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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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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위기 시대] 일본, LNG 수급 안정 넘어 해외사업 확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11.14 12:43

후쿠시마 원전 사고, 러-우 전쟁 이후 에너지 안보 최우선에 둬
러시아와 사업 유지, 활발한 자원외교, 비상 수급대책으로 수급 대응
원전 재가동으로 LNG 수요 줄자 해외 사업·트레이딩 등으로 수입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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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삿포로 이시카리 발전소 전경. 사진=전지성 기자

[일본 삿포로=전지성 기자] 우리나라와 일본은 자원 빈국이자 액화천연가스(LNG)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대표적인 국가들이다.


2022년 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유럽은 물론 세계적으로 천연가스 수급 불안이 심화됐다. 그러나 일본은 자국내 소비 물량의 안정적 확보는 물론 해외 트레이딩 사업까지 확대했다.


당시 유럽이 LNG 수입을 대폭 확대하면서 천연가스 공급 불안 여파가 국제 LNG 시장으로 확대됐다. 그러자 일본은 LNG 수급 여건 악화 속에서 정부를 중심으로 러시아 사업 유지, 활발한 자원외교, 비상 수급대책 마련 등 다양한 LNG 수급안정성 확보방안을 마련했다.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로 천연가스의 역할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천연가스를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들은 수급안정성 확보에 역점을 두고 지속적으로 노력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일본의 LNG 활용 확대와 에너지 위기 대응 방안을 알아보기 위해 방문한 일본 삿포로 이시카리 발전소 측은 일본 정부와 기업들의 LNG 수급안정성 확보 방안과 위기 대응 개선안에 대해 설명해줬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수년간 LNG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러-우 전쟁은 물론 호주의 자국 내 천연가스 수급 안정화를 위한 LNG 수출제한조치 검토, 말레이시아의 원료가스 부족·가스 누출에 따른 불가항력(FM) 선언, 미국 Freeport LNG화재 발생, 대러 제재 동참에 따른 러시아의 LNG 보복 우려 등 전체 일본 LNG 도입계약의 63% 해당하는 물량이 공급 차질이 발생했거나 차질 가능성이 존재해 공급 여건이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하고 어려운 상황이었다.


일본, 원전 사고 이후 화석연료 의존 확대…LNG 도입선 다변화, 원전 재가동으로 위기 넘겨

일본 정부는 에너지 공급 차질에 따른 경제 충격과 원전 사고를 경험하면서 에너지 안보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매번 에너지 정책의 최우선 목표로 설정해왔다.


기후변화 대응과 잃어버린 경제성장 동력을 되찾기 위해 고민하던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로 에너지 안보 문제가 다시 대두됨에 따라 이를 포괄하는 청정에너지 전략(Clean Energy Strategy)을 수립했다.


해당 전략은 녹색성장전략과 6차 에너지기본계획 목표 달성 및 안정적이고 저렴한 에너지원을 확보하고 궁극적으로는 경제성장을 도모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그 중 에너지 안보의 경우 재생에너지 및 원전 활용 확대와 함께 수소, 암모니아,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등 탈탄소 기술 개발 지원을 강화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주목할 점은 공급 안정성 확보 방안으로 재생에너지 주력 전원화, 원자력 활용 확대, 자원 확보를 위한 정부 개입 강화가 제시됐다는 점이다.


최근 상황을 계기로 원전 재가동 추진이 탄력을 받고 있으며 LNG 수급 안보를 위해 해외 상·중류 및 LNG 확보 지원 강화와 전략적 완충 재고 확보, 비상 수급 대책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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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카리 발전소 관계자가 일본 에너지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전지성 기자

이시카리 발전소 관계자는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에너지절약 및 에너지효율 향상 등으로 경제성장과 에너지 소비 간 탈동조화 현상이 나타나고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아지게 됐다"며 “2022년에 들어서며 러-우 전쟁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자 LNG 대신 중유와 기타 화석연료 사용을 늘려 단기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여전히 가스는 중요한 발전원이기에 안정적인 공급이 확보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럽이 천연가스 위기를 대응하는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LNG를 확보함에 따라 일본을 포함한 기존 LNG 수입국들은 LNG 공급안정성 문제가 대두됐다. 일본은 발전연료로서 천연가스의 역할이 강화됨에 따라 LNG를 대규모로 도입하게 됐으며 현재 중국과 세계 최대 LNG 수입국을 겨루고 있다"며 “그 중에서도 공급원 다변화, 공급안정성 강화를 위해 지리적으로 인접한 국가들을 중심으로 LNG를 도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에너지 도입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던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전력 수급 위기경보가 발령됨에 따라 전력과 도시가스의 비상 수급 대책이 마련됐다.


전력의 경우 수요 절감 노력과 함께 그간 탈탄소화,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검토만 해오던 원전 재가동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에 따라 내년 말까지 가동 중단된 7기 원전을 재가동해 총 17기의 원전을 가동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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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카리 발전소 내부. 사진=전지성 기자

일본, 아시아 LNG 개발 프로젝트 투자 확대 등 자원외교 강화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아졌다. 하지만 자국 내 자원 부족으로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일본 정부는 이를 극복하고 안정적으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인 자원외교를 펼치고 있다. 일본 에너지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 등 정부 관련기관들을 통한 자원개발 지원을 활성화한 결과 2021년 기준 석유가스 자주개발비율이 40.1%에 달하고 있다.


