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대 규모 정유·석유화학단지인 'SK울산 콤플렉스(Complex·CLX)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과 경기 침체 속에서 기업들의 전력 직접거래 추진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26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28일 SK어드밴스드의 전력직접거래 신청에 따라 전력시장운영규칙 개정안을 마련해 전기위원회에 재차 상정할 예정이다.
이번 개정안은 이미 지난 1월 전기위원회 심의에서 보류됐고, 2월에는 아예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산업부와 전력거래소는 이번에는 반드시 개정안을 통과시킨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요금 인상에 '체리피킹' 논란…한전·일부 전문가 반대
전기사업법에 따라 3만kW 이상 전력 구매자는 전력거래소에 직접거래를 신청할 수 있다. 즉 법적 근거는 이미 마련되어 있지만 2001년 이후 실제 신청한 기업이 없었던 만큼 이번 전력시장운영규칙 개정안 통과 여부에 따라 실제 적용 여부가 갈리는 상황이다.
개정안이 통과돼 전력직접거래가 허용되면 다수의 대형 석유화학·제조 기업들이 한전에 산업용 전력을 구매하지 않고도 전력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이는 한전의 재무에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전과 일부 전문가들은 강하게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한전은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가격 메리트가 줄어들자 기업들이 직접거래로 이탈하는 것은 '저렴할 때만 이용하다가 비싸지니 떠나는 체리피킹'이라고 지적하며, 그 부담이 결국 일반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한 에너지업계 전문가는 “이번 전기위원회에 직접거래 관련 전력시장규칙개정안이 상정된다. 법에는 명시가 돼 있고 이번 개정안만 전기위 심의를 통과하면 시행이 된다"며 “이로 인해 다수의 산업용 전기 고객들이 한전을 이탈할 경우 재무구조가 악화되는 것도 문제지만 남아 있는 다른 소비자들의 권익 침해 소지가 있다. 산업부에서 올린 안에 이런 부분을 반영하는 내용은 포함이 안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에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장기적으로 이런 부분을 보완할 조치는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법에 있는데 왜 막나"…기업들 허가 요청 지속, 한전 떠나는 기업들 늘어날 듯
반면 신청 기업인 SK어드밴스드를 비롯한 석유화학 업계는 '직접거래는 법적으로 허용된 제도인데 실질적 실행을 막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에너지업계에서는 전기위원회에서 이번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SK어드밴스드뿐 아니라 다수의 대형 제조업체와 에너지 다소비 기업들이 연달아 전력직접거래를 신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한전의 산업용 고객 이탈을 가속화시켜 재무 악화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고, 한전의 추가 요금 인상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미 국내에서는 전기요금 인상과 경기 부진이 맞물리며 주요 기업들이 자체 발전소를 건설하거나 해외 재생에너지 전력 구매를 검토하는 등 '전력 자급'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산업부와 전력거래소는 이번에는 통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전의 재무 부담과 요금 형평성 논란을 의식한 전기위원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번 심의 결과는 단순히 한 건의 신청에 대한 승인 여부를 넘어, 국내 산업 전력 시장의 구조 변화와 전기요금 체계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