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가 세계 최대 냉난방공조 전시회 'ISH 2025'에서 유럽 맞춤형 HVAC 솔루션을 선보였다. 사진은 주거용·상업용 공간에 최적화된 고효율 히트펌프 등을 전시한 LG전자 부스 전경.
LG전자가 신흥 시장에서 프리미엄 가전 판매를 확대하고, 냉난방공조(HVAC) 사업 성장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물류비 부담 완화 등 수익성 개선 요인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내달 초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1조3329억원) 대비 감소한 1조2000억원대로 예상했으나, 최근에는 1조4000 원 이상의 '어닝 서프라이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의 배경에는 프리미엄 가전 판매 확대와 HVAC 사업 성장세가 있다. 증권업계는 LG전자가 인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신흥 시장에서 프리미엄 가전 판매를 늘리며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들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크지만 프리미엄 가전 보급률이 상대적으로 낮아 '가전업계의 블루오션'으로 평가된다. 이에 LG전자는 아시아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인도는 LG전자가 집중하는 핵심 시장이다. 인구 14억명을 보유한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소비 시장 중 하나다. 25세 미만 인구가 전체의 40%(약 6억명)에 달해 향후 20년간 주요 소비층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도 지난 25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도는 경제 안정성과 성장성 측면에서 독보적"이라고 평가했다.
말레이시아 역시 높은 소득 수준을 바탕으로 가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AIF 아세안에 따르면 올해 말레이시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최대 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프리미엄 가전 소비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LG전자는 지난해 말레이시아에 첫 서비스센터를 개설하고, 대형 전자제품 전문점에 입점하는 등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HVAC 사업의 성장도 LG전자의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글로벌 HVAC 시장은 2023년 1642억1000만달러(약 240조원)에서 2030년 2493억8000만달러(약 365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LG전자는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센터 열관리 솔루션을 포함해 냉방기 칠러, 상업용 시스템 에어컨 등 공조 토털 솔루션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조직 개편을 통해 HVAC 사업을 H&A사업본부에서 분리, 독립적인 ES사업본부를 신설하며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북미 최대 공조 전시회 'AHR EXPO 2025'와 세계 최대 냉난방공조 전시회 'ISH 2025'에 참석하며 북미·유럽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특히 기존 냉매(R410A)보다 지구온난화지수(GWP)가 70% 낮은 R32 냉매를 적용한 '인버터 스크롤 칠러'와 '멀티브이 아이', 윤활유가 필요 없는 '무급유 인버터 터보 칠러' 등을 선보이며 친환경 기술력을 강조했다.
글로벌 물류비 부담 완화도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LG전자의 물류비는 3조1109억원으로 전년(2조6644억원) 대비 16.7% 증가했으나, 올해는 해운 운임 하락으로 비용 부담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발 관세 정책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교역량이 감소하면서 물류비가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를 11% 상회하는 1조4000억원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며 “신흥 시장에서 프리미엄 가전 판매가 급증하고,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인 칠러 매출 증가로 HVAC 실적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