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애플 아이폰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미움을 샀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명의 소식통은 지난 13~16일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3개국 순방을 앞두고 백악관은 여러 미국 CEO들에게 동행을 권유했지만 쿡 CEO는 이를 거절했다고 전했다.
NYT는 “팀 쿡의 이런 선택은 트럼프 대통령을 화나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순방 기간에 쿡 CEO를 여려 차례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열린 행사에서 여러 미국 기업 CEO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가리키며 “팀 쿡은 여기 없지만, 당신은 있다"고 언급했다.
또 카타르에선 “팀 쿡과 약간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아침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나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이 인도 혹은 다른 나라가 아닌 미국에서 제조되기를 바란다고 팀 쿡 애플 CEO에게 오래전에 알린 바 있다"며 “그렇지 않다면, 애플은 최소 25%의 관세를 내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그(팀 쿡)는 아이폰 생산거점을 인도로 옮기겠다고 말했다"면서 “나는 (애플 공장이) 인도로 가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그럴 경우 관세 없이 미국에서 판매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NYT는 “쿡 CEO는 지난 8년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사랑받는 기업 경영자 중 한명이었으나 이제는 백악관의 최대 표적 중 한 명이 됐다"고 지적했다.
애플이 올해 들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미움마저 산 것이다.
실제 애플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 외에도 지난달 앱스토어 결제 수수료 관련 소송에서 패소했으며, 쿡 CEO와의 불화로 2019년 회사를 떠난 전설적인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가 최근 오픈AI에 합류해 인공지능(AI) 기기 개발을 본격화하며 애플을 위협하는 등 엎친 데 덥친 상황을 맞기도 했다.
애플은 지난 3월엔 AI를 탑재한 음성 비서 '시리'(Siri)의 핵심 기능 일부 출시를 연기한다고 발표해 애플의 AI 경쟁력에 대한 우려를 더한 바 있다.
그 결과 애플 주가는 올들어 20% 가까이 급락하는 등 최악의 해를 보내고 있다. 지난 23일엔 고점 대비 25% 곤두박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