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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1년] ‘계엄의 강’ 못 건넌 국힘, 중도층·지방선거 포기했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12.02 16:34

윤석열의 강·사과의 벽…끝나지 않은 계엄의 시간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

▲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12월 3일 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 담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항의하는 국민의힘, 투표 마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24년 12월 27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항의하는 동안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안에 투표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선포한 12·3 비상계엄 사태가 1년을 맞았다. 국회의 해제 결의로 위기는 종료됐지만 충격은 깊은 사회적 균열을 남겼고,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정치 대립과 민주주의 회복 과제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이번 '비상계엄 1년' 기획은 지난 1년의 변화와 남은 과제를 짚는다. ①편에서는 민주당의 내란 청산 작업과 협치 실종 논란을, ②편에서는 국민의힘의 책임론·사과 공방을, ③편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12월 3일 특별담화 메시지와 향후 통합 과제를 전망한다.


12·3 비상계엄 사태 1년이 다가오지만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여전히 '계엄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돼 탈당까지 한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결별 없이 1년을 보내면서 계엄 책임론은 당내 최대 난제가 됐다. 그사이 친윤 주류 구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당 대선 후보에서 당 대표에 이르기까지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비상계엄 1주년인 지난 3일 국민의힘은 계엄 사과 및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놓고 심각한 분열을 노출했다. 당의 '간판'인 장동혁 대표는 이날 다수 의원들의 사과 요구를 거부한 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그는 “계엄에 이은 탄핵은 한국 정치의 연속된 비극을 낳았고, 국민과 당원들께 실망과 혼란을 드렸다. 국민의힘 당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12·3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다"고 정당함을 주장했다. 계엄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면서 사과 여론에 선을 그은 것이다. 민주당 주도 의회의 '독재'에 제동을 걸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윤 전 대통령의 논리에 힘을 실어줬다.


장 대표는 지난 10월17일 윤 전 대통령 면회를 강행했다.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다 검찰 압수수색을 당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옹호하고, 제주4.3사건을 왜곡한 영화 '건국전쟁2'를 관람하는 등 강경 보수·극우와의 연대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당 주류와 강성 지지층도 “사과는 끝났다"며 강경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최근 “왜 계속 졌던 방식을 또 하라는가. 민주당에 사과를 요구한 적이 있는가"라고 말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6시간짜리 계엄이었다"며 “이재명 정권이 1년 내내 내란몰이를 하고 있다. 굴복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입장 밝히는 한동훈 대표

▲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12월 3일 밤 긴급성명을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의총 마친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오른쪽)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2024년 12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당내에서는 계엄을 사과하고 윤 전 대통령·극우 세력과의 절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신호탄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광역단체장들이 쏘아 올렸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을 해야 한다. 국민의힘의 변신은 거기서 시작된다"고 했고, 박형준 부산시장도 지난달 23일 “국민에게 분명히 잘못됐고 미안한 일이라고 말해야 한다"고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총선은 한참 남았지만 당장 6개월 뒤 지방선거를 앞둔 예비 출마자들은 영남 의원들과 포지션이 달라 힘들어하고 있다"며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라고 전했다.


수도권 격전지 의원들을 중심으로 계엄 사과도 잇따랐다. 소속 의원 107명 중 약 40명이 개별 또는 단체로 사과 입장을 밝혀 당 지도부와 엇갈린 메시지를 내놓았다. 먼저 소장파·친한동훈계 등 의원 25명이 단체로 성명을 내 계엄 사과 및 절연을 선포했다. 이들은 “비상계엄을 미리 막지 못하고 국민께 커다란 고통과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 당시 집권 여당 일원으로서 거듭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며 “비상계엄을 위헌·위법한 것으로 판결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 성명에는 4선인 안철수 의원, 3선 김성원·송석준·신성범 의원, 재선인 권영진·김형동·박정하·배준영·서범수·엄태영·이성권·조은희·최형두 의원이 서명했다. 초선인 고동진·김용태·김재섭·박정훈·안상훈·우재준·이상휘·정연욱 의원과 비례 초선인 김건·김소희·유용원·진종오 의원도 이름을 올렸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의원 107명을 대표한다면서 “국민께 큰 충격을 드린 비상계엄 발생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밖에 권영세, 조경태, 송석준 의원 등도 개인적으로 자성메시지를 내는 등 사과 대열에 합류했다.



관저 앞 발언하는 나경원 의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1월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에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같은 상황에서 당 지지율은 정체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실시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8월 4째주 36.1%에서 시작해 11월 4째주 37.4% 수준으로 제자리걸음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장 대표가 계엄을 옹호하고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않는 것은 집토끼를 지키고 당을 안정화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해석될 수 있다"면서도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한 상황에선 보수 통합과 중도 확장이 불가능하다. 단순히 '거대여당 견제론'에 기대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치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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