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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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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기성공人터뷰 ⑥] “전세 사기로 폐업…혼자였다면 못 견뎠을 것””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2.16 15:27

■ 희망리턴패키지 사례-케이크위드민 민혜원 대표
상가 파산에 첫 창업 카페 보증금 못받고 문닫아
점포 철거도 정부 원스톱폐업 250만원으로 해결
제빵학원·디자인공부, 재무컨설팅 재도전 밑거름
“포기 말고 손 내밀어 도움 받을 곳 적극 찾아야”

재기성공

▲designed by 김베티 기자.

폐업자 100만 명 시대. 큰 꿈을 안고 창업했지만, 마주한 현실은 생각보다 아프고 시리다는 게 선배 창업자들의 조언이다. 막상 폐업을 하려고 해도 폐업 비용 탓에 어려움이 크고, 폐업을 한 이후 생계도 걱정이 된다. 중소벤처기업부의 '희망리턴패키지'는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폐업을 준비하는 소상공인을 위해 폐업 지원과 취업지원, 재기 사업화 지원을 패키지로 제공하는 사업이다. 이에 에너지경제신문은 희망리턴패키지를 통해 새 희망을 얻고 재기에 성공한 이들의 사례를 시리즈로 연재한다.<편집자주>

민혜원 케이크위드민 대표.

▲민혜원 케이크위드민 대표.

큰 꿈을 안고 시작한 첫 번째 창업에 꽃길만 펼쳐질 순 없겠지만 강원도 원주의 한 카페 사장님이었던 민혜원 대표에게 몰아친 폭풍은 너무나도 혹독했다. 가게를 차린 지 3년 만에 언론 뉴스에서만 보던 전세사기를 당해 졸지에 폐업을 해야만 하는 아픔을 겪었던 것이다.


점포 권리금이나 보증금은 전혀 돌려받지 못했고, 폐업을 위한 철거비용조차 마련하기가 여의치 않았다. 우울증과 공황장애에 시달리며 절망감에 빠져있던 민 대표에게 한 줄기 희망이 다가온 것이 중소벤처기업부의 '희망리턴패키지'였다. 폐업 지원부터 이후 재창업 준비까지 컨설팅을 받아 수제 케이크 전문점 '케이크위드민'의 사장님으로 보란 듯이 재기에 성공했다.


다음은 민 대표와의 일문일답.


-전세사기 피해라니 너무 막막했을 것 같다. 당시 상황이 어땠나.


▲첫 창업에 전세사기를 당하다니 믿기지가 않았다. 장사는 그럭저럭 되는 상황이었는데, 상가 주인이 파산 후 사라져 건물 전체가 경매에 넘어갔다. 새로운 건물주가 왔고, 결국 강제 퇴거 조치를 받아 권리금이나 보증금은커녕 빨리 점포를 비워줘야 하는 상황이 됐다. 가게를 연 지 3년이 지나면서 나름대로 큰 규모의 케이크 납품계약을 맺은 상황이었는데… 결국 계약은 무산됐고 결국 우울증에 공황장애까지 겪었다.




-희망리턴패키지는 어떻게 알게 됐나.


▲지인 중 희망리턴패키지의 원스톱폐업지원을 받아 폐업을 하신 분이 계셨다. 그 분이 제 딱한 사정을 듣고는 이런 지원 사업이 있다고 알려주셨다. 당시 지원받을 수 있는 점포 철거 비용이 250만원이었는데, 철거업체 사장님을 붙잡고 이 금액에 제발 맞춰달라고 거의 애원하다시피 해서 비용을 겨우 맞췄다.


-이후 바로 재창업을 한 것인가.


▲한번 크게 데이고 나니 처음에는 재창업 할 엄두가 안 났다. 그래서 취업을 생각하며 재취업 기초교육을 받았다. 제과제빵 쪽 일은 계속 하고 싶어서 내일배움카드를 통해 제과제빵학원에 다니며 기본기를 다시 익혔고, 디자인 공부도 했다. 재무컨설팅 도움도 많이 받았다. 담당 컨설턴트께서 첫 창업 때 내가 놓쳤던 부분들을 다 정리해서 보여주셨다. 폐업도 어떤 쪽으로 실행해야하고, 대출 상환 계획도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 정보를 주셨다.


몇 달 간 컨설턴트들과 소통하고 보니, 다시 재창업을 해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 창업에서 장사가 안 된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다시 제대로 준비해 시작한다면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겼던 것 같다.


-첫 창업은 카페였는데, 두 번째는 케이크가 메인(주종)이 됐다. 차이가 무엇인가.


▲첫 창업 당시에는 메인으로 카페를 운영하면서 주문제작 케이크를 병행하는 형태였다면 지금은 주문제작 케이크만 하고 있다. 폐업 후 제과제빵과 디자인 공부를 한 게 많은 도움이 됐다.


브랜드 이미지를 확실하게 가져가니 케이크 매출은 재창업 후 10배 가까이 올랐다. 요즘 주문제작 케이크 시장에서는 디자인 상표권을 내는 것이 트렌드인데, 케이크위드민도 올해 안에 상표권을 하나 이상 등록하는 게 목표이다.


-다른 소상공인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전세 사기룰 당했을 때, 내 삶은 이제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 없어서 폐업조차 못하는 상황이 딱 내 얘기였다. 난 다시는 일어설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을 때, 희망리턴패키지를 통해 말 그대로 '희망'을 찾았다.


그 후로 긴급생활안정자금도 신청해서 받았고, 그밖에 정부 지원을 많이 찾아보려고 노력했다. 그러니 다들 절대 포기하지 말고, 먼저 손을 내밀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을 적극적으로 찾아보기를 바란다. 혼자 하면 많이 힘들다.


민혜원 대표가 만든 수제 케이크.

▲민혜원 대표가 만든 수제 케이크.

민혜원 대표가 만든 수제 케이크.

▲민혜원 대표가 만든 수제 케이크.

민혜원 대표가 만든 수제 케이크.

▲민혜원 대표가 만든 수제 케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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