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은행(사진=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글로벌 관세 전쟁과 이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당분간 금리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1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야마모토 겐조 전 일본은행 이사는 전날 인터뷰에서 “일본은행은 당분간 관망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상호관세가 실제 90일 유예될지 모르는 만큼 일본은행은 미국과 협상 결과를 우선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관세 정책이 일본 경제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엔화가 최근 강세를 이어온 와중에 추가 절상을 위한 환경이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 이후 일본 엔화가 안전자산으로 부각받으면서 엔/달러 환율은 올 들어 10% 가량 하락(엔화 강세)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15일 한국시간 오후 2시 49분 기준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3.13엔을 보이고 있다. 이는 다만 5년 평균치인 달러당 130엔 수준보단 높다.
이런 와중에 엔/달러 환율이 추가로 하락할 경우 본 수출기업들의 수익성 악화, 수입물가 완화, 국내 투자 위축, 임금 인상 둔화 등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전날 보고서를 내고 엔화 환율이 130엔대로 떨어지면 일본은행이 금리인상을 중단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이번 미일 협상에서 엔/달러 환율 흐름이 주요 의제 중 하나로 오를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관측했다.
베선트 장관은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어느 나라든 상호관세율 0%이 될 수 있냐는 질문에 “두고 봐야할 일"이라며 “관세, 비관세 무역장벽, 환율조작, 보조금 등 우리가 짚어야 할 내용들이 많기 때문에 협상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고 했다.
관세 협상 담당 각료로 지정된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은 오는 16일부터 미국 방문 일정에 나서 협상 상대방인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과 만날 예정이다.
야마모토는 일본은행의 향후 금리인상 재개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그동안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감안하면 항상 불확실성이 존재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지난해 발생한 '8·5 블랙먼데이' 사태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이 임박하면 일본은행은 이를 명확하게 알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7월말 일본은행의 깜짝 금리인상으로 엔화가 강세를 보였고 이로 인해 엔 캐리 트레이드가 급격히 청산되면서 글로벌 증시는 큰 혼란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