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4000의 2025, '빅 피겨'의 문이 열리다
정책 안정·반도체 회복·수급 개선…삼중 모멘텀
5000선, 더 이상 가정이 아닌 계산 가능한 영역
외국계는 한 발 더…6000선 시나리오까지 제시
코스피가 4000선을 넘어서며 '오천피 시대'는 더 이상 상상이 아닌 현실의 질문이 됐다. 다음 1000포인트의 열쇠는 단순한 유동성이 아니다. 기업 성장·정책·지배구조가 함께 맞물리는 구조적 변화에서 찾아야 한다. <에너지경제신문>은 2026년 한국 자본시장을 움직일 네 가지 축 '지수·정책·시장 구조·기업 지배구조'를 통해 '오천피 시대의 조건'을 정면에서 해부한다. [편집자주]
▲/제미나이
코스피 5000, 천스닥 등 '최초'라는 수식어가 잇따르는 등 한국 자본시장이 또 한 번의 전환점을 맞았다. 전문가들은 2026년 코스피 밴드를 4000~5300으로 제시하며 5000선을 '가능성'이 아닌 '전망 범위'로 본다. 외국계는 반도체 사이클과 유동성 확장까지 감안할 경우 6000선 진입도 열려 있다고 평가한다. 새로운 '빅 피겨'를 향한 시장의 질문은 결국 이익과 신뢰가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달려 있다.
2025년 끝에서 코스피지수는 사상 처음 4000선을 돌파했다. 연말 직전 단기 차익 매물이 이어진 가운데에서도 시장의 관심은 이미 다음 빅 피겨인 5000으로 쏠린다. 유동성이 끌어올린 3000과 달리, 4000은 실적·정책·수급이 맞물린 구조적 레벨업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빅피겨는 금융권에서 환율·주가 등 가격의 큰 자릿수를 가리키는 용어다. 일례로 코스피지수에서는 3000에서 4000으로 움직일 때, 3000과 4000이 빅 피겨가 된다.
코스피는 지난 40년 동안 1000·2000·3000·4000 등 큰 자릿수를 넘을 때마다 패러다임 전환을 겪었다. 1989년 첫 1000선은 민주화·고도성장 기대 속 '주식 대중화'의 신호탄이었다. 2007년 2000선은 글로벌 호황의 산물이었지만, 금융위기 이후 10년 가까이 박스권에 갇혔다. 2021년 3000선은 팬데믹발 유동성 랠리였지만 실적 기반이 약해 오래가지 못했다.
반면 2025년 4000선 돌파는 성격이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반도체·조선·방산·원전 산업의 실적 개선이 지수를 떠받쳤고, 상법 개정으로 지배구조 리스크가 완화되며 시장 신뢰가 회복됐다. 정권 교체 이후 정책 불확실성이 줄며 외국인·기관 수급까지 동반 개선됐다. 증권가는 이번 4000 돌파를 '실적이 만든 장세'로 규정한다.
'5000의 조건' 이익 레벨업과 밸류에이션 정상화…강세는 지속된다
증권가는 내년 코스피 전망치를 4000~5300 수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5000선을 '가능성'이 아니라 '전망 범위'로 본다. 지수 상단을 계산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결론은 '5000선 돌파'에 한 목소리다.
대신증권은 기업들이 앞으로 벌어들일 이익(선행 주당순이익·EPS)을 기준으로 코스피가 5300~5430포인트까지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계산 방식은 단순하다. 먼저 내년 기업들이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을 EPS 428포인트로 보고, 여기에 한국 증시가 과거 강세일 때 받았던 평가 수준인 PER 12.44배를 적용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기업 이익과 코스피지수는 거의 같이 움직인다는 점이다. 두 지표의 상관계수가 0.924로 매우 높기 때문이다. 상관계수는 -1~1 사이에서 1에 가까울수록 두 변수가 함께 움직이는 힘이 강하다는 뜻이다. 0.924는 통계적으로도 매우 드문 수준의 '매우 강한 상관관계'로, 기업 이익이 늘면 지수도 거의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 온 패턴이 뚜렷하다는 의미다.
즉, 기업이 돈을 더 벌면 지수도 오른다는 뜻이다. 2026년 기업 이익은 최소 12.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반도체 업종의 실적이 계속 상향 조정되고 있어 이익 전망이 더 좋아질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밸류업 정책과 상법 개정으로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개선된다면, 시장이 기업에 더 높은 주가수익비율(PER)을 줄 여지도 있다는 분석이다. 즉, 기업이 더 잘 벌고, 시장이 그 가치를 더 높게 쳐주면 지수는 지금보다 더 올라갈 수 있다는 뜻이다.
삼성증권도 2026년에 한국 증시에 기본적으로 강세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기본 시나리오에서 삼성증권은 코스피 타깃을 5000~5400포인트로 제시했다. 다만 다양한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을 감안해 '확률 가중 평균값'은 4900포인트로 제시했다.
삼성증권은 2018년 클라우드 컴퓨팅이 도입된 이후 글로벌 유동성 증가율이 연간 20~25% 수준에서 꾸준히 유지돼 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수치는 특정 이벤트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구조적 유동성으로, 하루 0.065% 증가율을 기준으로 할 때 지수가 완만한 우상향 흐름을 그리게 하는 힘으로 작동해 왔다. 올해도 미국 해방일 전후의 3·4월, 10월 초 첫째 주를 제외하면 유동성 증가 속도는 안정적으로 유지된 것으로 파악됐다.
반도체 기업의 설비투자 규모 역시 글로벌 유동성 증가율(20~25%)을 크게 넘어서지 않는 한, 코스피 목표치 달성에는 부담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유동성 외에 시장 변수를 훼손할 수 있는 요인도 함께 제시했다. △2018년과 2025년의 미중 통상 분쟁 △2020년 팬데믹 △2022년 러-우 전쟁 등이다. 삼성증권은 이러한 지정학·정책 변수가 2026년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미국 경제의 대처 여력과 글로벌 정책 공조를 감안할 때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양일우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AI 밸류체인, 증권, 제약·바이오 등은 여전히 선호 업종"이라며 “미국의 금리 인하에 따른 수혜로 건설 장비 등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계는 6000도 전망…반도체 사이클이 여는 확장 시나리오
외국계 증권사들은 코스피지수를 5000을 넘어 6000선까지도 열어둬야 한다는 강세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맥쿼리증권은 지난 2일 발간한 '코스피 다시 포효: 6000으로 가는 길'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2026년 코스피가 6000선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피 전망치를 높인 배경으로는 한국 기업들의 △이익 중심 성장세 △풍부한 유동성 △증시 친화적인 정부 정책 등을 꼽았다.
맥쿼리증권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사상 최악의 공급 타이트 구간에 진입해 향후 2년간 공급 개선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이익 기여도가 내년 코스피 상승분의 대부분을 설명할 것이라는 평가다.
올해 대폭 반등했음에도 한국 증시의 PER이 여전히 14배대에 머물러 '비싸지 않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메모리 가격의 재상승 여력과 원화 강세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국내 증시가 글로벌 대비 초과수익 구간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이에 앞서 JP모건은 지난 10월 '코스피 5000 달성 유력' 보고서를 통해 “12개월 기준 코스피 목표치를 5000으로 상향하고, 강세 시나리오에서는 코스피 6000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시대, 에너지가 경제다] 나라도, 기업도 ‘AI 패권 경쟁’…한국 ‘3강 도약’ 사활 걸었다](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51219.4c67cadf54ce49aeb04a9677526622de_T1.jpg)
![[오천피 시대-➀빅 피겨] 4000은 통과점…진짜 논쟁은 ‘5000의 조건’](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51209.0e270304d118471db6d47cc33521e06b_T1.png)

