다"며 “카카오톡은 이용자 간 커뮤니케이션이 주요 목적이지만, 카나나는 AI 메이트와의 상호작용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메타 내에서도 왓츠앱, 페이스북 메시지, 인스타그램 DM 등 다양한 플랫폼이 존재한다. 사용성 중복 현상은 있으나, 커뮤니케이션 세분화로 충성 이용자 풀 자체는 확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총수 공백과 사법 리스크 속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는 평가다.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9214억원, 영업익 130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6.8%로 집계됐다. 콘텐츠 부문 매출은 다소 부진했지만, 톡비즈 부문의 호조가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업 부문별로 플랫폼은 전년 동기보다 7% 늘어난 943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톡비즈 매출은 비즈보드 등 사업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증가한 5073억원을 기록했다. 톡채널을 핵심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도입하는 광고주가 늘어나며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거래형 부문인 선물하기·톡스토어는 거래형 매출액이 8% 늘어난 2151억원을 기록했다.
신종환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추석 연휴를 맞아 선물 라인업을 다각화하고 인기 카테고리 내 추석 맞춤 상품 큐레이션을 고도화한 결과"라며 “자기 구매 거래액은 30% 성장하는 고무적인 성과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반면 콘텐츠 부문 매출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3분기 매출은 97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 카카오는 비핵심 사업 정리와 핵심 시장 성장 기반 마련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4분기에는 톡비즈 중심 매출 성장을 추진, 이모티콘·톡스토어 플러스 등 구독 서비스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신 CFO는 “4분기 톡비즈는 카카오톡의 견고한 펀더멘털을 기반으로 계절적 성수기 효과가 더해지며 광고·커머스 부문에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며 “커머스는 선물하기가 가장 활성화되는 크리스마스·연말 시즌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상품 큐레이션과 이용자 혜택을 제공하며 안정적인 거래액과 매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