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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사태에 입 연 이창용 한은 총재...“금리 선제 인하 고려 안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12.05 13:45

“정치적 프로세스-경제 프로세스 분리돼야”
“박 전 대통령 탄핵, 중장기 영향 거의 없어”

“금리 경로-성장률 전망치 변경할 단계 아냐”
계엄 사태 6시간 만에 해제...“영향 적을 것”

“생각대로 단기 금융시장 안정 이뤄져”
“새 뉴스 없다면 계엄 이전으로 회복”

이창용 한은 총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향후 탄핵 정국이 본격화돼도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때에도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나아가 기존의 경제성장률이나 금리 경로를 바꿀 단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탄핵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 때도 있었다"며 “앞으로 이 절차(탄핵 절차)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짧게, 혹은 길게 갈 수도 있어 예측하기 어렵고, 전망에도 불확실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그러나 과거 경험에서 봤을 때 정치적인 프로세스와 경제적인 프로세스는 분리될 필요가 있다"며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데이터를 보면 단기적인 영향 적었고, 중장기적인 영향도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두 번에 경험을 봐도 경제성장률이나 중장기적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며 “과거가 물론 반드시 반복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현재 상황에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가 “기존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금리 경로를 수정할 단계는 아니다"고 밝힌 점도 향후 탄핵 정국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달 2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연 후 발표한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2.2%로 전망했다. 8월 예상치(2.4%)보다 0.2%포인트(p) 낮춘 것이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1%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이 총재는 “이번 사태로 인해 물가 경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바꿀 필요가 있냐고 하면, 그럴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계엄 사태는 단기적으로 해제됐기 때문에 (계엄 사태에 따른)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이 총재는 “향후 미국 새 정부 출범으로 경제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 수출 모멘텀은 어떻게 영향을 받을지, 이런 요인들이 한국은행 전망을 바꾸는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는 건) 전망이 바뀌어야 하는데, 지금은 선제적으로 하기 어렵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총재는 계엄 사태 이후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은 안정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계엄 사태가 발표된 직후에는 외환·금융시장에 패닉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게 F4(Finance 4·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수장)의 단기적으로 중요한 과제였다"며 “(계엄을) 발표한 그날 새벽에는 환율이 급등하다가 계엄 해제 이후 다시 하락했고, 어제도 안정적인 수준이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우리가 생각한 방향대로 단기 금융시장 안정은 이뤄지고 있다"며 “새로운 뉴스가 없는 한 금융시장은 계엄사태 이전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계엄 사태로 인한 국가 신인도 영향에 대해 “경제 펀더멘털과 정치적인 이유는 구분됐기 때문에 우리 국가 신인도가 크게 영향을 받을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태를 다른 측면에서 보면 한국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성숙됐는지, 룰 베이스가 자리 잡았는지(를 보여준다)"며 “과거 쿠데타와 다르게 (비상계엄 선포 이후) 큰 충격 없이 6시간 만에 해제됐다는 건 다른 면에서 한국의 민주주의나 제도가 성숙됐다는 걸로 보이기 때문에 (국가 신인도가) 크게 변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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