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나유라

ys106@ekn.kr

나유라기자 기사모음




[기자의 눈] 은행권, ‘종노릇, 공공재’ 낙인...이재명 정부는 달라야 한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6.04 16:23
금융부

▲금융부 나유라 기자.

이재명 제21대 대통령의 임기가 4일 오전 6시 21분 공식 개시됐다. 이 대통령 임기 첫날 코스피는 2% 넘게 올랐고, 직전 연고점인 5월 29일(2720.64)를 경신하며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지수를 기록했다.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미중 정상간 대화가 임박했다는 소식에 뉴욕 증시도 상승 마감하면서 국내 증시에 훈풍이 분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윤석열 정부 내내 상생금융 압박에 시달렸던 은행권에는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듯하다. 윤 전 대통령은 2023년 1월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은행은 국방보다도 중요한 공공재적 시스템"이라고 발언한 데 이어 같은 해 2월에는 “은행의 돈 잔치로 인해 국민들의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금융위는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윤 전 대통령은 2023년 10월 “고금리로 어려운 소상공인들께서는 죽도록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현실에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쉬셨다"고 전하기도 했다. 금융지주사와 시중은행이 수조원 규모의 상생금융을 발표하고, 금융지주 회장들이 상생금융에 열을 올린 것은 앞서 윤 전 대통령 발언에 대한 결과물이다.


그러나 전 정부의 금융 관련 정책들에 모두 흠결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2월 한국 증시의 저평가 해소를 목표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공개하고, 주주가치 제고와 자본시장 인프라 개선 등에 집중한 덕에 국내 증시를 바라보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각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이 대통령은 금융권을 향한 무조건적인 낙인은 멈추고, 자본시장 선진화, 금융시장 발전 등에 더욱 주력해야 한다. 현재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 대통령 당선 이후 금융권을 향한 상생금융 압박이 더욱 거세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상당 부분 존재한다. 실제 이재명 대통령은 올해 1월 6개 시중은행장과 간담회를 열고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방안을 이행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을 향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뛰어넘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전 정부가 주도한 밸류업 프로그램이 지속될 수 있도록 힘을 쏟는 동시에, 금융사들이 보다 의미 있는 방향으로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지원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줘야 한다. 그것이 이 대통령의 최종 득표수 1728만7513표, 최종 득표율 49.42%에 보답하는 길이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