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낮 12시 5분께 경남 하동군 옥종면 한 야산에서 산불이 난 가운데 하동군 공무원들이 산불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연합뉴스
경남 산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채 진화되기도 전에 인근 하동군에서 또다시 산불이 발생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졌다. 다행히 산림당국의 총력 대응으로 발생 약 24시간 만에 주불 진화가 완료됐지만,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산불 위험은 여전히 높다.
8일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전날 하동군 옥종면 회신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이날 정오 기준으로 주불 진화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새벽 한때 최대 초속 20m에 달하는 강풍으로 재발화하는 구간이 있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일출과 동시에 헬기 34대, 진화 인력 772명, 장비 93대를 총동원해 불길을 잡았다.
산불로 인해 대피했던 주민 506명도 복귀할 예정이며, 인명 피해는 예초기 작업 중 발화 원인으로 지목된 70대 남성 1명이 양손 2도 화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산림청은 “임도를 통한 지상 진화 자원과 헬기 집중 투입으로 확산을 저지했다"며 “잔불 감시와 뒷불 정리에 최선을 다해 재발화를 막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산불은 지난 7일 낮 12시 5분께 하동군 옥종면 회신리 야산에서 발생했다. 불이 시작된 곳은 불과 며칠 전 대형 산불 피해를 입은 산청 지역과 약 3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지점으로, 주민들의 긴장감이 컸다. 산림당국은 화재 초기부터 산불 1단계를 발령하고, 헬기 15대와 장비 37대, 인력 105명을 긴급 투입해 진화 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초속 15m가 넘는 강풍이 불면서 불길이 빠르게 번졌고, 산불 영향 구역은 순식간에 약 70헥타르로 확대됐다. 총 화선 길이만 해도 5.2km에 달했다. 인근 회신마을과 양지마을 주민들에게는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고, 마을 주민 506명이 옥천관과 옥종고등학교 등지로 대피했다.
산림청에 따르면 산불은 예초기 작업 중 튄 불씨가 인근 산림으로 옮겨붙으면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불길을 끄려던 작업자가 부상을 입으며 현장에서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산림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추가로 조사할 계획이다.
이처럼 산불이 잇따르는 것은 봄철 특유의 건조한 날씨와 강풍 때문이다. 통상 35월은 연중 산불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시기로, 전체 산불의 55.5%가 이 시기에 집중된다. 특히 4월에는 전체 산불의 약 2122%가 발생할 만큼 위험이 크다.
국립산림과학원은 “5월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이 산불 '높음' 단계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산불 위험도는 최근 39년 기준 상위 9위 수준으로 매우 높다.
다행히 이번 주말에는 전국에 단비가 예보돼 산불 진화와 확산 방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오는 12일(토)에는 전국에 비가 내리고, 13일(일)에는 수도권과 충북, 강원 지역에 비 또는 눈이 예상된다. 다만, 비의 양이 충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며, 비가 내려도 효과는 제한적이다. 보통 5mm의 강수는 하루, 10mm는 이틀 정도의 산불 예방 효과에 그친다.
기상청은 “산불 예방을 위해 최신 기상정보를 수시로 확인하고, 불씨 관리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