특히 러-우 전쟁으로 자국의 LNG 공급여건이 악화됨에 따라 일본 정부는 적극적으로 자원외교에 나서고 있다.


주요 LNG 수출국들을 방문해 안정적인 공급을 요청하고 수요 패턴이 상이한 태국,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과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12월에는 자원외교의 결실로 오만 LNG, 미국 CP2 LNG 프로젝트와 연간 340만톤 규모의 LNG 도입 계약을 추가로 체결했다.


일본은 LNG 비축의무가 누구에게도 주어지지 않고 민간의 자율에 맡겨 물량을 비축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위기 상황에 취약한 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전력-도시가스의 2단계 비상대응 체계 구축, 조정 명령 개선, 비상 조달 등 정부가 다양한 방법으로 개입에 나서기 시작했다.


'2단계 비상대응 체계'의 경우 지역 발전사와 도시가스사간 협력을 통해 지역 단위의 LNG 공급 문제를 대응하고,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일본 정부의 중개 하에 전국 단위의 카고 스왑 등으로 협력하는 개념으로, 동절기에 한시적으로 운영한다.


'비상 조달'은 JOGMEC법 개정을 통한 JOGMEC 긴급 조달 대행자 지정, 전략적 완충재고 개념을 통해 보완했다. LNG 도입 경험과 인프라가 풍부한 민간 사업자를 선정해 전략적 완충재고(SBL; Strategic Buffer LNG)를 월별로 최소 한 카고 이상을 확보토록 하고 수급 불균형시 우선 국내에 재판매하도록 했다.


이때 발생하는 손실은 경제산업성이 조성한 기금을 통해 보전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국가가 나서야 할 경우 JOGMEC이 LNG를 조달토록 했다.


韓에도 시사점…가스공사, 민간 LNG 수입사 등 대응책 찾아야

이처럼 일본은 국가는 물론 개별 발전 기업들도 LNG 공급 안정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일본 최대 발전사인 JERA는 전력/가스 소매시장 개방에 따른 생존 전략으로 탄생한 도쿄전력과 중부전력의 화력발전 합작사이다. 27기의 화력발전소 중 16기가 LNG를 연료로 사용하고 있는 만큼 러-우 전쟁으로 인한 충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


JERA는 이러한 상황에서 화력발전소의 안정적 운영과 전력 공급을 위해 노후 화력발전소 재가동 및 개선 작업, 연료 확보 등의 조치를 발표했다.


그 중에서도 세계 최대 LNG 구매자인 점을 활용해 적시 공급과 유연성을 고려한 LNG 물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나아가 에너지 가격 급등과 에너지 안보 중요성 증대 등의 상황들은 탈탄소화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고 중장기 비전을 수정했다.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이후 원전 가동을 모두 중단하고 화력발전 연료인 LNG 수입을 늘리면서 세계 LNG 개발사업에도 적극 참여했다.


최근에는 가동이 중단됐던 원전을 재가동하고, 재생에너지도 확대하면서 자국 소비용 LNG 수입을 줄이기 시작했다. 2023년도 LNG 취급량은 전년 대비 8% 감소해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JERA의 중장기 비전을 요약하자면 화석연료 발전사로서 보유한 발전기들의 최적 활용(재가동/개선)과 LNG 물량 확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단기적으로 대응하고, 장기적으로는 탈탄소 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수소 혼소, 재생에너지 확대 등을 계획하고 있다.


LNG 공급안정성 확보 방안이 핵심 전략으로 전면 등장했으며,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과 탈탄소를 달성하는 방안을 크게 수요/공급과 전환/탈탄소화 측면으로 나눠 제시했다.


공급 측면에서 전환 부분은 LNG의 공급안정성을 위해 LNG 장기계약을 확보하고 수급 균형 역량 강화(DX를 활용한 트레이딩)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JERA 측은 “다른 화석연료 발전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가스화력 발전은 발전 출력이 불안정한 재생에너지를 탄력적으로 지원하는 보완적 관계"라며 “탈탄소화를 달성하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LNG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일본의 상황을 살펴본 결과, 다양한 공급원으로부터 LNG를 수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공급 프로젝트가 공급 차질이 발생하거나 공급 차질 가능성이 존재해 그 어느 때보다 공급 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는 러시아 사업 유지, 활발한 자원외교, 비상 수급대책 마련 등의 대응 정책을 쏟아내고 있으며, 주요 기업들은 각자의 실정에 맞는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었다.


단기적으로는 천연가스 수급 안정화를 위한 비상대응 체계 구축, 조정 명령 개선, 비상 조달과 원전 재가동, 수요 절감 등의 방안으로 대응하고, 장기적으로는 경제성장과 탈탄소로의 전환을 동시에 도모하는 방식으로 에너지안보를 강화한다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시장의 자율성에 맡겨 위기 상황을 대응하던 일본이 정부 중심으로 활발하게 자원외교에 나서며 일부 민간사를 선정해 전략적 완충재고를 확보토록 하고 기금 조성을 통해 비축의무 부담에 따른 손실 보전 방안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이시카리 발전소 관계자는 “에너지 안보 문제는 단기간 해결하기 어렵다는 속성을 띠는 만큼 안정적인 천연가스 공급을 위한 외교적 노력과 유연한 물량 확보를 추진하되 상단의 비상 조달과 기금 조성과 같은 방안을 참고해 위기 대응 체제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해 수급 안정화와 가격안정화를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과 유사한 에너지산업 구조를 가진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게 다가왔다.


<본 기사는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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