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 로고. 연합뉴스
국가가 법으로 보호하겠다고 한 중증장애인생산품 생산시설이 가격결정 단계에서 오히려 일반기업보다 불리한 대우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달청이 같은 품목에 대해 일반 다수공급자계약(MAS) 업체에는 5만4000원의 단가를 인정하면서, 장애인 고용과 직접 생산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중증시설에는 되레 2000원 낮은 단가를 적용한 사례가 확인됐다. 중증장애인을 고용해 더 많은 비용 부담을 지는 쪽이 더 낮은 단가를 받는 역설이다.
28일 에너지경제 신문 취재 결과 한국장애인중심기업협회 피복사업본부 외 8개 중증시설은 전날 국민권익위원회에 의견서를 제출해 군수품(동운동복·춘추운동복·하운동복) 수의계약 단가 산정 방식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특별법(중증장애인생산품법)에 따라 중증시설은 군수품에 대해 방위사업청·조달청과 수의계약을 체결해왔다. 수의계약은 경쟁입찰 없이 수의시담을 통해 단가가 결정되는 구조다.
문제는 조달청이 중증시설 수의계약 단가를 일반기업이 참여하는 MAS 평균단가에 연동해서 정한다는 것이다. MAS는 다수의 수요기관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대상으로 조달청이 단가계약을 체결하고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등록해 수요기관이 자유롭게 선택·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계약제도다.
중증시설은 구조적으로 일반경쟁기업과 동일선상에서 경쟁이 어렵다. 중증장애인 생산품에 대한 우선구매를 정하고 있는 중증장애인생산품법도 이 점을 고려해 경쟁고용이 어려운 중증장애인들을 고용하는 시설을 지원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같은 법 시행령은 중증시설 지정 기준을 엄격하게 정하고 있다. 서비스 제공 과정에 참여하는 장애인 10명 이상, 전체 근로자 대비 장애인 비율 70% 이상, 장애인 중 중증장애인 비율 60% 이상, 총근로시간 중 장애인 근로시간 비율 50% 이상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중증시설과 달리 일반기업은 장애인 고용을 입찰 참가나 낙찰자 결정의 필수요건으로 부담하지 않고도 군수품 입찰에 참여해 낙찰받을 수 있다. 수의계약 단가산정에 있어 중증시설과 다른 생산·고용 구조를 가진 일반기업의 가격을 적용하는 것이 법 취지에 어긋나는 이유다.
중증시설은 장애인 고용을 유지하고 직접 생산 구조를 유지하는데 일반기업보다 더 큰 비용을 부담한다. 직업을 지도하며 생산성을 보완하고, 공정관리와 품질관리를 유지하는 과정에도 일반기업과는 다른 구조적 특수성이 존재한다.
▲27일 한국장애인중심기업협회 피복사업본부 등이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출한 수의계약단가, MAS 최고단가, MAS 최저단가, MAS 평균단가 그래프
핵심은 계약단가 역전 현상이다. 신청인들이 권익위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4년까지는 중증시설 수의계약 단가가 MAS 최고단가보다 높았다. 이후 수의계약 단가가 크게 하락해 2025년에 이르러 MAS 최고단가보다 낮아지는 역전현상이 발생했다.
▲27일 한국장애인중심기업협회 피복사업본부 등이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출한 MAS 최고단가 대비 격차 변화 그래프
이런 경향성은 동운동복·춘추운동복·하운동복 전 품목에서 나타난다는 것이 신청인들의 설명이다. 대표적으로 동운동복의 경우 MAS 최고단가는 2022년과 2025년 모두 5만4000원으로 사실상 유지됐지만, 중증시설 수의계약 단가는 5만8900원에서 5만2000원으로 6900원 하락했다.
그 결과 2022년에는 수의계약 단가가 MAS 최고단가보다 4900원 높았지만 2024년에는 격차가 100원으로 줄었고 2025년에는 오히려 2000원 낮아졌다.
