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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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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투인피니티 “중산층 이용 가능 ‘우주 서비스’ 열겠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7.08 16:35

한국 진출 스페인 우주항공 스타트업 ‘우주 대중화’ 선언

1호사업 ‘반려동물 우주장례’…별모양 캡슐 유해로 뿌려

국내 첫 유인우주관광 2년내 시작 목표, 1인 비용 1.6억

호세 마리아노 로페즈 무르디 알레스(José Mariano López-Urdiales) 제로투인피니티(Zero 2 Infinity) 대표가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소재 경원재 앰배서더에서 사업

▲호세 마리아노 로페즈 무르디 알레스(José Mariano López-Urdiales) 제로투인피니티(Zero 2 Infinity) 대표가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소재 경원재 앰배서더에서 사업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사진=박규빈 기자

“우주 산업은 더 이상 슈퍼 파워나 백만장자의 것도 아닙니다. 이제는 중산층, 그리고 상상력을 가진 모두의 것입니다."


지난 7일 스페인 우주항공 스타트업 제로투인피니티(Zero 2 Infinity)의 창립자이자 최고 경영자(CEO) 호세 마리아노 로페즈 무르디 알레스(José Mariano López-Urdiales) 대표는 인천 송도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이날 제로투인피니티는 한국 법인 '제로투인피니티 코리아'의 출범을 공식 선언하고, 국내 기업과의 사업 협력을 통해 본격적인 우주 대중화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장에는 호세 대표 외에도 이종호 제로투인피니티 코리아 이사회·테크토닉 의장과 권신구 21그램 대표, 김중길 이사 등이 참석해 사업 계획을 직접 설명했다.


제로투인피니티 코리아의 첫 번째 사업은 '우주 장례'다. 구체적으로는 반려 동물의 유해를 고도 약 30km 성층권까지 풍선을 통해 수송해 '별의 형태'로 뿌리는 방식이라고 소개했다.




“로켓 말고 풍선으로 간다"…친환경·저비용 우주 관광 선언

호세 대표는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이별이 아니라 반려 동물이 실제 하늘의 별이 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성층권에서 뿌려지는 재는 옥수수 전분 기반 생분해성 소재(PLA)로 만든 별 형태 캡슐에 담겨있으며, 1년 내 자연 분해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제로투인피니티는 반려 동물 장례 전문 브랜드 '21그램'과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올해 9~11월 사이 사전 예약을 받기로 했다. 연말에는 실제 '은하수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첫 발사를 준비 중이다. 목표는 2100개의 반려 동물 별을 동시에 하늘로 띄우는 것이다. 이종호 의장은 “21g은 영혼의 무게이자 별 캡슐의 무게"라고 설명했다.


제로투인피니티 측은 기존 우주 관광과 달리 '로켓' 대신 '풍선'을 쓴다고 했다. 우주 관광용으로 설계된 캡슐은 헬륨 가스를 이용해 약 30㎞ 고도까지 상승한다. 내부는 비행기와 같은 압력 구조로, 우주복 없이도 탑승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비행에는 약 5시간이 소요되고, 이 중 3시간은 성층권에서 우주의 경계를 조망하는 관광 시간으로 구성된다는 전언이다.


호세 대표는 “로켓을 이용한 기존 관광은 수백만 달러가 들고 체류 시간도 10~15분에 불과하지만, 우리는 이를 수분의 1 가격에 수시간 체류로 바꿔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유인비행은 9.7㎞까지, 무인비행은 32㎞ 상공까지 성공한 경험을 갖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의 첫 유인관광 프로젝트는 2년 내 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가격은 약 1억6000만원 수준으로 제시됐다. 한국에서 자체 발사까지 가능해진다면 이 가격도 절반 이하로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종호 제로투인피니티 코리아 이사회·테크토닉 의장

▲이종호 제로투인피니티 코리아 이사회·테크토닉 의장이 반려동물 유해로 제작한 별 모양 물체를 소개하며 '우주장례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규빈 기자

“한국 우주산업 리더십 가질 적기" 우주관광 상용화 강조

호세 대표는 한국 진출 배경에 대해 “테크토닉 이종호 의장과의 대화가 계기였다"며 “한국은 고학력 인재풀, 자동차·중공업 등 관련 기술력이 풍부해 우주 비즈니스의 이상적인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한국이 우주산업 리더십을 쥘 적기"라며 “국제우주대학(ISU)의 썸머 스쿨이 올해 한국에서 열리고 있다는 점에서도 전 세계가 이를 인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주관광이 상용화되기 위해선 안전성과 보험 체계가 전제돼야 한다. 제로투인피니티는 유럽과 미국의 인증 기준을 충족한 후 비행을 진행해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했다.


현행 국내 우주손해배상법에는 우주 사고 시 발사자가 배상해야 하는 책임 한도를 손해당 2000억원으로 제한한다고 규정돼 있다.


우주 손해는 제3자의 사망·부상·건강 손상 등 인적 손해뿐 아니라 제3자의 재산 피해도 포함한다.


보험 문제 해결 방안과 관련해 이종호 의장은 “현재도 세계 최대 유인 풍선 제조사인 스페인 울트라매직(Ultra Magic)의 파트너를 통해 보험이 적용된 상태에서 비행하고 있으며, 향후 한국에서도 동일한 구조를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 발생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보험사들도 오히려 적극적"이라며 “보험 상품 다변화에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이종호 의장은 “우리는 죽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삶을 확장하러 우주로 간다"며 “가장 먼저 반려동물 유해를 보내고, 그다음 보호자가 함께 탑승해 직접 장례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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