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인 이동체 산업 엑스포 2025 현장 내 LIG넥스원 부스 전경. 사진=박규빈 기자
AI 시대에는 드론과 무인기, 해상 드론 등 무인 이동체가 현대전과 산업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민간에서는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들이 드론을 활용해 물류 혁신을 이루고 있고, 국내에서도 물류·시설 점검 등에서 무인 이동체 활용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이런 산업 흐름에서 9~11일 사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무인이동체산업 엑스포 2025(UWC 2025)'는 국내 무인이동체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다.
UWC는 국방·물류·재난·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무인 이동체의 최신 기술과 산업 동향을 소개하는 행사로, 관련산업 생태계 전반의 혁신 기술을 연결하고 교류하는 장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장을 둘러보니 '드론 명가' LIG넥스원의 부스가 가장 먼저 기자를 반겼다.
이 회사는 △다목적 무인 헬리콥터(MPUH) △KCD-40 하이브리드 수송 드론 △소형 정찰·타격 복합형 VTOL 드론 3종을 선보였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MPUH는 전방 정찰용으로 먼저 보내 상황을 영상·통신으로 전달할 수 있고, 50km까지 비행할 수 있다“며 “2017부터 2021년까지 4년 간 개발을 끝냈고, 아직 양산·배치는 계약 전 단계"라고 설명했다.
또 육중한 덩치를 자랑한 KCD-40 하이브리드 수송 드론은 휘발유와 배터리 하이브리드 추진체로, 40km 거리에 40kg을 실어나를 수 있다는 설명도 들었다.
회사 측은 “플랫폼 개발비는 12세트 기준 약 48억원이 소요됐다"며 “군 보급·산불·교통 마비 같은 상황에서 물자 투하용으로 쓰고, 민간 택배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소형 정찰·타격 복합형 VTOL 드론은 정찰 모드 90분, 탄두 탑재 공격 모드로는 30분 비행이 가능하다고 했다. 총 15kg 수준으로 가볍고, 날개·꼬리가 분리돼 백팩에 넣어 휴대하며 현장 조립도 가능하다는 말도 들었다. 또 탄두 장착 시 자폭용 운용도 가능하고 예상 단가는 대당 약 2억원 수준이라는 점도 확인했다.

▲무인 이동체 산업 엑스포 2025 현장 내 현대로템의 HR-셰르파 기반 무인 소방 로봇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아리온 스멧. 사진=박규빈 기자
현대로템은 다목적 무인 차량(UGV) 'HR-셰르파' 2대를 가져다놨다. 평소 다른 전시회에서는 육군에서 활용하는 모델만 봐왔는데 이날엔 무인 소방 로봇 형태를 볼 수 있었다. 다목적 UGV는 3년 넘게, 소방 로봇은 1년 조금 넘게 개발·테스트 중이라는 전언이다.
회사 관계자는 “육군 시험 평가를 마친 다목적 무인 차량 플랫폼에 소방 임무 장치만 올린 버전"이라며 “올해 말 4대를 소방청 중앙구조본부에 납품하고, 내년부터 소방대원과 실전 투입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자율 주행 플랫폼이기 때문에 국방·소방 외 공항 토잉카, 수하물 물류 차량 등 민수 물류용으로도 개발 컨셉을 잡고 있고, 방수포 외에 화학 사고 대응 장치와 대연(排煙) 팬 등 다양한 모듈을 추가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공식 입장이다. 해외 수출도 염두에 두고 있지만 가격은 나라장터 계약 체결 시 공개될 예정이어서 현장에서는 들을 수 없었다.
같은 플랫폼을 두고 경쟁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인공 지능(AI) 기반 '아리온 스멧'은 육군 부스에 배치돼있었다. 이 제품은 사람과 차량을 자동으로 식별하고 조준하고 보병 물자와 부상자 수송, 선(先)침투 감시·정찰 기능을 갖췄다.
기술 특징으로는 에어리스 타이어를 장착했고, 모터가 차체에 내장돼있으며 국산화율이 90%를 상회한다는 점이다. 또 기본 부가 장갑으로 방호 능력은 '초과 충족'한다는 게 제작사 입장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육군의 시험 평가를 마쳤고, 전투형 적합성 판정을 획득했다"며 “현재 기종 결정 평가만 남아 있고 구매 사업은 착수 전"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2023년 미국 국방부 비교 성능 시험 경험치를 반영한 4세대 하이브리드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며 “같은 모델을 해외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무인 이동체 산업 엑스포 2025 현장 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5인승 전기 추진 수직 이착륙기(eVTOL) 모형. 사진=박규빈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개발 중인 5인승 전기 추진 수직 이착륙기(eVTOL) 1:4 크기의 모형을 전시했다. 조종사 1명과 승객 4명을 태울 수 있고, 완전 전동체여서 도심에서도 저소음 운항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녔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최근에는 형상을 변경해 후방 프로펠러를 2개에서 4개로 늘렸다. 현재 기본 설계는 끝났고, 초도 비행은 2027년 6월, '실증기' 완료는 2028년, 형식·감항 인증을 거친 상용 '인증기' 출시 목표는 2031년이라고도 했다.
KAI 관계자는 “군 인증 절차가 더 빨라 초기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군용 버전을 먼저 개발해 군 감항 인증을 획득한 후 그 기반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민수 시장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국카본이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장착용으로 제작한 1:1 크기의 수직 이착륙·순항 겸용 프로펠러(좌측)와 펀진이 개발한 AI 전자기 스펙트럼 분석 시스템이 드론에 달려있는 모습. 사진=박규빈 기자
한국카본은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에 장착되는 1:1 크기의 수직 이착륙·순항 겸용 프로펠러를 선보였다. 64dB 이하 소음 기준을 맞춰 도심 운용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왔다.
한국카본 관계자는 “상용화는 KAI의 기체 개발 완료 시점 이후이고, 현재는 연구·개발(R&D) 단계라 단가는 미정"이라며 “대한항공과 같은 같은 체계 업체나 조비 애비에이션 등 UAM 스타트업 등이 주 수요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국방·로봇·통신 분야에서 AI 솔루션을 제공하며 성장 중인 펀진도 현장에 부스를 차렸다. 이 회사가 현장에 내놓은 KWM-오셀롯(Ocelot)은 AI 전자기 스펙트럼 분석 시스템으로, 해당 시스템은 적 통신 신호를 효과적으로 탐지하고 실시간으로 전장의 상황을 가시화하는 기술이다.
펀진 관계자는 “600 MHz에서 6 GHz RF 탐지·스펙트럼 분석이 가능하고, AI 기반 신호 패턴 학습과 전장 지도 실시간 시각화를 해낼 수 있다"며 “최근 잠재력을 인정받아 KAI의 전략적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다"고 부연했다.
나성화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공급망정책관은 “드론 산업 발전 기본 계획 수립과 UAM법 제정, 실험 평가·표준화 등 드론·UAM 산업 생태계 조성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핵심 소재·부품의 자립화, 군·공공기관 수요 창출, 글로벌 공급망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공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