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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불허’ 하나은행장 인선...하나금융지주, 어떤 카드 꺼낼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6.26 14:31

이호성 행장, 하나카드 사장-하나은행장 역임
상징성 및 성과 양호...연임여부는 ‘불확실’

행장 교체시 이승열 VS 강성묵 구도 ‘공고’
연임시 이호성 다크호스 부상 관측

금융당국, 조만간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
금융지주, CEO 인선 공정성 입증 관건

하나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가 수년간 이어온 하나은행장 교체 관행을 깰지 주목된다. 전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태로 홍역을 앓았던 우리금융지주를 제외하고, KB금융지주와 신한지주는 큰 변수가 없는 한 대체로 은행장에 추가 임기를 부여했다.


그러나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몇 년간 하나은행장을 2년마다 새로운 인물로 발탁했다. 만일 이호성 하나은행장이 이러한 관례를 깨고 연임에 성공할 경우 차기 회장 경쟁 구도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 진입장벽 높다...하나은행장, 연임의 벽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호성 하나은행장의 임기는 올해 연말 만료된다. 통상 은행장 인사에 대한 윤곽은 연말께 나오는 만큼 하반기로 갈수록 이 행장 거취에 대한 관심도 커질 전망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수년간 은행장을 2년 단위로 교체했다. 2025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하나은행장을 지낸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제외하고, 지성규·박성호·이승열 전 행장은 모두 2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수순을 밟았다. 불확실한 금융 환경에서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최적의 경영진을 발탁해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겠다는 의도였다.


이는 하나금융지주가 은행장 인선을 단행할 때 실적뿐만 아니라 내부통제, 조직 쇄신, 지배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는 의미다. 하나금융의 이런 기조는 KB금융지주, 신한지주 등 다른 지주사들이 내부통제, 금융사고 등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은행장에 2+1년, 2+2년의 임기를 부여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 연임시 차기 회장 후보군 '지각변동'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호성 행장의 연임 여부가 그룹의 인사 기조 변화와 지배구조 방향성을 가늠하는 중대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현재 이승열·강성묵·이은형 부회장 3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 중 이승열 부회장과 강성묵 부회장 겸 하나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꼽힌다. 이 부회장과 강 부회장 모두 함영주 회장으로부터 강한 신임을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승열

▲사진 왼쪽부터 이승열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강성묵 부회장 겸 하나증권 대표이사 사장, 이은형 부회장.

이런 상황에서 이호성 행장이 연임에 성공하면, 내부 회장 후보군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계열사 CEO 인선을 담당하는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함영주 회장과 사외이사 3인 등 총 4인으로 구성된 만큼 이 행장의 연임은 이사회와 함영주 회장의 강한 신임으로 해석될 수 있어서다.


이호성 행장의 이력과 성과만 보면 교체보다는 추가 임기 부여에 무게가 실린다. 이 행장은 그룹 내 대표적인 영업통이자 비은행 계열사 CEO 출신 은행장이라는 상징성까지 갖고 있다. 1964년생인 이호성 행장은 중앙영업그룹장, 영남영업그룹장을 거쳐 2023년 1월부터 2년간 하나카드 대표이사를 지냈다. 이후 하나은행장에 발탁돼 재임 기간 실적, 내부통제, 금융소비자 보호 등 여러 방면에서 양호한 성과를 보였다. 하나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1조10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 늘었다. 작년 연간 순이익은 3조7475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7% 증가했다.


하나금융지주처럼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은행 비중이 큰 금융지주사들은 금융지주 회장 인선에서도 은행장의 존재감이 상당하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올해 2월 은행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은행권이 먼저 지배구조 혁신에 과감히 나서달라"고 주문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 “공정성, 투명성 강화하라"...지주사에 남겨진 숙제

이호성 하나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일각에서는 아직 상반기 실적도 발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장 인선을 가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이 작년 12월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금융지주사를 향해 “가만히 놔두니까 부패한 이너서클이 생기고, 자기들 멋대로 소수가 돌아가면서 계속 지배권을 행사한다"고 비판한 이후 금융지주 지배구조에 대한 긴장감은 연중 내내 이어지고 있다.


나아가 금융당국이 조만간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안을 발표하면, 이 내용은 금융지주 회장뿐만 아니라 행장 선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실제 이찬진 원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배구조 개선안을 두고 “7월 3일 전에는 발표될 것"이라며 “지주 회장 선임뿐만 아니라 행장 선임 절차가 다수 예정돼 있고, 지배구조 개편 관련 모범규준, 법률 개정안을 망라해서 적용할 과제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지배구조 손질을 예고한 만큼 올해 하반기 회장, 자회사 CEO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금융지주사 스스로 절차적 투명성과 공정성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장을 역임한 금융지주 회장이라고 해서 모두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라며 “금융지주 회장을 선임할 때 은행장을 지낸 인물을 우대하는 것은 오히려 회사 발전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룹 차원에서 체질 개선이나 새로운 방향성에 대해 고민한다면, 은행장 출신이 아닌 다른 자회사 CEO, 외부 후보군에 대해서도 영입을 검토할 수 있다"라며 “(금융지주사 스스로도) 그간의 관례에서 벗어나 넓은 시각으로 인사를 단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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