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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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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두달째 “경기 불안” 경고…건설 부진·대미 수출 둔화 심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6.10 15:39

6월 경제동향 발표…경기 전반 미약한 상태

새 정부 출범에 국내 정치불확실성 해소로 경제 성장률 등 반등 주목

부산항 감만·신감만 부두에서 진행되고 있는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부산항 감만·신감만 부두에서 진행되고 있는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 경제가 지난 3일 21대 대통령 선거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됐지만 건설 경기 부진에 미국발 수출 둔화가 겹치면서 여전히 불안한 상태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0일 6월 경제 동향 발표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업이 부진한 가운데, 수출도 둔화하면서 경기 전반이 미약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경제 동향에서 '경기 둔화'라고 진단했을 때와 비슷한 수준의 경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KDI는 “건설투자 큰 폭 감소가 내수 회복을 제약하고 있으며, 대(對)미국 자동차 수출이 급감하는 등 관세 인상의 영향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4월 건설기성은 작년보다 20.5% 줄면서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감소폭 또한 전월(-16.3%)보다 확대됐다. 건축(-23.0%)은 주거용과 비주거용 모두 부진했고, 토목(-12.6%) 부문도 전기기계와 플랜트를 중심으로 대폭 감소했다.


다만 일부 선행지표는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건설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5월 47에서 6월 51로 상승하며 회복 기대를 키웠다. 건설수주와 건축 착공 면적 역시 회복세를 이어갔다.




수출은 미국 관세 인상의 부정적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둔화 흐름이 지속됐다. 5월 수출은 작년보다 1.3% 줄었다. 일평균 수출도 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미국(-8.1%), 중국(-8.4%), 중남미(-11.6%) 등 관세부과 대상국을 중심으로 감소가 두드러졌다. 관세율이 대폭 인상된 자동차의 미국 수출은 -32.0% 급감했다.


반면 광공업 생산은 4월 기준 작년 대비 4.9% 증가했고, 반도체 생산 증가율도 21.8%에 달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3.8%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재고율은 102.3%로 하락했다. 설비투자도 반도체와 운송장비 중심으로 견조한 흐름이 이어졌다. 4월 설비투자는 작년보다 8.4% 늘었고, 선행지표인 5월 기계류 수입도 운송장비(34.1%), 반도체 장비(26.1%)를 중심으로 증가했다.


소비 부진은 계속됐다. 4월 소매 판매는 작년 대비 0.1% 감소했다. 개별소비세 인하의 영향으로 자동차 판매가 16.3% 늘었지만 가전(-8.7%)·가구(-9.1%)·의복(-7.9%) 등 다른 주요 품목들은 모두 판매가 줄었다. 숙박·음식점업(-2.5%), 교육서비스업(-0.9%) 등 소비와 밀접한 주요 서비스업의 생산도 부진이 계속됐다. 다만 소비자심리지수는 5월 기준 101.8로 기준선(100)을 회복하며 심리 위축은 다소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고용 상황도 심각했다. 4월 취업자 수는 작년 대비 19만4000명 증가했지만 건설업(-15만명)과 제조업(-12만4000명)의 고용은 감소했다.


KDI는 “국내 정국 불안이 완화되고 미중 무역 합의가 이뤄지면서 가계와 기업의 심리지표가 개선됐다"면서도 “철강·알루미늄 추가 관세 인상 및 무역 갈등 재점화 우려 등으로 통상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고 진단했다.


한편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최근 새 정부 출범으로 한국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대규모 추가경정예산 편성, 미·중 무역 갈등 해소 가능성 등을 고려해 긍정적으로 돌아선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16일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7%에서 1.1%로 0.4%포인트(p) 올렸다. 또 바클리는 지난달 30일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9%에서 1.0%로 0.1%p 높였다. 이밖에 모건스탠리도 지난달 22일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0%에서 1.1%로 상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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