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호르무즈 해협이 막혔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 되면서 전 세계 석유 수송의 핵심 통로가 봉쇄된 지 한 달이 넘었다. 브렌트유는 110불을 넘었고, 천연가스 동북아 현물가격 지수인 JKM도 2배가 넘게 오르고 있고 항공유 폭등으로 항공권 가격이 치솟고 있다. 각종 운송비 인상으로 물류비가 오르고 화석연료에서 나오는 암모니아 가격 인상이 비료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농상물 가격까지 올라붙어서 모든 생필품과 서비스 요금도 오를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 원유 수입의 70%, LNG의 20%가 이 좁은 해협을 통과해야 한다는 사실이 에너지 안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하고 있다.
이 와중에 정부는 재생에너지 가속패달을 밟아서 에너지 안보를 지키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증설로 에너지 자립도를 높여 이런 사태에 대비하겠다는 것이 골자인데, 비오고 구름끼면 발전할 수 없는 태양광 패널과 언제 불지 언제 안불지 모르는 풍력 터빈이 24시간 돌아가야 하는 정유 공장의 휘발유와 경유를 대체하고, 석유화학 원료를 공급하며, 선박과 항공기를 띄울 수 있는가? 재생에너지는 에너지 중에서 일부 전력 부문을 담당할 수 있을 뿐 총체적인 에너지 안보의 본질적 해법이 될 수 없다.
일부 전기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대처하는 방안은 현실적일 수 있다. 하지만 전력 전체 계통으로 놓고 보면 해가 지면 멈추고 바람이 그치면 서는 간헐적 발전원을 배터리로 보완하는 방식으로 5-6배 정도 물량을 늘리려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근본적으로 기후 여건에 따라 급변하는 에너지원으로 24시간 돌아가야 하는 반도체 공장과 제철소의 에너지 목숨을 맡기겠다는 것은 아직은 무모한 도박이다.
독일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독일은 탈원전과 재생에너지 일변도 정책을 추진하면서 러시아에 천연가스 수입의 50%를 의존했다. 에너지 안보라는 개념 자체가 실종된 상태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맞이한 결과,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참담한 대가를 치렀다. 메르츠 총리가 경제기후행동부를 실패한 조직이라 선언하고 해체하고 경제에너지부로 회귀한 것은 뒤늦은 반성이었고 독일 출신 유럽 집행위원장인 폰데어라이언도 메르켈의 탈원전은 전략적 실수라고 반성했다. 다른 나라 어디에도 송전망을 연결할 수 없는 독립계통인 한국의 현실을 가만해보면 우리의 롤모델은 유럽 11개국과 송전망이 연결된 독일이 될 수 없고 되어서도 안된다.
에너지 안보는 낭만이 아니라 냉정한 현실이고 정권을 뛰어넘은 장기적 전략이 필요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세 가지다. 첫째, 공급원의 전방위적 다변화이다. 중동 편중에서 탈피해 미국, 캐나다, 호주 등으로 원유·LNG 도입선을 분산하고, 장기 계약을 통해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 공급망 다변화에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둘째, 지분물량 확보를 위한 해외 투자 확대와 상사 기능의 확대이다. 우리 기업의 해외직접 투자나 지분 물량을 늘려서 언제든지 수급이 가능해야 하고 상사 기능을 육성하여 글로벌 네트워크를 재빠르게 활용해야 한다. 안정적 공급은 에너지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양한 원자재, 소재, 부품까지의 공급망 관리가 핵심이다.
셋째, 기저 전원에 대한 새로운 인식 전환이다. 원자력 발전을 미리 확대하고 정비해서 기저전원의 역할이 무엇인지 다시금 인식해야 한다. 유럽의 원전 회귀는 필연적인 선택이며 심지어 독일 및 유럽은 생존을 위해 석탄발전까지 돌리면서 친환경보다 에너지 안보에 치중하는 모습이다. 우리도 현재 존재하는 석탄 발전기는 적극 유지하고 활용하면 전력가격 인상을 억제해야 한다.
재생에너지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재생에너지 확대가 에너지 안보의 대안인 것처럼 포장하는 것은 해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위중한 에너지 위기 상황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친환경이라는 구호가 아니라 당장 내일 공장을 돌리고 국민의 에너지 가격 안정을 지킬 수 있는 냉철한 에너지 전략이다. 미래 세대에 깨끗한 환경을 물려주기 전에, 먼저 불이 꺼지지 않는 나라를 물려줘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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