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NK부산은행, BNK경남은행, 전북은행, 광주은행, iM뱅크.
지난해 iM뱅크를 포함한 지방은행들이 2조원 이상의 상·매각을 단행하며 부실을 털어냈지만 건전성 지표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 지방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어 기업대출 중심으로 리스크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 각 은행에 따르면 지방은행인 BNK부산은행, BNK경남은행, 전북은행, 광주은행과 지난해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옛 DGB대구은행) 등 5개 은행의 지난해 대출채권 상매각 규모는 2조3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1조3184억원) 대비 52%나 늘어난 것으로 처음 2조원을 넘어섰다.
건전성 관리를 위해 부실채권 털어내기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은행은 3개월 이상 연체되고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부실채권을 장부에서 지우는 상각이나, 자산유동화 전문회사 등에 낮은 가격으로 파는 매각을 진행하며 건전성 관리를 하고 있다.
은행별로 보면 부산은행의 상매각 규모가 5832억원으로 가장 컸다. 전년 대비 56.2% 증가했다. 이어 iM뱅크 4737억원, 경남은행 4645억원, 전북은행 2567억원, 광주은행 2254억원 순이었다. 전년과 비교하면 각각 17.9%, 104.7%, 40.7%, 68.1% 늘었다. 경남은행은 2배 이상 상매각 규모를 키웠다.
은행 노력에도 건전성 지표는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먼저 연체율을 보면 5개 은행의 지난해 평균 연체율은 0.7%로 전년(0.63%) 대비 0.07%포인트(p) 더 악화됐다. 부산은행(0.62%)이 0.14%p, 경남은행(0.45%)이 0.11%p 각각 늘었다. 광주은행(0.7%)과 iM뱅크(0.62%)는 0.09%p, 0.01%p 각각 확대됐다. 전북은행은 1.09%로 전년과 같았지만 건전성 지표는 가장 좋지 않았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도 나빠졌다. 5개 은행의 평균 NPL비율은 0.64%로 전년(0.54%) 대비 0.1%p 더 높아졌다. 부산은행은 0.42%에서 0.72%로 0.3%p나 확대됐다. iM뱅크는 0.73%로 0.08%p, 경남은행은 0.45%로 0.06%p, 광주은행은 0.53%로 0.04%p 각각 악화됐다. 전북은행은 0.76%에서 0.75%로 유일하게 0.01%p 개선됐는데, 비율은 5개 은행 중 가장 높았다.
은행들의 상매각 속도보다 부실채권이 빠르게 쌓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부동산 등 지역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건설사 등 기업대출 중심으로 부실지표가 악화하고 있다. 지역 기반의 지방은행의 경우 기업대출 비중이 전체 원화대출금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기업대출 리스크에 더 취약하다. 5개 은행의 기업대출 평균 연체율은 0.65%로 전년 대비 0.13%p 높아졌다. 반면 가계대출 평균 연체율은 0.76%로 같은 기간 0.02%p 낮아졌다. 특히 전북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전년 대비 0.25%p 오른 0.94%를 기록했는데, 가계대출 연체율은 1.26%로 같은 기간 0.39%p 낮아졌다.
건전성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은행들의 상매각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더구나 상매각을 통해 위험가중자산(RWA)을 줄일 수 있어 보통주자본(CET1)비율을 관리해야 하는 지방은행들에게는 적극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방은행은 지역의 중소기업 대상의 대출이 많은데, 중소기업들은 지역경기에 큰 영향을 받는다"며 “지역경기 악화로 지역 기업들의 상황이 좋지 않아 지방은행들이 건전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