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 한문도 명지대 대학원 실물투자분석학과 교수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부동산 정책의 기본 방침과 흐름을 확 뒤집고 '불로소득'과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6·3 지방선거 이후에나 부동산 개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지만 지난달 말 벌써 '전쟁'을 시작했다. 또 지난달 신년 기자회견까지만 해도 “세금은 동원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젠 '보유세 강화'가 기정사실화됐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도대체 이 대통령의 부동산 참모는 누구인가"라는 데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를 관통하는 문제의식이 이른바 '하락론자'로 불리는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과 닮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실상 새 정부 부동산 정책의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들 모두 여권의 '부동산 책사'로 정책 수립 시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쳐온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부동산 투기를 강하게 경계하는 배경에는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처럼 부동산 버블 붕괴가 국가 경제 전반에 남긴 후유증에 대한 깊은 우려가 깔려 있다. 자본과 인력이 생산 부문이 아닌 부동산으로 과도하게 쏠릴 경우 성장 잠재력 자체가 훼손될 수 있다는 인식이다. 더욱이 거품 붕괴 시 금융·소비·투자 전반이 동시에 위축되며 국가 경제가 구조적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특히 우려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하락론자'로 분류되는 전문가들의 시각과 상당 부분 맞닿아 있다. 이들은 집값 상승기에도 일관되게 버블 위험을 경고해 왔으며, 현재도 저성장·고금리·인구 감소·가계부채 누증이라는 구조적 제약 속에서 과거와 같은 전국 단위의 장기 상승 사이클 복귀는 어렵다고 진단한다. 지역별 차별화는 지속되겠지만, 부동산이 더 이상 투기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는 인식 역시 분명하다.
실제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책 흐름은 이들 주장의 방향성과 상당 부분 겹친다. △강력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통한 대출 총량 관리 △보유세 강화 등 다주택자 중심의 세제 개편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에 대한 신중론 △공공주택 공급 확대 △매입임대 제도 재검토 등은 이들이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정책 과제와 궤를 같이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최근 이 대통령이 화두로 삼은 보유세 강화 필요성은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가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방향이다. 그는 지난해 6·27 대책 이후 한 라디오에서 최근 시장에서 가족 간 대출, 증여성 자금 이동 등 '부의 세습형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은행 대출 규제만으로는 투기 수요를 차단하기 어렵고, 결국 보유세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보유·양도세 분리 과세 체계를 폐지하고, 고가 자산에 대해 가액 기준으로 일관되게 과세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자원의 비효율적 쏠림을 막을 수 있다는 논리다.
그는 종합부동산세에 대해서도 “현 제도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며 “종부세를 폐지하고 고가 자산 중심의 재산세 체계로 단순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고, 양도세 역시 현행 80% 장기보유특별공제를 30% 수준으로 환원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 역시 비슷한 시각을 보인다. 그는 50억 원 이상 초고가 주택에 대한 보유세 부담을 대폭 높일 경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 자체가 꺾이고, 자금의 투기적 유입도 줄어들 수 있다고 강조해 왔다. 고가 주택일수록 세 부담이 급증하는 '가액 기반 보유세 체계'를 통해 시장의 지향점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6월 세제 개편 이전에 입법을 마쳐 정책 신호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러한 방향은 향후 세제 개편 과정에서 정책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이 대표는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일변도의 공급 정책을 비판하며, 중산층과 무주택자가 실제로 접근 가능한 '저렴한 가격의 공공분양' 확대를 핵심 해법으로 제시해 왔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중심의 공급 방식보다는 '부동산 국민펀드'와 같은 대안적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한문도 명지대 대학원 실물투자분석학과 교수 역시 보유세 강화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동시에, 공급 측면에서는 '조성원가 기반 공공주택 공급'을 핵심 대안으로 제시한다. 그는 “토지 조성원가 수준에서 공공분양을 대규모로 공급하면 기존 주택 가격은 자연스럽게 눌릴 수밖에 없다"며 “노태우 정부 시절 200만 호 공급과 이명박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정책이 일정 부분 효과를 거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평가해 왔다. 특히 “현재 시세 대비 70% 수준의 공공분양이 본격화되면 굳이 고가 기존 주택을 무리해서 살 이유가 사라진다"며 공공임대 중심이 아닌 중산층까지 포괄하는 공공주택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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