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주주 영입해야'…소액주주연대 캐스팅보터로
거래재개·유동성 해소 열쇠는 외부 자본 유치가 답
“경영권 분쟁보다 정상화 우선"…SI·FI 물밑 접촉
▲사진=대호에이엘
대호에이엘 소액주주들이 거래재개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새 대주주 영입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상장폐지 위기와 유동성 압박이 동시에 닥친 가운데, 기존 경영권 분쟁 구도만으로는 회사 정상화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호에이엘 소액주주연대는 현재 약 140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 기준 약 13%의 지분을 결집한 상태다.
소액주주연대가 원하는 것은 특정 세력의 경영권 장악이 아니다. 거래재개와 경영 정상화를 이끌 수 있는 새로운 투자자 유치다. 이들은 건실한 전략적투자자(SI)와 더불어 재무적투자자(FI)가 유입돼 지배구조를 안정시키고 자본을 확충하는 것이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보고 있다.
이상인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회사 경영권 분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어느 투자자도 쉽게 들어오기 어렵다"며 “지금은 기존 세력 간 다툼보다 건실한 새 대주주를 모셔오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소액주주연대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외부 자본 유치를 가장 현실적인 정상화 방안으로 꼽고 있다. 거래정지와 상장폐지 위기 속에서 회사가 자체적으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외부 자본을 통해 자금 조달과 지배구조 개선을 동시에 이뤄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 대표는 “상장폐지 이후 회생 절차로 가면 채권자 상환까지 감안해야 해 훨씬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해진다"며 “개선기간이 부여되거나 거래정지 상태가 이어지는 동안 우량한 SI와 FI가 들어와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누가 경영권을 갖느냐보다 회사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는 것이 중요하다"며 “주주연대도 새 투자자를 찾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액주주연대가 새 대주주 영입을 통해 회사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보는 배경에는 회사의 본업 경쟁력이 있다. 대호에이엘은 알루미늄 압연·가공 분야에서 20년 넘게 사업을 영위해 온 코스피 상장사다. 주요 고객사로는 현대로템 등이 꼽힌다.
실제 실적도 외형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매출액은 2024년 1688억원에서 2025년 2156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1분기 매출도 654억원으로 전년 동기(459억원) 대비 42.5%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대호에이엘의 사업 기반 자체는 훼손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한다. 거래정지와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생산과 영업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알루미늄 가공업은 설비 투자 규모가 크고 고객사 인증과 납품 이력이 중요한 산업이다. 신규 업체가 단기간에 시장에 진입하기 쉽지 않은 구조다. 실제 국내 알루미늄 압연·가공 시장은 소수 업체가 경쟁하는 과점 구조에 가깝다.
시장에서는 전기차 시장 회복과 철도차량 경량화 수요 확대가 중장기 성장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알루미늄은 자동차와 철도차량 경량화 소재로 활용도가 높아 관련 산업 성장의 수혜가 기대된다.
원가 절감 여력도 거론된다. 대호에이엘은 연간 1300억원 규모의 알루미늄 원재료를 해외에서 조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공급망 다변화와 경쟁입찰 확대를 통해 원재료 매입 단가를 낮출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원재료 조달 구조를 개선할 경우 영업이익률 개선 여지가 있다는 평가다.
소액주주연대를 중심으로 한 일부 주주들의 새 대주주 영입을 위한 물밑 작업은 구체화돼 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거래 정상화 이후 경영권 인수가 가능한 SI 및 재무적으로 보조할 FI를 대상으로 접촉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액주주연대 역시 잠재 투자자들과의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주주연대와 주요 주주들이 회사 정상화를 위해 투자자들을 찾고 있다"며 “거래재개에 초점을 맞추고 사방팔방 뛰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새 대주주 영입이 현실화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우선 이달 말 예정된 유산스 만기 대응 결과가 향후 협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거래정지 상태가 길어질수록 잠재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 시점과 조건을 보수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다.
기존 주주들의 이해관계 조율도 과제다. 새 대주주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들어올 경우 발행가액과 지분 희석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새 투자자가 기존 주주들이 원하는 가격에 들어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 주주들도 거래재개와 회사 정상화라는 큰 틀에서 현실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채권단 차원의 지원 가능성도 변수다. 채권 은행 중에는 대환대출 형태로 유동성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는 단기 유동성 지원에 불과하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신규 자본 유입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대호에이엘은 사업 경쟁력만 놓고 보면 충분히 검토해볼 만한 회사"라면서도 “경영권 분쟁과 법적 공방이 이어지고 있어 잠재적 인수자 입장에서는 지배구조 리스크를 먼저 확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래소가 중요하게 보는 것도 결국 회사가 정상적인 지배구조와 자금 조달 능력을 회복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며 “새 자본 유치와 분쟁 정리가 동시에 이뤄져야 거래재개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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