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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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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오, R&D·스타트업 투자 전략 대조적…공통점은 AI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3.20 15:38

네이버, R&D 비율 20%선 깨져…스타트업 투자 ↑

카카오는 카나나 개발에 R&D 소폭↑…증감폭 둔화

양사 모두 AI 투자 높아…스타트업 투자 기조 ‘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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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카카오의 연구개발(R&D)과 스타트업 투자 전략이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연구개발(R&D)과 스타트업 투자 전략이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R&D 투자가 줄고 타법인 출자 규모가 늘었다. 반면 카카오는 스타트업 투자가 줄었지만 R&D 비용을 늘려 인공지능(AI) 기술 확보에 주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네이버, R&D 줄이고 스타트업 투자 확대

20일 네이버와 카카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한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네이버의 지난해 R&D 투자 비용은 1조8579억원으로 전년(1조9926억원)보다 6.76% 감소했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은 3.3%p(포인트) 감소한 17.3%를 기록, 창사 이래 처음으로 20%선이 뚫렸다. 지난해 매출 10조 클럽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치를 거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네이버는 지난 2020년을 기점으로 자체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 개발과 메타버스·자율주행·클라우드 등 미래기술 투자를 본격화하며 R&D 비용을 늘려왔다.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기조에 따라 매년 R&D 투자 비율은 20~25% 사이를 유지해 왔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운영하던 네이버제트 등 일부 연결 제외 기업이 생긴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의 자회사 스노우는 지난해 3월 약 20%가량의 네이버제트 지분을 라인플러스 등 계열사에 매각했다. 일본 라인야후 자회사인 Z인터미디어트글로벌과 라인플러스에 매각했다.


타법인 출자를 통한 스타트업 투자 규모는 소폭 상승한 모습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7건의 직·간접적 출자를 통해 69억1300만원가량을 투자, 전년(약 18억원)보다 약 50억원가량 증가했다. 투자 대상은 대체로 북미에 기반을 둔 AI 스타트업에 집중된 가운데 숏폼·네이버플러스스토어 사업 관련 내역이 두드러진다.


네이버는 스타트업 투자사 D2 스타트업 팩토리(D2SF)를 통해 △생성 AI 기반 3D 콘텐츠 제작 스타트업 클레이디스 △패션 특화 멀티모달 AI 개발 스타트업 예스플리즈 △AI 기반 동영상 광고 솔루션 전문 스타트업 램브랜드에 각각 11억3000만원, 14억7000만원, 29억4000만원을 투자했다. 전체 투자 비중의 약 80%를 차지하는 규모다.


이는 국내 스타트업의 북미 진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북미 스타트업 발굴·투자를 본격화하기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를 찾아 현지 기업·투자사·창업가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카카오, AI 연구개발 강화…스타트업 투자는 축소

카카오의 지난해 R&D 투자 비용은 전년(1조2336억원)보다 3.76% 오른 1조2696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 대비 비율은 16.1%로 0.1%가량 줄었으나, 이는 전년 대비 매출(7조5565억원→7조8738억원)이 상승한 영향으로 보인다. AI 에이전트 카나나 및 생성AI 모델 개발에 투자한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5년 동안의 투자 추이를 분석할 때, 금액 증가폭은 5년 사이 가장 둔화된 모습이다. 카카오는 2020년 5354억원에서 2021년 7645억원, 2022년 1조213억원 등 30~40%p의 성장폭을 보여왔다. 2023년 또한 전년보다 19.8% 늘렸음을 감안하면, 투자 집행이 다소 보수적인 모습이다.


스타트업 투자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투자플랫폼 더브이씨에 따르면 카카오벤처스의 2023년 스타트업 투자 규모는 150억원대였으나, 2024년은 72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역시 197억원대에서 67억원대로 줄었다. 양사 모두 2020년대 초반 200억~600억원대를 기록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카카오는 벤처캐피탈(VC) 카카오벤처스를 통해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투자전문사 카카오인베스트먼트를 통해 후기 단계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구조다. 이들이 투자한 기업들을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AI·헬스케어에 초점이 맞춰진 모양새다.


2023년보다 스타트업 투자가 줄어든 건 글로벌 경제 위기가 심화되며 투자 상황이 전반적으로 녹록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기술 기반 기업 창업이 줄며 투자할 만한 국내 스타트업을 찾기 쉽지 않다는 반응도 적잖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AI 수익화 기조가 확대됨에 따라 관련 기술 고도화 목적의 투자가 늘 전망인데, 스타트업 추가 투자 여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양사의 해외 스타트업 투자가 증가한 건 국내 법인 본사를 해외로 이전하는 '플립(Flip)' 현상이 늘어난 점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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