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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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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매각’ 도전장 내민 롯데카드...몸값 입증엔 난항 예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12.03 18:07

MBK파트너스, 매각 주관사 선정...재매각 시동
몸값 입증이 관건, PBR 1배 시장 시각에 주목

롯데카드, 당기순이익·회원수 지속적으로 높여
금융지주 PBR 0.5배 수준에 악화된 업황도 ‘변수’

롯데카드.

▲롯데카드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매각 주관사로 UBS를 선정하면서 매각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롯데카드가 2년 만에 다시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전망이다. 두 번째 매각 시도인 만큼 지난 시도보다 높은 몸값을 인정받는 것이 관건이다. 그러나 현재 저성장국면에 진입한 업계 분위기나 고평가 이미지, 인수자들의 상황 등을 볼 때 인수전 흐름이 녹록지 않을 수 있단 평가가 나온다.



MBK파트너스는 2년 만에 재시도…시장 “3조원 과해"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매각 주관사로 UBS를 선정하면서 매각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MBK파트너스는 앞서 2019년 10월 우리은행과 컨소시엄을 맺고 롯데카드 지분 79.83%를 1조3810억원에 인수했다. MBK파트너스는 지분 중 59.83%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우리은행이 보유 중이다.


MBK파트너스는 2년 만에 다시 롯데카드의 매각에 나서게 됐다. 지난 매각 시도 당시에는 JP모건을 주관사로 선정해 하나금융지주와 KT 등이 인수 의사를 밝혔지만 인수측과의 가격에 대한 시각차로 무산됐다. 당시 MBK파트너스는 기업가치 상승을 감안해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상을 적용한 3조원대의 지분가치를 희망 몸값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시장에선 PBR 1배 이상 측정이 다소 과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MBK파트너스가 지난 2019년 당시 인수가인 1조3800억원대보다 60%를 높인 수준을 제시한 게 합당치 않다는 것이다.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를 인수하던 당시에도 PBR 0.8배 수준을 적용받아 시장으로부터 다소 높은 가치가 매겨졌단 평가가 있었다. 당시 업계 상위사인 삼성카드의 PBR이 0.5배였던 것을 감안하면 평균보다 훨씬 높은 평가를 받은 셈이다. 그런데 희망매각가는 이보다도 더 높은 PBR 1배를 적용한 게 시장에서 소화되기 어렵단 지적이다.




신한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신한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롯데카드가 가격에 대한 시장과의 시각차로 인해 재매각에 나서게 된만큼 이번에도 희망 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는 게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력한 인수후보는 국내 금융지주 네 곳(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이 거론된다. 특히 MBK파트너스의 인수 당시와 이전 매각 시기에 모두 관심을 나타낸 하나금융지주가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또 다시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KB국민카드를 보유한 KB금융 역시 카드업권 지위 확대를 위해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우리금융도 잠재 인수 후보로 꼽힌다.


실제 롯데카드의 영업력을 비롯한 체력은 2년 전보다 나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당기순이익을 보면 지난해 말 3678억원을 기록해 전년(2780억원)대비 32.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149억원에서 2319억원으로 줄었지만 신용카드 이용액은 2022년말 89조9732억원에서 지난해 말 100조782억원으로 증가 추세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53조9946억원을 기록해 전년 전체 액수 절반을 넘어섰다. 2020년 출시한 로카 시리즈 흥행이 지속되며 회원수도 상승세다. 회원수는 지난해 935만명에서 올해 상반기 950만명으로 늘었다.



“몸값 입증 쉽지 않을 것…금융사 눈높이에 맞춰야"

그러나 3조원의 희망가를 유지할 경우 이번에도 몸값 입증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6월 기준 롯데카드 자기자본은 3조3349억원으로 PBR 0.5배를 적용하면 시장 가치는 1조6674억원에 그친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한 0.7배를 적용해도 2조원대 초반 수준이다. 2019년 가치 산정의 기준이 된 2018년 말 기준 자기자본(2조6719억원)과 비교해 본다면 규모가 크게 늘었지만, 여전히 PBR 0.9배를 적용해야 매각측이 원하는 3조원에 가까워진다.


이는 인수 후보자로 여겨지는 금융지주들의 시각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수준일 수 있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타 금융주들의 PBR은 이달 기준 각각 0.67배, 0.52배, 0.46배, 0.38배로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1배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PBR이 적용되고 있다. 지주사 입장에선 현재 보유한 계열사들의 모든 가치를 반영해도 PBR이 0.5배 수준을 가리키고 있어 자사 PBR의 두배 수준으로 가치를 매겨 인수해오는 데 부담을 느낄 수 있다. 후보군인 금융지주사들은 MBK가 인수가인 1조3800억원 대비 매각가 3조원에 대한 투자수익률로 117%을 가져가는 게 여전히 지나치다고 판단할 공산이 크다.


아울러 카드사의 영업환경이나 조달 부담 등 업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은 상태인 것도 변수다. 인수 후 기대되는 효과가 크다고 하더라도 인수후보자들이 무리한 베팅을 주저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3%대의 여전채 금리와 가맹점 수수료 인하 추이 등 각종 환경이 카드사 수익성 저하를 예고하고 있다.


일각에선 몸값에 대한 시각차 좁히기와 인수후보자들의 심적 여력 등이 동반돼야 하기에 속도감 있는 진행은 어려울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가 내년 상반기까지 인사시기에 맞물려 있기에 매각작업은 이런 작업이 안정화된 뒤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 2022년 매각 당시 불거진 몸값에 대한 고평가 인식을 줄여야 하는 것도 과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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