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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욱 SK하이닉스 부사장 “기술력·협업 기반으로 글로벌 패권 경쟁 대응”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2.14 14:44

반도체학술대회서 ‘강대원상’ 수상···후공정 분야 최초
“3차원 패키징 연구가 HBM 기반···또 다른 혁신 만들 것”

이강욱 SK하이닉스 부사장

▲이강욱 SK하이닉스 부사장

이강욱 SK하이닉스 첨단패키징(PKG) 개발 담당 부사장이 “탄탄한 기술력과 원팀 협업을 기반으로 (패키징 등 후공정 분야) 글로벌 반도체 업체 간 패권 경쟁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14일 SK하이닉스 뉴스룸에 따르면 이 부사장은 전날 강원도 정선에서 열린 한국반도체학술대회에서 '제8회 강대원상'을 수상한 뒤 “SK하이닉스의 위상과 역량 인정받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고(故) 강대원 박사의 업적을 기리고자 제정된 이 상은 그동안 반도체 전공정인 소자 및 공정 분야 저명한 교수들에게 주로 수여됐다. 후공정인 '반도체 패키징 분야' 기업인이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부사장은 “TSV(Through-Silicon Via) 기반 3차원 패키징 연구 성과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상용화되고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제품이 고대역폭메모리(HBM)"라며 “SK하이닉스의 독자적 패키징 기술인 'MR-MUF'(Mass Reflow Molded Underfill)는 고난도의 HBM 제품을 높은 제조 수율과 양산성을 가지고 안정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도록 해줬다"고 설명했다.


3차원 패키징은 칩과 칩을 수직으로 연결해 직접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게 한 방식을 뜻한다. TSV는 D램 칩에 미세 구멍 수천개를 뚫어 상하층 칩을 수직 관통하는 전극으로 연결하는 기술이다. MR-MUF는 반도체 칩을 쌓아 올린 뒤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공간 사이에 액체 형태 보호재를 주입하고 굳히는 공정이다.




이 부사장은 “MR-MUF 기술은 HBM2E에 처음 적용돼 회사가 글로벌 인공지능(AI) 메모리 리더로 도약하는 데 기여했다"며 “지속적인 기술 고도화를 거쳐 HBM3 및 HBM3E에도 성공적으로 적용되면서 SK하이닉스가 HBM 시장 우위를 굳건히 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 부사장은 앞으로 후공정인 패키징 기술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패키징 역량이 기업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되는 것은 물론 생존까지 좌우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부사장은 “패키징 기술을 확보해 반도체 패권을 강화하려는 글로벌 업체 간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며 “PKG개발은 탄탄한 기술력과 원팀 협업을 기반으로 패권 경쟁에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사장이 미래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살펴보고 있는 분야는 △HBM 패키징 기술 고도화 △칩렛(Chiplet) 기반 이종 결합 기술 확보 등이다. 칩렛은 칩을 기능별로 쪼갠 후 각각 조각을 하나의 기판 위에서 연결해 반도체의 이종 간 결합 및 집적을 돕는 것을 뜻한다.


그는 “AI 시스템의 대용량·고성능·에너지 효율화 요구를 충족하려면 HBM 패키징 기술의 지속적 혁신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MR-MUF 기술 고도화, 하이브리드 본딩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 역량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칩 간 연결성을 높여 성능을 향상시키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첨단 패키징 기술을 확보해 나가려 한다"고 부연했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칩을 적층할 때 칩과 칩 사이에 범프를 형성하지 않고 직접 접합시키는 기술이다.


구성원들을 위한 메시지도 남겼다. 이 부사장은 “좋은 제품을 넘어 세상을 바꿀 기술을 개발한다는 큰 목표를 갖길 바란다"며 “퍼스트무버로서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반도체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인으로서 SK하이닉스와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 부사장은 3차원 패키징 및 집적 회로 분야에 대한 연구 개발을 27년 이상 이어 온 전문가다. 2000년 일본 도호쿠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미국 렌슬리어 공과대학 박사 후 연구원, 일본 도호쿠 대학 교수를 거쳐 2018년 SK하이닉스에 합류했다. 입사 후 HBM2E(3세대)에 MR-MUF 기술을 적용하며 'AI 메모리 성공 신화'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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