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중·저신용자의 이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민간중금리대출 금리 상한을 인하했다.
금융권 내 중금리대출 확대를 비롯한 포용금융 기조가 퍼지면서 2금융권 위주로 부담이 커지고 있다. 2금융권은 상대적으로 건전성과 수익성 체력이 약하기에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와 금리 인하로 인해 수익 구조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는 이달부터 올해 연말까지 적용하는 민간중금리대출 금리 상한을 내려잡았다. 민간중금리대출은 중·저신용자에게 법정 최고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상한 인하에 따라 하반기 금리 상한은 상호금융·캐피탈·저축은행에서 일제히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상호금융은 8.97%, 카드 12.26%, 캐피탈 14.37%, 저축은행은 15.27%로 적용했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대비 업권별로 크게는 1.24%p 낮아졌다. 당국은 '중금리대출 활성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올해 민간 중금리대출 공급 규모 또한 28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카드·캐피탈·저축은행까지 참여를 넓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당국의 민간중금리대출 금리 상한 인하 제도는 중·저신용자의 이자 부담을 낮추기 위한 조치지만, 카드사를 비롯한 2금융권의 연체위험과 수익성에 있어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카드업권의 경우 지난해 대규모 부실채권(NPL) 매각으로 연체율을 낮췄지만 중금리대출 확대 및 금리 인하가 다시 건전성 및 수익성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란 예상이다. 중금리대출이 카드론의 평균 금리보다 낮고 차주 리스크는 더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드사들의 경우 올 1분기 카드론 취급액이 전분기 및 전년과 비교해 증가했지만 관련 수익은 감소하기 시작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8개 전업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의 올해 1분기 말 카드론 잔액은 39조6819억원으로 1년 전(39조2870억원)보다 약 4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카드론 수익은 1조3078억원으로 1년 전 1조3243억원 대비 165억원 감소했다. 직전 분기 대비로는 157억원 줄었다.
▲금융권 내 중금리대출 확대를 비롯한 포용금융 기조가 퍼지면서 2금융권 위주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업계는 중금리대출 공급량 확대 등 포용금융 확산 기조에 따라 평균 취급 금리대가 낮아진 영향을 이유로 보고 있다. 카드사 8곳의 평균금리는 지난해 1분기 연 14.64%에서 올 1분기 13.50%로 내려왔다. 같은 기간 중금리대출 취급액은 1조2625억원에서 2조5708억원으로 1조원 이상 불어났다.
저축은행 역시 이번 변화에 민감한 업권이다. PF 부실과 연체율 상승으로 체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중금리대출을 대폭 늘리고 금리까지 낮추게 될 경우 감당해야 할 리스크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업계는 당국의 포용금융 정책에 발맞춰 최근 중금리대출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SBI, OK, KB 등 주요 저축은행은 이달 들어 신용평점 하위 50% 이하 차주를 대상으로 기존보다 최고 금리를 대폭 낮춘 '중금리 생활안정대출'을 출시했다. 저축은행의 올해 하반기 민간중금리대출 금리 상한(15.27%)의 경우 고점이었던 2023~2024년 17.50%와 비교하면 무려 2.23%p 낮아졌다.
이런 가운데 중저신용자 대상 금리 인하 움직임마저 커지고 있어 금융권 수익성에 영향이 커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과 김용범 대총령정책실장이 지적해 온 '잔인한 금융'에 대해 개선에 나서고 있다. 추진단 금융산업분과에서는 중저신용자 공급 확대 및 금리단층 해소를 4개 대표 주제 중 하나로 선정한 상태다. 이는 제1금융권에서 제2금융권으로 이동할 때 대출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는 이른바 '금리 단층' 해소가 목적으로, 중금리대출 활성화 방안과 중저신용자 대상 금리 인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2금융권에선 PF 부실과 연체율 상승, 가계대출 규제까지 겹친 상황에서 중금리대출의 확대는 단순한 사회적 책임 차원이 아닌 수익모델 영향의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하반기엔 조달금리가 오르는 추세인데 대출금리가 내려가면 마진이 줄어 중금리대출을 확대할 유인이 높지 않다"며 “주수익원이 고금리·고위험 대출인 점을 감안하면 중금리대출 확대가 수익 구조 자체에 영향을 주는 방향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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