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공주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임은정 공주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지난달 18일 일본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합의한 5,500억 달러(약 800조 원) 규모 대미 투자 가운데 첫 3개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오하이오주 가스 화력, 조지아주 인공 다이아몬드, 텍사스주 석유·가스 수출 항만 정비 등 에너지와 산업 인프라가 핵심이다.
일본의 이런 행보는 이미 합의된 대미 투자를 단순한 자본 이전에 그치지 않고, 자국의 에너지 안보 및 경제 안보를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그 효용성을 끌어올리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자국의 에너지 및 자원 부문이 가진 한계를 동맹 영토 내에서 관련 산업의 거점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보완하려는 것이다. 이는 에너지 안보와 경제 안보를 동맹의 구조 속에 편입시키려는 전략적 행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와중에 중동 정세가 급변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면서 국제 에너지 시장이 출렁이고 금융 시장의 불안정성마저 커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석유 공급량의 약 27%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에너지 무역의 병목지점이다. 따라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한국과 일본처럼 중동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직접적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유가 상승은 곧 물가와 제조업 비용 상승으로 연결되고, 이는 수출 경쟁력에는 물론 국민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그런데 한국이나 일본 에너지 수송의 취약성은 호르무즈 해협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대만 유사 사태 혹은 대만 주요 항구를 봉쇄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하거나, 남중국해·동중국해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경우, 동북아 해상 교통로 역시 위험에 노출된다. 동북아시아 시장에로의 에너지 수송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말라카 해협, 남중국해, 동중국해로 이어지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해상 수송로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요컨대 중동과 동북아는 에너지 수송 네트워크로 연결된 하나의 해상 전략 공간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일본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 결정과 최근 중동 정세를 통해 우리가 다시금 상기해야 하는 것은 에너지 안보와 지정학이 결코 분리될 수 없다는 현실이다. 일본은 동맹의 내부에서 에너지 안보 및 경제 안보와 관련된 산업 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다. 한국 역시 단기적인 대응보다는 중장기적인 구조 설계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에너지 안보와 해상 안보를 분리하지 않는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 이 연장선에서 해상 교통로 안정과 시장 불안 완화를 위한 정책 공조, 위기 상황에 대비한 정보 공유 체계를 한미 동맹의 틀과 연계하고, 나아가 이를 한·미·일 협력의 틀에서 추진할 것을 제안하는 바이다.
또한 미국산 원유·LNG 도입 확대를 포함해 공급 구조의 분산 역시 필요하다. 특정 지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반복적으로 동일한 취약성을 노출시킨다. 이런 점에서 동맹이자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은 미국으로부터의 에너지 수입 확대는 에너지 안보 및 해상 안보 차원에서도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은 물론, 에너지 안보를 동맹과 연계시킴으로써 상호 보완을 기대할 수 있게 한다.
아울러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수입 화석연료 의존 자체를 지속해서 낮추려는 노력 역시 멈추지 않아야 한다. 수입산 화석연료 비중을 줄이는 것은 기후변화 대응 정책일 뿐 아니라 지정학 리스크 완화 전략이기도 하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수가 된 시대에, 에너지 안보는 더 이상 수급 관리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략의 중심 의제다. 위기에 대한 단기적 대응에만 급급한 것이 아니라, 에너지 안보를 다각도에서 바라보며 입체적으로 정책을 설계하고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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