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한 달간 국내 ETF 시장에서 조선업 ETF가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었다. 미국 정부가 중국 조선·해운 기업을 견제하는 정책을 내놓으면서 한국 조선업체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TIGER 조선TOP10'은 최근 한 달간 32.75% 올라 전체 ETF 중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이어 'SOL 조선TOP3플러스' 30.33%, 'PLUS 한화그룹주' 30.18%, 'KODEX K-친환경조선해운액티브' 25.85%, 'HANARO Fn조선해운' 25.33%로 조선 관련 ETF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2.73%)을 훨씬 웃돈다.

ETF에 담긴 종목 비중을 살펴보면, '한화오션' 비중이 가장 크다. 앞서 언급한 5개 ETF 중 4개는 한화오션이 시가총액 기준 구성 비중이 가장 크다. 그다음으로 HD현대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올해 들어 조선업은 대표적인 '트럼프 수혜주'로 꼽힌다.

이달 국내 증시는 미국의 상호관세 정책이 발표된 후 코스피 매도·매수 사이드카가 발동하는 등 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오락가락 장세에서도 조선 ETF가 상승세를 보인 건 해외 매출 확대가 기대된 덕분이다.
올해 1분기 한화오션과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에 견줘 영업이익이 300% 이상 늘어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을 위주로 수주하면서 영업이익이 빠르게 늘어난 덕분이다.
조선업의 미래 전망도 밝다. 최근 국내 조선업은 미·중 갈등의 반사이익과 해운 탄소세 도입에 따른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 등 수혜가 예상된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중국의 해양·물류·조선업 지배력을 줄이기 위해 중국 선사와 중국산 선박이 미국에 입항할 때마다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방침에 따르면, 중국 선사 선박이 미국 항구에 입항할 때마다 최대 100만 달러 비용을 내야 한다.
이에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도 조선주를 매수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기관투자자는 HD현대중공업을 2912억원, 한화오션을 2216억원, HD현대미포를 2117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 투자자도 조선주에 관심을 보인다. 외국인은 HD한국조선해양을 598억원, HD현대마린엔진을 160억원 어치 사들였다. 조선업 호황 기대감이 조선 관련 ETF 수익률로 직결되면서 향후 조선주 중심 투자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