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안동시가 최근 발표한 경북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의 성과에 대한 자평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안동시의회 전경
4일 시는 목표 대비 성과를 초과 달성했다고 주장했지만, 안동시의회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와 비교해볼 때 이러한 발표가 실질적인 성과를 반영한 것인지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CBD 생산량, 수출 인프라, 사업 지속 가능성, 지역 경제 기여도 등 주요 성과 지표에서 미흡한 점이 두드러지며, 특구의 미래 경쟁력을 위해서는 보다 냉정한 평가와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초과 달성"이라는 CBD 생산량, 실제론 기대 이하
안동시는 “CBD 생산 목표 49.00㎏ 대비 61.95㎏을 생산해 126% 초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애초에 특구 사업이 설정했던 연간 100㎏ 생산 목표를 축소한 후의 성과로, 실질적으로는 기대치를 밑돈 결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더욱이 지난 4년간 464억원이 투입된 대규모 프로젝트에서 생산된 CBD가 61.95㎏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이를 '초과 달성'으로 포장하는 것은 지나친 과장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헴프 산업의 상업화를 위해 필수적인 GMP(우수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 시설이 여전히 구축되지 않은 점도 심각한 문제다.
시는 “GMP 수준의 생산시설 확보를 위한 투자 유치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지만, 이는 사업 초기부터 GMP 시설 구축이 필요하다는 점을 간과한 결과다.
전임 시장조차 “GMP 시설 구축에는 최소 3~5년이 필요하며, 특구 지원 기간(2년) 내 구축은 어렵다"고 인정한 바 있다. 이로 인해 현재 CBD 수출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 진출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 지역 경제 기여도 부족…특구사업자 본점 외부 기업 다수
특구 사업이 안동의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으려면 지역 경제와의 연계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안동에 본점을 둔 특구 사업자의 비율이 극히 낮아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시는 사업성과를 입증하기 위한 성과지표(KPI)를 설정했다고 밝혔지만, CBD 생산량과 헴프 재배량에 대한 실질적인 지표 관리가 부족하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안동시는 15개 기업의 실증특례 반납이 “목표 달성 후의 전략적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차 선정 사업자의 경우 국·도·시비 지원이 끊긴 것이 반납의 주요 이유였고, 추가 선정된 기업들도 특구 사업의 수익성 부족으로 인해 사업을 지속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이는 특구 사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불러일으키며, 향후 보다 명확한 비전과 지원 정책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 타 지자체와의 경쟁 전략 부재…“국내 유일" 타이틀만으로 충분한가?
전북, 강원, 제주 등 타 지자체들이 헴프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가운데, 안동시는 “국내 유일의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라는 지위만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성과 없이 '유일한 특구'라는 지위만 유지하는 것이 과연 산업 발전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쟁 지자체들이 연구개발과 인프라 확충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만큼, 안동도 단순한 홍보를 넘어 실질적인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안동시는 2018년 수립한 '안동포 및 대마산업 육성 지원 조례'에 따라 5년마다 종합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그러나 2023년 기존 계획이 종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새로운 5개년 종합계획이 수립되지 않았다.
이는 산업 기반을 안정적으로 구축하기 위한 장기적 로드맵이 부재함을 의미하며, 기업 및 농가들의 신뢰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안동시가 발표한 특구 사업의 '성공적 추진' 발표는 사실과 다를 가능성이 크다.
△CBD 생산량 목표 미달성 △GMP 시설 미비로 인한 수출 불가 문제 △특구사업자의 지역 경제 기여 부족 △실증특례 반납 증가로 인한 지속 가능성 위기 △타 지역 대비 경쟁력 부족 △5개년 종합계획 미이행 등의 문제들은 특구 사업의 구조적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으며, 단순한 성과 포장보다 근본적인 개선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안동시가 대한민국 헴프 산업의 중심지로 확고히 자리 잡기 위해서는, 현실을 직시하고 실질적인 정책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