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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학솔루션 강자’ LG이노텍 “신사업에 올인” 배경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3.26 15:22

기존 사업 매출비중 84%···원가 올라 영업이익률 ‘뚝’

반도체·모빌리티·로봇 등 고부가가치 사업 기회 모색

순이익률 삼성전기 절반···연구개발 투자도 기대이하

문혁수 대표 주총 마친 뒤 “또 다른 일등사업 만들 것”

LG이노텍 구미4공장 전경. 이 곳은 반도체 분야 신사업인 'FC-BGA' 생산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LG이노텍 구미4공장 전경. 이 곳은 반도체 분야 신사업인 'FC-BGA' 생산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카메라모듈 등 광학솔루션 분야 글로벌 1위 기업 LG이노텍이 신사업 확장에 '올인'하고 있어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매출은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지만 수익성이 계속 나빠지고 있어 활로를 찾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률 및 순이익률이 경쟁사의 절반 수준으로 내려앉으며 배당·연구개발 투자 등에서 이상 징후가 감지되는 상황이다. 반도체 등 기판소재와 모터·센서 같은 전장부품 경쟁력을 강화해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게 업체 측 목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최근 열린 제49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신사업에 대한 확장 의지를 주주들과 공유했다. 문혁수 대표는 “반도체·모빌리티·로봇 부품사업 등에 집중해 또 다른 일등사업을 만들 것"이라며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며 고객과 함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은 주총을 통해 김정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도 했다.


문 대표는 주총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반도체용 부품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2030년까지 연매출 규모 3조원 이상으로 육성할 것"이라며 “올해 말 유리기판 시제품 생산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으며, 글로벌 고객사 대상 프로모션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이 전날 경상북도 및 구미시와 6000억원 규모 투자협약을 체결한 것도 '신사업'과 연결된다. 회사는 내년 12월까지 점진적으로 자금을 넣어 신규 설비를 확충할 방침이다. 이는 지난 2022년 구미 사업장 내 1조4000억원 투입 결정의 후속조치다.


LG이노텍은 고부가가치 카메라 모듈 생산량을 늘리는 동시에 신사업인 '플립칩 볼 그리드 어레이'(FC-BGA)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미 구미에 FC-BGA 생산 거점 '드림 팩토리'도 구축한 상태다. 지난해 12월 글로벌 빅테크 고객에 공급하는 PC용 제품 양산에 돌입했다.




LG이노텍이 신사업 역량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기존 사업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1조2718억원에 달했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023년 8308억원, 작년 7060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9798억원에서 4493억원으로 반토막났다. 반면 매출액은 19조5894억원, 20조6053억원, 21조2008억원으로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 중이다.


카메라모듈 주요 원재료 가격이 상승한 게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 회사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이미지센서 평균 매입가격은 전년 대비 6.3% 상승했다. 앞서 2023년에도 평균가가 21.7% 뛰었다고 공시했다. 카메라모듈 판매 가격 역시 2년간 10% 가량씩 올렸지만 원재료 가격 상승폭은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기판소재 사업 주요 원재료 동박적층판(CCL)·폴리프로필렌(PP)이나 전장부품 분야에서 쓰는 배터리관리집적회로(IC) 매입가는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LG이노텍 전체 매출에서 광학솔루션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84%에 이른다. 반도체 등 기판소재(6.9%)와 모터·센서를 포함한 전장부품(9.1%) 쪽을 압도하는 수치다. 회사가 신사업 확장에 '올인'하고 있는 이유다.


수익성 감소는 LG이노텍 및 그룹사 성장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2022년 6.49%였던 이 회사 영업이익률은 2023년 4.03%, 지난해 3.33%로 매년 낮아지고 있다. 같은 기간 순이익률도 5%에서 2.12%로 급감했다. 자연스럽게 배당금 지급 총액 역시 반토막났다. 배당성향은 10~11%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LG이노텍 최대주주는 LG전자(40.79%)다.


더 큰 문제는 매출이 느는데 연구개발비를 늘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LG이노텍이 사용한 연구개발비는 2022년 7529억8300만원에서 작년 7446억9500만원으로 줄었다. 매출액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8%에서 3.5%로 낮아졌다.


사업 다각화에 성공한 경쟁사 상황은 다소 다르다. 삼성전기 사업부가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43%, 반도체패키지 기판 20%, 광학솔루션 37% 등이다. 2022년부터 작년까지 영업이익률은 12.55%, 7.43%, 7.14%를 기록했다. 같은 시기 배당성향은 16.2%에서 20%로 올랐다. 연구개발비 역시 5771억4000만원에서 6673억1000만원 늘렸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6.1%에서 6.5%로 높아져 LG이노텍의 2배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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