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비나 전경. 사진=HD현대 제공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이 두산에너빌리티의 베트남 현지 법인 '두산에너빌리티베트남(이하 두산비나)'을 약 2900억 원에 인수한다.
20일 HD한국조선해양은 두산에너빌리티와 지분 100%를 넘겨받는 주식 매매 계약(SPA)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인수는 양사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진 가운데 정부의 협조와 지원이 뒷받침돼 성사됐다는 설명이다.
2006년 설립된 두산비나는 베트남 중부 꽝응아이성 중꾸엇 산업공단에 자리하고 있고, 화력 발전 보일러·석유화학 설비·항만 크레인·LNG 플랜트 모듈 등을 생산해왔다.
HD한국조선해양은 기존 사업을 유지하며 두산비나를 독립형 탱크 제작 기지와 아시아 지역 항만 크레인 사업의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독립형 탱크는 LNG 추진선, LPG·암모니아·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등 차세대 친환경 선박의 핵심 기자재로,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 강화에 따라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친환경 기자재 생산 능력을 확충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친환경 선박 라인업을 확대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매각 측인 두산에너빌리티는 핵심 사업 재편을 통한 성장 가속화에 이번 거래 목적을 뒀다.
두산에너빌리티 측은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 센터 확대와 전기화(Electrification) 가속, 탄소 감축 요구 강화로 인해 소형 모듈 원전(SMR), 가스터빈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두산스코다파워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 1500억 원과 이번 매각 대금 전액을 차세대 에너지 기자재 중심의 성장 사업에 투입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는 “SMR과 가스 터빈 등 급성장하는 핵심 사업에 설비 투자를 집중해 성장을 가속하겠다"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베트남 법인 매각에도 불구하고 현지 사업은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6월 오몬4 가스 복합 발전 프로젝트를 신규 수주한 데 이어 향후 베트남 내 에너지 프로젝트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현지 에너지 안보 강화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