![[신년호]탄소로 돈 버는 시대: 2026년 대한민국 ‘탄소 자본주의’ 원년](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51213.319ad903ca4449fea143dfe159414ee5_T1.jpg)
![[신년호] 전력 블랙홀 AI, 원전·재생에너지·수소 ‘총동원’ 필요](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51221.ca5f1e97553a4199abeb61d38107a4cf_T1.png)
![[환경포커스] 녹조·화학물질·중금속 ‘삼중고’ 낙동강…근본 대책은](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51230.5818d7b4ad6a407b81177f7445b7ace6_T1.png)

![[신년사]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 “능동 정신·초격차 기술 두 축으로 전진할 것”](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51231.dcb36d9db95d48bb8d127a7bbe7dda23_T1.jpg)
![[신년 단독인터뷰] 우원식 “대전환의 시기, 기업도 탄소 중립 대비해야”](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51230.7194219eaa2849549d8b1c9c168d2620_T1.jpg)
![[EE칼럼] 에너지와 경제성장, 상관을 넘어 인과를 묻다](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40331.e2acc3ddda6644fa9bc463e903923c00_T1.jpg)
![[EE칼럼] ABCDE + FGH](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40213.0699297389d4458a951394ef21f70f23_T1.jpg)
![[김병헌의 체인지] 고환율 정부 대책 변명만 남았다](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40625.3530431822ff48bda2856b497695650a_T1.jpg)

![[데스크 칼럼] 검증대 선 금융지주 지배구조, 증명의 시간](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51228.c6bb09ded61440b68553a3a6d8d1cb31_T1.jpeg)
![[기자의 눈] 수요 예측 실패 신공항, ‘빛 좋은 개살구’ 못 면한다](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51229.e0265cfa33b54f1bb40c535f577994bd_T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