중증시설들이 더 낮은 단가를 받게된 것은 MAS 최고단가보다 중증시설 수의계약 단가가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MAS 최고단가의 평균 변동폭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1200원으로 제한적이었다. 반면 중증시설 수의계약 단가의 평균 변동폭은 2300원으로 2배 가량 크게 나타났다. 이는 단순히 일반경쟁시장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에 수의계약 단가로 함께 하락했다는 것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계약 물량도 크게 차이났다. 중증시설 생산품은 5만2000원 단가로 5만235착을 계약해 계약규모가 약 26억원이었다. 일반기업은 중증시설 수의계약 단가보다 높은 5만2200원에서 5만4000원까지의 MAS 단가를 적용받아 10만착 이상을 계약해 계약규모가 약 54억원이었다. 더 높은 단가로 더 많은 물량을 계약한 셈이다.
조달청 관계자는 수의계약 단가 선정과 관련해 “국가계약법령과 계약예규 등 하부지침에 따라서 여러 조건들을 반영해서 정한다"며 “수의계약은 기본적으로 수의시담을 통해 계약 상대자와 요구사항을 반영해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현장의 목소리는 달랐다. 수의시담은 전자로 이루어지고 사전에 오고가는 대화는 없다는 것이다. 중증시설 관계자는 “조달청이 어떤 기준과 절차에 따라 수의계약 단가를 산정하는지 업체 입장에선 알 수 없다"며 “중증시설의 장애인 고용·직접생산 구조와 생산성 보완 부담이 실제로 반영되었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2025년 육군 동운동복 전체 계약수량인 33만2677착 중 중증장애인생산품 생산시설 5개가 담당한 물량은 5만235착으로 전체의 약 15.1%다. 중증시설이 시장을 과도하게 점유하거나 국가예산에 중대한 부담을 주는 구조가 아니라는 것이다.
신청인들은 “국가가 법으로 보호하겠다고 한 중증장애인 일자리가 가격결정 단계에서 오히려 불리하게 취급되고 있다"며 “우선구매제도가 보호장치가 아니라 중증시설의 생산기반을 약화시키는 구조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동 리스크 삼킨 AI…다시 대세된 ‘바이 아시아’ [머니+]](http://www.ekn.kr/mnt/thum/202604/rcv.YNA.20260428.PYH2026042803870001300_T1.jpg)





![[속보] 코스피 사상 처음 6700선 돌파...1.31% 상승](http://www.ekn.kr/mnt/thum/202604/rcv.YNA.20260428.PYH2026042804770001300_T1.jpg)
![[환경포커스] 플라스틱 일주일 멀리했더니 화학물질 수치 절반으로 뚝](http://www.ekn.kr/mnt/thum/202604/news-p.v1.20260427.c3dea00b6d9e4d17a4b258f0a52d4ff6_T1.jpg)
![[EE칼럼] 수소산업의 르네상스를 꿈꾸며](http://www.ekn.kr/mnt/thum/202604/news-a.v1.20260428.a9409c4418a242bba44d3f82ce8f15f8_T1.jpg)
![[EE칼럼] 한국 에너지 정책의 만기 불일치](http://www.ekn.kr/mnt/thum/202604/news-p.v1.20250702.05b45b3b37754bef91670415ae38a4b8_T1.jpg)

![[이슈&인사이트] 청와대에 ‘핀셋’이 필요한 이유](http://www.ekn.kr/mnt/thum/202604/news-a.v1.20241109.b66efaf66a144273bc45695d05163e00_T1.jpg)
![[데스크칼럼] 삼성전자 노조의 근시안적 ‘가치’](http://www.ekn.kr/mnt/thum/202604/news-p.v1.20260426.cabfa7e60ed9411da3ce1abd916d6aaa_T1.jpg)
![[기자의 눈] 발전공기업 통폐합, 최악의 기후 악당 낳을라](http://www.ekn.kr/mnt/thum/202604/news-p.v1.20260427.b55d7f914e3d4ced9d9f8ec2b8377f64_T1.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