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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X액트] “롯데쇼핑, ‘토지재평가’로 위기 모면?...비전을 내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1.09 14:28

6년간 부채율 200%, 자산재평가만으론 부족

'쇼핑몰 확대' 사업, 기업가치 제고 방식 맞나

고연봉 신동빈 회장, '등기임원' 책임경영 필요

출처=컨두잇

▲출처=컨두잇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ACT) 운영사 컨두잇이 롯데쇼핑을 상대로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기존 경영 방침에서 벗어난 새로운 비전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게 주요 내용이다.


9일 컨두잇에 따르면, 지난 7일 컨두잇은 롯데쇼핑에 '롯데쇼핑 이사회에 드리는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서한에는 6년간 200%에 가까운 부채비율, 수익성이 제시되지 않은 대규모 오프라인 쇼핑몰 사업투자, 미등기임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실적무관 보수 등의 내용을 담았다.


서한 발송 배경은 롯데쇼핑이 지난해 10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계획을 발표했음에도 부진한 주가 흐름이 지속된 데 있다. 롯데쇼핑 주가는 2017년 29만5221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후 지속 하락하며 지난 3일 5만2000원으로 최저점을 기록했다. 고점 대비 82% 하락한 상태다.


윤태준 컨두잇 소장은 “지난해 10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발표 이후에도 부진한 주가 흐름은 투자자로서 우려를 자아내는 부분"이라며 “지난 6일 기준 기업가치 제고 발표 종가 주당 6만3100원보다 15% 하락했다"고 말했다.




액트는 주가 부진의 원인으로 수익성 우려를 첫번째로 꼽았다. 롯데쇼핑이 작년 10월 발표한 경영계획 중 대규모 오프라인 사업 투자의 경우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당시 롯데쇼핑은 2030년까지 7조원을 투자해, 타임빌라스 쇼핑몰을 전국에 13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7조원은 롯데쇼핑 자기자본의 약 66%에 해당하고, 시가총액의 약 460%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다.


액트는 이런 오프라인 사업에서 얻는 수익이 막대한 투자금 대비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롯데쇼핑의 최근 회사채 조달금리는 4.2%인데, 복합쇼핑몰 사업의 기대 자기자본수익률(ROE)은 5.9%보다 낮을 것이란 예상이다. 쇼핑몰 사업의 경쟁 심화로 추후 ROE는 5.9%도 유지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익성은 더 낮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액트는 막대한 투자가 소요되는 신사업의 수익성이 불확실하다면 주가 상승은 요원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롯데쇼핑이 현재 비공개인 오프라인 확장 사업의 수익성 전망을 공개하고, 투자자들이 보다 고수익이 예상되는 분야로의 투자를 요구한다면 회사는 이를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높은 부채비율도 주가 부진의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회사 측이 최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산재평가라는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형식적'인 방식을 넘어 '실질적'인 부채 감축 계획이 제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롯데쇼핑은 최근 시장에서 제기된 유동성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7조6000억원 규모 토지자산을 재평가하기로 했다.


자산재평가는 재무구조가 나빠진 기업이 이를 개선하기 위해 꼭 필요한 전략이다. 자산을 재평가하고 그 차액을 자본으로 전입하면서 자기자본비율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이는 곧 대외신용도 증가로 이어져 자본조달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회계상의 개선을 위한 방법이지, 실질적인 재무구조가 개선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추세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본 사업 성장과 실질적인 현금유입이 뒷받침 돼야 한다. 액트도 이 지점을 지적한다.


윤 소장은 “현금 유입이 없는 재무구조 개선방안이 얼마나 큰 효과를 가져올지는 다소 의문스러운 지점"이라며 “이러한 시장의 인식이 주가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롯데쇼핑이 자산매각을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소장은 롯데쇼핑의 고부채율에 대해 “분명 자산매각을 추진해왔지만 실제 매각까지 이뤄진 사례는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산 매각대금이 부채상황에 사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자산매각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그 매각대금을 부채상환 대금으로 사용해 190.4%에 달하는 부채비율을 완화하는데 사용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신동빈 회장의 실적과 연동되지 않는 보수와 신 회장이 미등기임원이라는 점도 주가 저평가에 일조했다는 진단이다. 신 회장은 지난해 상반기에만 약 11억원의 보수를 수령, 김사무엘상현 롯데쇼핑 대표이사(9억2000만원) 보다도 더 많았다. 하지만 신 회장은 롯데쇼핑의 등기 임원직을 맡고 있지 않다. 최고 결정권자이지만 책임에서는 자유로운 상황인 것이다. 신 회장이 직접 등기임원에 올라 책임 있는 경영을 다해야 한다는 게 액트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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