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객이 삼성전자 '무빙스타일'을 이용해 애니메이션을 시청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동형 TV' 흥행에 함께 웃고 있다. TV와 스마트모니터의 장점을 결합해 만든 신(新)가전이 1인가구·신혼부부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모습이다. 제품 특성을 잘 살린 마케팅 활동을 해외에서 진행해 수요를 더 늘리는 게 양사의 공통 목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스마트 모니터에 무빙스탠드를 결합한 '무빙스타일'을 국내에서 판매 중이다. 이 제품은 2023년 10월 출시 이후 5개 분기 연속 판매가 늘고 있다. 전분기 대비 매번 두자릿수 이상 성장세를 보일 정도다.
삼성전자 스마트 모니터 전체 판매량 5대 중 4대는 무빙스타일로 나가고 있다. 이는 제품이 처음 나온 2023년 4분기와 비교해 비중이 약 5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삼성전자는 본격적인 혼수·이사철을 앞두고 제품 생산량을 늘리는 방안 등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의 경우 5월 한달에만 1만대 이상 판매고를 기록했다.
2021년 'LG 스탠바이미'를 선보이며 시장을 개척한 LG전자는 최근 상품성 개선 모델 'LG 스탠바이미 2'를 출시했다. 지난달 5일 진행된 첫 신제품 라이브 방송에서는 초도물량 1000대 이상이 38분만에 완판됐다. 당시 방송에 최대 동시 접속자 수는 40만명에 육박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전작인 스탠바이미도 온라인 행사 물량이 1분만에 동나는 등 이미 흥행돌풍을 일으켰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동형 TV 흥행 배경으로 '달라진 라이프스타일'을 꼽고 있다. 집안에 TV를 두는 대신 스마트폰으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보는 경우가 많아지며 무빙스타일이나 스탠바이미가 주목받았다는 것이다. 1인가구나 신혼부부 사이에서 이동형 TV 선호도가 높다는 게 양사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편리하게 이동하며 TV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된 결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TV보다 가격 부담이 덜한데 세컨드 TV 등 활용성이 다양하다는 게 인기의 원인"이라며 “최근에는 집 안을 넘어 매장 등으로 진출하며 B2B로 수요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이 LG전자 베스트샵에서 스탠바이미 2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LG전자는 비슷하지만 다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다양성'을 강조한다. 무빙스타일은 4K 해상도 M8·M7·M1부터 FHD 해상도 M5까지 4개 라인업을 선택할 수 있다. 크기 또한 43·32·27형 등으로 다양하고 색상도 선택할 수 있다. 사용자가 필요에 맞게 제품을 조합할 수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이 더욱 쉽게 무빙스타일을 조합해 구매할 수 있는 전용 페이지를 삼성닷컴에 선보이고 있다.
LG전자는 제품 경쟁력 강화에 '올인'했다. 수년간 쌓은 제품 판매 노하우에 고객들의 목소리를 결합해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와 고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신제품을 내놨다. LG 스탠바이미 2는 화질·음질 인공지능(AI) 프로세서 알파8 2세대를 탑재했다. 이를 통해 AI가 영상과 사운드 등을 분석·보정해 콘텐츠에 최적화한 화면과 서라운드 사운드를 전달한다. 독자 스마트TV 플랫폼 'webOS'를 탑재해 기존 LG전자 TV제품들과 비슷한 가치를 제공하는 것도 장점이다.
삼성·LG전자는 이동형 TV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방법도 고민 중이다. 전통적인 TV 대신 OTT를 선호하는 우리나라 환경에 맞는 제품이지만 확장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무빙스타일과 스탠바이미 2 모두 기존 TV 라인에서 만들 수 없다는 점은 변수다. 제조사 입장에서 국내 수요가 언제 정체될지 모르는 상황에 생산량을 무작정 늘릴 수는 없는 셈이다. LG전자의 경우 4년여전 스탠바이미 출시 초기 기존 제품과 혼류생산이 불가능한 탓에 공급을 적극적으로 늘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