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6 대한민국 ESG: 새물다양성 및 자연자본 포럼'의 '지속가능한 공시 성공적 안착 방안' 세션에서 패널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박주성 기자
의무화를 앞둔 '지속가능성 공시 제도'에 우리 산업계가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업 차원의 전략과 인식 전환이 요구된다는 전문가 제언이 쏟아졌다. 기후 위기와 생물 다양성 축소 등으로 자연자본 손실이 심화함에 따라 글로벌 산업 환경에서 지속가능성 공시가 비관세장벽으로 진화하며 재무적 리스크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2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6 대한민국 ESG: 생물다양성 및 자연자본 포럼'의 세 번째 세션에서는 지속가능성 공시가 국내 산업 환경에 연착륙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자 산업계 관계자 등 전문가들의 논의가 활발히 전개됐다.
지속가능성 공시 제도는 기업별 자율 공개 수준에 그쳤던 '지속가능경영보고서(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 활동 성과 기록)'를 국내 공시 체계에 공식적으로 편입하는 내용이 골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이 같은 제도를 의무화하기 위한 '지속가능성 공시 제도 로드맵 초안'을 공개한 뒤, 이달 중 로드맵을 최종 확정·발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글로벌 주요 국가에서는 이미 이 같은 제도를 법제화해 본격 시행에 나선 상황으로, 단순 회계문제를 넘어 비관세장벽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전문가 진단이 뒤따른다. 국내에서도 제도 의무화 시계의 초침이 빠르게 돌아가면서 기업별 대응 전략 마련이 보다 시급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죄장으로 토론을 진행하고 있는 박필주 한국환경산업기술원 ESG인프라지원단장. (사진=송기우 기자)
특히 이날 세션 주제발표 직후 박필주 한국환경산업기술원 ESG인프라지원단장이 좌장으로 주재한 패널 토론에서는 국내 기업이 이 같은 제도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실무적 제언이 이어졌다.
이옥수 김앤장 법률사무소 지속가능성기후센터장은 토론을 통해 “기후 관련 요소를 공시함에 있어 자본적 지출(CapEx)과 영업비용(OpEx)의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후위기 극복에 공여하기 위한 기업 차원의 투자 수치를 구체화함으로써 정책금융 등 자금조달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토론자로 참석한 이옥수 김앤장 법률사무소 센터장. (사진=송기우 기자)
예컨데, 금융위는 지난 2월 '제4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통해 '한국형 녹색 대전환(K-GX) 전략의 일환으로 향후 10년간 총 790조원 규모에 달하는 정책금융 활성화 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그는 '그리워싱'과 같은 ESG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명확한 투자 기준을 마련하고, 기업 내 유관 부서의 협업 체계를 구축하는 등 본격적인 제도 도입에 앞서 기업 차원의 면밀한 사전 준비 필요성도 강조했다.
또한 이 센터장은 개별 법인을 넘어, 모회사와 자회사로 구성된 각 그룹의 ESG 리스크 관리 거버넌스 설계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모회사와 자회사는 회사법상 각각 독립된 법인이므로 모회사가 자회사의 리스크를 관리하거나 실시할 의무 자체는 없다"면서도 “자회사에서 ESG 리스크가 발생하면 연결 공시를 수행하는 모회사의 평판에 타격이 발생하고, 특히 의무 공시 아래에선 송사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주성호 한국회계기준원 지속가능성기준실장은 토론에서 각 기업과 경영진의 인식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주 실장은 “재무(사업)보고서의 경우 기업의 미래 캐시플로우(현금흐름)를 가정해 부채를 조정하듯 다수의 추정을 포함하고 있는데, 지속가능성 공시 역시 재무적 영향이나 전환 계획 등 가정이 기술된다"며 “이 과정에서 재무보고서와 지속가능성 보고서가 일관되지 않으면 장부 금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토론 패널로 참가한 주성호 한국회계기준원 실장 (사진=송기우 기자)
각 보고서의 연계성을 일선 회계부서 단계에서 일치·통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최고경영자(CEO)·최고재무책임자(CFO) 등 경영진의 의사결정과 자원 투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기업이 지속가능성 리스크를 적기에 식별하고, 이를 반영해 공시로 연결하는 통합적 접근법을 수립할 수 있도록 경영진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 실장은 짚었다.
조한나 한국환경연구원 기후적응협력실장은 연구원이 운영 중인 '산업계 적응 협의체'의 △물리적 리스크 시범 진단 △산업계 적응 매뉴얼 △한국형 분석 플랫폼 등 핵심 사업을 토대로 지속가능성 공시 대응 전략 수립을 위한 국내 기업 지원방안을 소개했다.
▲토론 패널로 참가한 조한나 한국환경연구원 실장. (사진=송기우 기자)
특히 한국형 분석 플랫폼에 대해 조 실장은 “기후 위험 분석을 통해 다양한 물리적·전환 리스크와 재무 영역까지 평가할 수 있는 한국형 모델로, 공시 의무화 연도인 2028년 오픈될 예정"이라며 산업계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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