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APEC 정상회의 공식 기념촬영 (경주=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이재명 대통령이 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과 한복 소재로 만든 목도리를 두르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5.11.1 photo@yna.co.kr
지난 1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마무리됐다. 우리나라는굵직 굵직한 외교·안보, 경제 현안들을 해소하고 향후 이정표를 만드는 데 성공해 사상 최대의 성과를 남겼다는 평가다. 외교·경제의 최대 난제로 여겨졌던 한미 관세협상 세부 내용에 합의했고, 미국의 핵 추진 잠수함 보유 승인을 따냈다. 인공지능(AI) 시대의 '심장'인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장을 확보했다. 긴장속에서도 공존할 수 밖에 없는 중국·일본과의 관계에도 방향타를 잡는데 성공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전후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던 상황에서 맞이한 정상외교 슈퍼위크에서 상당한 성과를 냈다. 집권 초기의 불안감을 떨쳐 내고 향후 국정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다만 흔들리는 세계무역 질서를 비롯해 근본적인 대외 환경 자체가 녹록지 않은 만큼 이번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한국의 국익을 최대한 지켜내기 위한 '실용외교의 심화' 단계로 넘어가야 하는 시점이다.
이 대통령은 2일 오전 11시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와 정상회담을 끝으로 숨가뿐 일주일간의 APEC 정상회의 주간을 마무리했다.
지난달 29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전격적으로 성사된 관세협상 세부 내용 합의는 대미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입장에선 가장 큰 성과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한미자유무역협정(FTA)를 일방적으로 무시한 채 지난 8월1일부터 상호관세 25%를 일방적으로 부과한다고 선언했는데, 우리나라는 일단 지난 7월30일 고위급 협상과 8월 말 정상회담을 통해 3500억달러 투자를 조건으로 관세를 15%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투자 일정과 방법, 자동차 관세 적용 시기 등을 둘러싸고 최종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고, 이번 APEC정상회의 직전까지도 타결 전망이 불투명했었다.
그러나 양국 정상이 만나 '연 200억달러 10년 분할 투자 + 조선업 협력 1500억달러'를 뼈대로 한 세부 내용에 전격 합의했다.이달 1일부터 자동차 관세가 15%로 인하되는 등 대미 수출 산업의 불확실성이 크게 줄게 됐다. 한미 공급망 협력의 안전성을 높이고 국내 기업들이 고율 관세 리스크를 피할 수 있게 됐다. 미중 패권 다툼이 심화되는 과정에서 한미 관계의 불안 요소를 제거했다는 안보적 의미도 컸다. 이 대통령의 지휘로 '상업적 합리성'을 담보한 곳에만 투자하도록 하는 조항을 고수해 투자금 회수의 안전판을 마련했다. 일본보다도 더 나은 조건의 협상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이 그동안 꺼려왔던 한국의 핵 추진 잠수함 보유를 전격 승인한 것도 최대 성과 중 하나다.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중 갑자기 꺼낸 '핵 추진 잠수함 연료 공급 허용' 요구는 “외교적 실례 또는 패착"이라는 지적까지 받았지만 다음날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하겠다"고 나서면서 반전됐다. 우리나라는 북핵 고도화를 견제할 전략 무기로 핵 추진 잠수함 개발을 꾸준히 원해왔지만 미국과 체결한 원자력협정상 군사적 핵 이용이 금지된 탓에 한 발 자국도 내딛지 못한 상태였다. 우리나라는 원자력협정 개정·핵 재처리 기술 보유 등 미국과의 안보 패키지 합의도 거의 성사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수십 년의 숙원을 해결했다.
정부와 삼성그룹·현대차그룹이 긴밀한 협력 플레이로 'AI시대의 심장'인 엔비디아의 최신형 GPU 26만장을 확보한 것도 이번 APEC의 최대 경제 성과다. 우리나라가 미국, 중국에 이어 AI 3대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디딤돌을 마련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통해 '관계 복원'에 합의한 것도 주목된다. 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 1일 “호혜적이고 안정적으로 양국의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특히 북한이 극히 꺼려하는 '한반도 비핵화'를 의제로 삼고 논의했다. 그동안 북한 쪽으로 기울어졌던 중국 대한반도 외교의 균형 추를 다시 돌려 놓을 계기가 마련됐다. 또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협의 가속화 △지방경제 활성화를 위한 협의채널 다양화 △초국경 온라인스캠(사기) 범죄 수사공조 양해각서(MOU) 등 실질적인 협력도 합의했다.
한일 정상회담도 '극우 성향'으로 알려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상견례 치고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끝나 상호 협력의 계기가 마련됐다. 이 대통령은 회담 후 다카이치 총리가 '극우' 더냐는 기자의 돌직구 질문에 “아주 좋은 느낌을 받았고, 걱정이 다 사라졌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대선을 통해 천명해 온 '국익 중심 실용 외교', 즉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을 기본 축으로 하되 중국과의 관계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기본 구도를 그리는데 성공했다.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선 또 다자주의 실종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경주선언'을 도출해냈다. APEC 최초의 인공지능(AI) 공동선언인 'AI 이니셔티브'와 '인구구조 변화 대응 프레임워크'을 추진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11년 만에 정상회담을 갖고 고조되던 미중 무역 갈등의 '휴전'에 합의한 것도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다만 미국과의 관세협상이 아직 세부 사항 조율을 통해 양해각서(MOU) 및 팩트시트를 작성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우리나라가 핵 추진 잠수함을 갖게 됨에 따라 중국의 견제구도 계속될 전망이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페이스 메이커'를 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외교 능력이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오를 수도 있다.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과거사 문제 등 민감한 현안은 봉합된 상태다. 대미 투자 확정을 위한 국회 승인(대미 투자기금법)의 국회 통과도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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