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체르니어 에너지(Cheniere Energy)사의 LNG 수출 인프라. 사진=체르니어 에너지 SNS
미국의 공급 확대에 힘입어 올해부터 글로벌 LNG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민간의 LNG 수입비중이 20%를 넘어 30%로 향해 가고 있다. 이처럼 LNG 시장은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으나, 국내 기업들은 오래된 제도에 발이 묶여 신규 사업, 신규 지역 진출에 망설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규제 거버넌스 개선을 통해 시장 선진화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글로벌 천연가스 시장 보고서에서 전 세계 LNG 생산량은 2025년에 이어 2026년에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했다.
2025년 전 세계 LNG 생산량은 전년보다 약 7%(380억 입방미터) 증가했으며, 이 중 약 4분의 3이 하반기에 집중됐다. 미국 루이지애나주의 플라퀘민스 LNG 플랜트가 연간 LNG 공급량 증가분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2026년 LNG 생산량은 전년보다 7% 이상(400억 입방미터 이상) 증가하며,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가 전체 증가분의 85%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가스 공급 증가로 인해 중국과 아시아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전 세계 가스 수요 증가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천연가스 수요는 2026년까지 4% 증가해 전 세계 수요 증가분의 약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 지역의 천연가스 수요는 대체로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중남미 지역은 수력발전량 증가에 힘입어 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수요는 재생에너지 확대로 가스 수요가 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유라시아 지역은 평균적인 기상 조건으로 복귀한다는 가정 하에 수요가 3.5%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의 수요는 산업 및 전력 부문의 가스 사용량 증가에 힘입어 3.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부터 2025년까지 신규 LNG 액화 설비에 대한 최종 투자 결정. 자료=IEA
미국은 LNG 생산 및 공급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 2025년 미국에서는 연간 800억 입방미터(bcm) 이상의 LNG 액화 설비 투자가 최종 확정됐는데, 이는 미국 LNG 산업 역사상 최고 기록이다. 해당 LNG 프로젝트에는 △루이지애나 LNG △코퍼스 크리스티 8&9호기 △CP2 1단계 △리오 그란데 LNG 4호기 △포트 아서 2단계 등이 포함된다. 미국은 이러한 프로젝트에 힘입어 세계 LNG 시장 점유율이 2025년 약 25%에서 2020년대 말에는 약 33%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에는 세계 모든 시장에서 천연가스 거래량과 허브 유동성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헨리허브(Henry Hub) 거래량은 8% 증가했고, 유럽연합과 영국에서는 약 17%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동북아에서는 중국의 LNG 현물 구매량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가스 파생상품 거래량이 35% 증가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지속적인 가스시장 성장은 가스발전 수요의 단기 변동성 증가와 지역 가스 시장의 상호 연결성 증대 등 여러 요인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며 “이러한 발전으로 인해 더욱 정교한 헤지 전략과 선물 가격 곡선을 따라 더욱 활발한 거래가 필요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국 LNG 수입량 4672만톤…가스공사 74%, 직수입 26% 비중
한국무역협회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2025년 LNG 수입량은 4671만7962톤으로 전년보다 0.9% 증가했다. 수입량은 중국, 일본에 이어 세계 3위이다. 이 가운데 가스공사 수입량은 3428만톤, 민간 직수입량은 1244만톤으로 각각 74%, 26% 비중을 보였다. 직수입 물량은 2021년 862만톤에서 2025년 1244만톤으로 144% 증가했다.
직수입 물량 중 발전용은 739만톤으로 전년보다 0.4% 증가했고, 산업용은 505만톤으로 전년보다 3.8% 증가했다. 직수입 발전용 물량 중 발전공기업은 103만톤으로 전년보다 13.7% 감소했고, 민간발전은 636만톤으로 전년보다 3.1% 증가했다.
트레이딩 없고 발전사업 못하는 가스공사, 배관망 사용 눈치보는 민간
▲한국의 LNG 저장시설 현황. 자료=민간LNG산업협회
그동안 LNG 시장은 일부 수출국의 독점으로 운영돼 왔지만, 이제는 수출국이 크게 늘면서 수출국이 수입처에 적용했던 도착지 제한, 재판매 금지, 무조건 구매(테이크 오아 페이) 등의 규제가 대체로 사라지게 됐다. 이로 인해 LNG는 단순한 연료 및 원료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사업화가 가능한 상품으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안정적 공급' 위주의 낡고 보수적인 규제로 인해 LNG 사업자들의 활동영역을 제한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 1위이자 글로벌적으로도 3위의 LNG 수입자인 한국가스공사는 '국내 시장의 안정적 가스 공급'을 최우선 사업목적으로 두고 있어 사업 범위가 매우 한정적이다. 연간 3400만톤의 LNG를 수입하면서도 확보 물량을 다른 곳에 판매하는 트레이딩 물량은 거의 없다. 또한 '안정적 공급 의무'에 발이 묶여 있다보니 예를 들어 민간 직수입자의 갑작스런 수입 중단으로 국내 공급이 부족할 경우 가스공사는 의무적으로 이 공백을 메꿔야 하는데, 이럴 경우 비싼 물량을 사와야해 손실로 이어진다. 공기업 가스공사는 정부에서 정한 '장기천연가스 수급계획'에 따라 물량을 수입해야 해 최근과 같은 저가의 기회가 와도 더 많은 물량을 구매하는데 한계가 있다. 목적사업도 가스에 한정돼 있어 발전 등 연관사업을 영위할 수 없어 부가가치를 올리는데 한계가 있다.
민간 LNG 직수입자들은 수급 의무는 적지만, 수입 용도는 발전용과 산업용으로 한정된다. 또한 주배관을 이용할 시 사실상 경쟁자인 가스공사의 허가를 받아야 해 이용에 한계가 있다. 직수입 물량으로 발전까지 하는 민간 기업들은 가스공사 단가보다 저렴하게만 수입하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지금까지 많은 수익을 거뒀지만 '체리 피킹'이라는 비난과 영역의 한계로 추가 성장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연한 시장 제도 필요…에너지위원회 설립 등 거버넌스 개선
성장과 변화를 거듭하는 LNG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보다 유연한 제도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선 거버넌스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는 “전력시장도 보수적이지만 그래도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등 변화를 어느 정도 따라갈 수 있는 것은 전기위원회라는 중립적 거버넌스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이를 본받아 지난해 국회에서 가스위원회를 설립하거나 아니면 전기 및 열 등과 통합한 에너지위원회 설립 방안이 논의됐으나,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체된 상태이다.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우리나라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가스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이것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며 “공기업 통합방안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공기업의 역할과 시장 제도 논의도 같이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가스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LNG 저장시설은 현재 88기(1409만㎘)를 운영하고 있으며, 23기(536만㎘)를 건설할 예정으로, 다 지어지면 총 111기(1945만㎘)가 된다. 천연가스 주배관망은 5346㎞이며 끝과 끝이 연결돼 있는 환상망으로 구축돼 어디서든 인입과 인출이 가능하다. 또한 도시가스 공급관도 5만5000㎞ 구축돼 전국 도시가스 보급률은 85%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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