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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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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힘으로 사상 최대...하나금융지주, 주주환원도 ‘속도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7.27 16:02

상반기 순익 2조3000억 돌파
비은행 부진에도 역대 최고 실적
이자·비이자이익 고른 성장세가 견인

은행 기여도 90.6%, 건전성도 과제
주주환원율 50% 조기 달성 가시권

하나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하나금융그룹이 올해 상반기 2조3000억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부문별 고른 성장세와 기업대출 포트폴리오 집중으로 실적이 순항한 결과다. 다만 비은행 강화를 통한 은행 의존도 축소는 과제로 남았다.


27일 하나금융지주의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상반기 당기순이익으로 전년동기(2조687억원) 대비 11.2%(2323억원) 증가한 2조3010억원을 기록했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1733억원으로 작년보다 13.4%(1386억원) 증가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고른 성장이 이끈 결과로 분석된다. 상반기 그룹의 핵심이익인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은 각각 4조4911억원, 1조804억원으로 총 5조571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2.9%(1571억원) 증가했다.


이는 2분기 은행 원화대출이 2.1% 증가하며 수익성을 견인했다. 정부가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나선 가운데 기업대출도 2.6% 늘었다. 하반기 DSR 3단계 등 대출 규제가 예고됨에 따라 '대출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리며 가계대출 또한 1.4% 증가했다.


핵심저금리예금도 증가했다. 상반기 공공기관에서 연초 사업 집행에 집중한 결과 유입된 금액이 5조원에 달한다. 개인부문 급여통장, 결제성 통장으로 유입된 금액도 약 1조원을 차지했다. 하나카드에서는 조달비용이 줄어들며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됐다. 2분기 NIM은 1.73%다.




비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1조3982억원을 기록했다. 매매평가익은 28.1% 증가한 8265억원을, 수수료이익은 4.6% 증가한 1조804억원을 나타냈다. 유가증권과 외환파생 관련 트레이딩 실적이 증대됨에 따라 매매평가익이 개선된 결과다. 수수료이익은 투자금융 확대로 인해 인수주선·자문수수료를 비롯해 퇴직연금·방카슈랑스·운용리스 등 축적형 수수료가 증가했다.


하나금융그룹 2025년 상반기 경영실적.

▲하나금융그룹 2025년 상반기 경영실적.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하나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이 2조85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9.1% 증가했다. 이자이익(3조9003억원)과 수수료이익(5018억원) 등 핵심이익이 4조4021억원을 기록했다. NIM은 전분기와 같은 1.48%를 유지했다.


비은행 계열사는 부진했다. 하나증권이 전년대비 18.6% 줄어든 106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하나카드 1102억원(-5.5%) △하나캐피탈 149억원(-86.5%) △하나자산신탁 310억원(-14.8%) 의 실적이 일제히 감소했다. 하나저축은행은 23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적자 폭이 확대됐다. 하나생명은 상반기 기준 순익이 142억원으로 전년보다 54.1%(50억원) 증가했지만 그룹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하나증권과 하나캐피탈 등의 부진은 해외 대체자산 평가손실, 충당금 등의 영향이 컸던 것이란 분석이다.


상반기 그룹 순익에서 하나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90.6%에 달하면서 비은행 계열사의 지주 기여도를 끌어올려야 하는 것은 과제다. 같은 기간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은행 비중은 각각 63.7%, 74.6%를 나타냈다.


건전성지표도 다소 악화됐다. 2분기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75%로 전분기 대비 0.05%p 증가했다. 연체율은 0.59%로 전 분기와 동일했다. 하나금융은 상반기 연체율이 이미 관리 목표에 도달했기에 하반기에도 건전성이 당초 계획보다 악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재신 하나금융 위험 관리 최고 책임자(CRO)는 25일 진행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충당금 전입액 쪽에서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나금융은 상반기 수익성과 최근 시장 분위기를 기반으로 목표 주주환원율의 조기 달성 가능성이 관측되고 있다. 앞서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 50% 달성 계획을 밝힌 바 있지만 이보다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란 예상이다. 박종무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50% 목표 달성 시점이 조금 달라져 주주환원 속도를 좀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상법 개정안이나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시장 분위기를 감안할 때 2027년 50% 목표가 고정된 것이라고 보기엔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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