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기 대표,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 고발… “혐의 없다" 부인
모회사 더코어텍, 분기보고서 4개월째 미제출…재무 상태 불투명
28일 정기주총 앞두고 이사 해임 및 정관 변경 안건 상정…통과 시 KIB 내 입지 '공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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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기 KIB플러그에너지(이하 KIB) 대표가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한 사실이 확인됐다. △임시 주총 당시 법원이 부정한 의결권 인정 △모회사의 분기보고서 미제출 △무(無)자본 M&A 이력 등으로 논란이 상당한 가운데 주가 조작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사실까지 확인되며 KIB를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2일 김선기 KIB 대표는 모 상장사의 주가조작 혐의로 금융감독원 증권선물위원회에 출석했다. 금감원 증선위는 주가조작 혐의와 관련, 검찰에 고발하는 의견을 냈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검찰에 고발되었다는 의미는 자본시장에서 불공정거래 행위가 있었을 수 있다는 것"이면서 “또한 형사처벌이 될 수 있는 중대한 범죄 행위가 있을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형이 확정되거나 재판이 진행된 것은 아니다. 김선기 KIB 대표는 <에너지경제>와의 통화에서 “나는 혐의가 없다"며 출석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주가조작 관련해서는 부인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12월 KIB 임시주주총회 때 이사로 선임되고 추후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된 바 있다. 다만, 논란의 불씨는 남아있다.
당시 법원은 김 대표의 이사 선임에 찬성표를 던졌던 의결권을 금지하는 가처분을 인용했다. 그리고, 임시 주총의 검사인이었던 손범식 변호사는 이를 반영해 이사 선임안이 부결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허성호 KIB 전 대표는 검사인이 의결권 제한 주식으로 확인한 주식도 포함시켜 투표를 진행했고 안건 가결을 선언했다. 이와 관련해 임시주주총회 취소의 소와 이사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의 소가 제기된 상태다.

▲지난 13일 울산 남구 KIB플러그에너지 본사에서 개최된 제44기 임시주주총회에 주주들이 모여 있다. 사진=KIB플러그에너지 소액주주연대
◇모회사 분기보고서, 여전히 '미제출'
그는 KIB의 모회사인 더코어텍그룹(이하 더코어텍)의 CEO이기도 하다. 그런데 더코어텍은 여전히 분기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23일 미국 OTC마켓에 따르면 더코어텍은 3분기 분기보고서(10-Q)를 4개월째 공시하지 않았다. 미국의OTC(Over-The-Counter) 시장은 장외주식거래 시장으로 뉴욕증권거래소, 나스닥 등에 상장되기 전 중간 단계 역할을 하는 곳으로 OTC마켓에 상장된 기업들은 대한민국처럼 분기를 마치고 45일 이내에 실적 공시를 해야한다.
만약 나스닥이나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의 실적 공시가 지연될 경우, ▲티커심볼에 지연공시 표시 ▲직원의 스탁옵션 행사 불가 ▲60일 이내 규정준수 계획 제출을 요구받는 등 강력한 제재를 받을 수 있다.
김 대표는 “KIB는 이슈가 많아 감사 의견이 나오면 공시하려고 계획했고, 공시를 준비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최수현 이사 해임으로 김선기 체제 공고화 노려
오는 28일 KIB플러그에너지는 울산광역시 남구에 위치한 본사에서 정기주총을 개최할 예정이다.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최수현, 손교덕 이사 해임의건 △이사 수를 늘리는 정관 변경 안건 △김선기 대표, 백승륜 대표 등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안건이 상정된 상태다.
만약 해임과 정관 변경이 되어 신규 이사가 선임될 경우, 김선기 KIB 대표 체제는 공고해질 전망이다.
정관 변경은 특별결의 사항이고, 해임은 가중다수결의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상당한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각각 출석 주식 수의 3분의 2와 4분의 3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지난 번 임시주총 당시 지분 수준을 고려할 때 특별 결의가 통과되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임시 주총 당시, 의결권이 제한된 주식을 제외했을 때 김선기 이사 선임의 건에 3878만5819주가 찬성했고, 6073만8182주가 반대했다. 여기에 의결권이 제한된 주식 3010만주를 포함한다면 참석한 지분의 53%를 확보하게 된다. 아보리오로부터 매입한 1090만주까지 고려하더라도 56.7%에 그친다.
다만 KIB 정관상 주총 의장은 대표이사가 맡기에 상황이 변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러다 보니 소액주주들은 이사 해임 및 정관 개정안에 반대하는 의결권 위임을 권유하고 있다.
소액주주모임은 “대주주인 코어텍 측은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 거래재개를 빌미로 그동안 소액주주들을 대변했던 이사 2명을 이번 주총에서 해임시키려 들고 있으며, 감사 조항을 삭제, 이사 수를 늘리는 등의 정관 개정안을 통과시키려 한다"면서 “소액주주들을 대변했던 이사 2명이 해임되어버린다면 대주주 측이 회사 경영을 함부로 해도 이를 견제할 방법이 전혀 없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들의 뜻대로 이상 2명을 해임시킨 뒤 정작 실제 거래재개는 이뤄지지 않는 최악의 경우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소액주주모임이 앞으로도 감시자(워치독) 역할을 하고 주주들의 권익을 지킬 수 있도록 특정 이사 해임안 및 정관 개정안에 반대하는 의결권 위임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