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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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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에 부동산감독원까지…민주당 ‘불완전’ 입법, 브레이크가 없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7.11 09:00

PBR 기준 변경, 조세 형평성 지적
전담기구 신설 놓고 실효성 논란
재산권·기업활동 영향 여야 공방

발언하는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주가누르기 방지법'과 부동산감독원 설치법의 하반기 처리 방침을 밝히면서 시장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저평가된 주가를 정상화하고 부동산 이상거래를 근절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시장에서는 기업 경영과 재산권을 과도하게 제약하거나 기존 감독체계와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하반기 주요 입법 과제에 주가누르기 방지법으로 불리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과 부동산감독원 설치 관련 법안을 포함시켰다.


현행법은 상장주식을 상속·증여할 때 상속·증여일 전후 각 2개월간의 평균 주가를 과세표준으로 삼는다. 반면 이소영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배 미만인 상장사에 대해서는 시장가격 대신 순자산가치 등을 반영한 공정가치를 기준으로 과세할 수 있도록 했다. 김현정 의원이 발의한 법은 PBR이 2년 연속 1.0을 기록한 상장사에 주가 제고를 위한 방안을 의무 공시하도록 했다.




민주당은 일부 대주주가 상속·증여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가를 낮게 유지하려는 유인을 차단하고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한다. 이재명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 이소영 의원 안에 대해 “발의자에 이름을 올리고 싶다"고 공감을 나타낸 바 있다.


그러나 증권가와 조세 전문가들은 법안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낮은 PBR이 곧바로 대주주나 경영진의 의도적인 저평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건설업처럼 거시경제 영향을 크게 받거나 철강·화학 등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요한 장치산업은 산업 특성상 PBR이 1배를 밑도는 사례가 적지 않다. 외부 환경에 따른 저평가와 경영진의 의도적인 주가 관리 여부를 객관적으로 구분하기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조세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실제 거래가격이 존재하는 상장주식을 별도의 공정가치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은 세법의 기본 원칙인 시가 과세와 충돌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본지에 “우리나라 상속세는 전 세계적으로 매우 높은 편이다 보니 오너들이 상속세 부담을 낮추기 위해 주가가 오르는 것을 원치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상속세율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상속세가 전체 국세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3% 수준에 불과하다"고 부연했다.


류 대표는 주가 부양을 위해선 상속세 부담 완화와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자본시장 세제 개편이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는 이자와 배당소득을 합한 금융소득이 연간 2000만원을 초과하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돼 최고 49.5%(지방소득세 포함)의 세율이 적용될 수 있다"며 “배당·이자소득은 금액과 관계없이 일정 세율로 분리과세하는 것이 주식시장 활성화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부동산감독원 설치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감독원은 실거래 허위신고와 편법 증여, 시세조작 등 부동산 시장의 이상거래와 교란행위를 상시 감시·조사하는 전담 기구다. 문재인 정부도 설치를 추진했지만 권한 집중과 중복 규제 논란이 불거지면서 입법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민주당은 부동산 불법 거래와 투기를 보다 전문적으로 감시할 조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야당과 부동산 업계 일각에서는 국토교통부와 국세청, 금융위원회, 지방자치단체 등이 이미 이상거래 조사 권한을 갖고 있는 만큼 별도 기관 신설의 필요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반박한다.


국회 전자청원에 지난달 26일 올라온 '부동산감독원 개설 반대에 관한 청원'은 현재 1만1352명이 동의한 상태다. 청원인은 “명분은 부동산 투기에 대한 단속을 더 철저히 하기 위해 시행한다고 하지만, 불명확한 규정들로 인해 영장 없이 사실상 전 국민의 경제 사정을 정부 마음대로 파악하는 도구로 사용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시장 혼란과 과도한 규제를 이유로 두 법안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민주당은 하반기 중 입법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지만, 법안의 필요성과 시장 영향 등을 둘러싼 여야 공방은 국회 심사 과정에서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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