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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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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PF·고금리’ 겹악재…증권사 대출이자 또 兆단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1.06 14:45

2021년까지 4000억원 안팎 오가다 2조원대↑

저금리에 공격적으로 늘린 부동산 PF가 발목

작년 10월말 증권사 부실 대출 '3조8000억원'

출처=금융투자협회

▲출처=금융투자협회

지난해 증권사들의 대출이자가 또다시 2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저금리 기조에서 공격적으로 확대했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여파가 증권 업계를 괴롭히고 있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현재 46곳 증권사들의 총차입금이자는 1조5274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4918억원 대비 356억원 늘었다. 4분기까지 포함하면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들 증권사의 총차입금이자는 지난 2021년까지 3000억~4000억원 안팎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2022년 갑자기 1조756억원으로 폭증한 후, 2023년에는 2조317억원까지 확대됐다. 증권사의 차입금이자가 1조원을 넘어선 것은 2009년 협회가 통계를 집계한 이후 처음이다.


증권사의 차입이자가 최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은 부동산 PF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증권사의 차입금이자 규모를 순위로 보면 상위권에 포진된 곳은 부동산 PF 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섰던 곳들이다.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등 초대형IB 증권사의 경우 지난해 각각 차입금이자가 1000억원이 넘었다. 미래에셋증권이 257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투자증권 1997억원, 한국투자증권 1834억원, NH투자증권 1542억원, 하나증권 1455억원 순이다.


증권사들은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자 부동산 PF 사업을 공격적으로 벌였다. 당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지난 2020년 3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0%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2022년부터 기준금리가 오르며 증권사의 이자 부담이 커졌다. 또 2022년은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부동산 PF 관련 리스크도 급증하던 시기다. 증권사들이 부동산 PF 관련 자금 부담을 관리하기 위해 추가적인 차입금을 조달할 필요가 있었는데, 부동산 PF 금리가 전반적으로 높아지면서 차입이자 비용도 함께 늘어난 것이다.


증권사의 차입부담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19일 발표한 '부동산 PF 사업장 평가 결과 및 정리·재구조화 현황'따르면 지난해 9월 현재 전 금융권 부동산(국내) PF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210조4000억원으로, 이 중 '유의·부실우려' 평가를 받은 대출은 22조9000억원(10.9%)으로 집계됐다. 앞선 평가에서 집계된 21조원과 비교해 1조9000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이 중에서 증권사의 유의·부실우려 규모는 3조8000억원으로 저축은행(4조4000억원) 다음으로 많았다.


차입부담, 수익성에 타격…신평사, 미래에셋證 부동산 익스포저 모니터링

차입이자를 가장 많이 낸 미래에셋의 경우 2021년 3분기 차입이자가 398억원으로 타 증권사와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3분기에는 2495억원까지 증가했다.


사실상 떼인 돈으로 취급하는 요주의이하자산 규모도 지난해 3분기 5944억원으로 2022년 3373억원 대비 76% 급증했다. 5944억원을 전부 부실처리 한다고 해서 당장 자본건전성이 악화하지는 않겠으나, 수익성에는 타격이 될 수 있는 수준이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2020년 해외 부동산 관련 대출 등에서 이자지급 지연, 신용등급 하락 등 사유가 발생하면서 요주의이하자산이 크게 증가했다. 또 호텔 업황 저하로 관련 펀드에 대해서도 추가 자금을 투입하고 2020년과 2021년 결산 시 손상차손(종속기업투자자산)으로 인식한 바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미래에셋증권에 대해 해외대체투자 등 리스크관리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반적인 위험 익스포저 부담은 경감됐으나, 해외대체투자 잔액이 경쟁사 대비 커 부동산 관련 펀드, 대출 등 대체투자 익스포져 관련 건전성 관리 부담은 여전하다고 봤다. 또한 해외 대체투자의 경우 사후관리가 어렵고 투자의 성과 및 회수시기가 불확실한 점을 감안할 때 위험성이 내재돼 있다는 진단이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미래에셋의 실물자산 대체투자 중에서는 호텔·리조트와 오피스 비중이 높은데 재택근무와 환경규제 등 영향으로 주요 선진국의 공실률이 상승하고 가치 저하가 나타났다"며 “대체투자 집행 등 사업전략과 위험성향 변화, 금융시장과 영업환경 변화, 가치 손상에 따른 손익 및 재무안정성 영향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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