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한미약품 전문경영인인 박재현 대표 사이 갈등이 진실공방으로 치닫으며 지난해 종식된 그룹 내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 대표가 신 회장의 '자사 내부 인사 성추행 사건 비호'·'경영권 간섭' 등 의혹에 불을 지핀데 이어, 신 회장이 관련 의혹을 공식적으로 전면 반박하며 양자간 대립구도가 본격화한 양상이다.
◇ 성추행 임원 징계 무마 vs 일방적 왜곡
25일 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전날인 24일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자신을 둘러싼 관련 의혹을 전면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박 대표가 면담을 신청했을 당시는 해당 가해 임원이 이미 해고 조치돼 회사(한미약품)를 완전히 떠난 상태"라며 “가해 임원의 해고를 막으려 했다는 주장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박 대표로부터 제기된 자신의 성추행 인사 비호 논란에 대한 해명이다.
앞서 박 대표는 지난 20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한미약품 팔탄공장 임원의 성추행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신 회장이 처분을 무마하기 위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관련 녹취록을 공개한 바 있다.
해당 녹취록에 따르면, 신 회장은 당시 가해 임원을 두둔하며, 징계 필요성을 설명하는 박 대표를 향해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고 질책했다. 해당 임원은 징계 대신 자진 퇴사로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샀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가해 임원과 신 회장이 밀착한 가운데, 해당 사안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처리하고자 했으나 신 회장의 압력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신 회장이 해당 임원의 징계 무마를 시도했다는 게 박 대표의 주장이다.
반면 신 회장은 이 같은 주장이 박 대표의 일방적 왜곡이라는 입장이다. 이날 신 회장 측 변호인은 해당 녹취록의 발언 시점이 가해 임원이 회사를 이미 떠난 시점인 2월 중순이라는 점을 들어 관련 의혹을 전면 반박했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왼쪽)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사진=각 사
◇ 경영권 침해 vs 의도적 여론전
양자간 진실공방은 경영권 침해 논란을 두고서도 확산하는 모양새다.
박 대표는 신 회장이 부당한 경영 개입을 지속하고 있다고 봤다. 저가의 품질 우려가 큰 원료를 사용하는 방식의 원가절감 지시와 설비교체·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GMP) 투자를 최소화하라는 방침을 요구받았다는 게 박 대표 측 주장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신 회장은 경영 개입이 아닌 최대주주로서의 합당한 책무라는 입장이다. 한미약품의 투자를 효율화하고 단단한 생산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최대주주로서 박 대표에게 의견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신 회장은 박 대표의 언론 대상 녹취록 공개 행보를 두고 저의를 의심했다. 신 회장에 대한 한미약품 대표 연임 지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박 대표가 의도적인 여론전을 펼쳤다는 게 신 회장 측 시각이다.
신 회장은 해당 녹취 시점에 대해 “박 대표가 올해 임기 종료라며 개인적으로 연임을 부탁하기 위해 약속도 없이 사무실에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앞서 박 대표는 지난 20일 임직원을 대상으로 전송한 문자메세지에서 “제약산업의 본질을 바탕으로 책임있는 논의가 이뤄지기를 특정 대주주에게 직간접적으로 요청해왔다"며 “그러나 이는 저에 대한 비난으로 돌아왔고, 대표로서의 권한 행사에 압박을 느끼는 상황을 극복하고자 했다"고 녹취록 공개 배경을 설명했다.
◇ 경영권 분쟁 아니라지만...시장은 '들썩'
업계 내외에선 양측의 이 같은 갈등이 향후 경영권 분쟁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개인 최대주주인 신 회장이 지난 13일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주식 441만 주(6.45%)를 주당 4만8469원에 장외 매수하며 지분율을 총 29.83%까지 끌어올린 까닭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의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는 신 회장이 자신의 오너십을 확대하기 위해 지분 확보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으나, 신 회장은 “이번 지분 매입은 경영권 분쟁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일축했다.
다만 시장에선 이번 박 대표-신 회장 간 갈등에 따라 경영권 분쟁 재점화 시그널 인식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24일 한미사이언스는 장중 상한가를 기록한 가운데 전일 대비 18.6% 오른 5만7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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