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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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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긴축의 시간, 금리 너머의 과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7.16 14:46

에너지경제 송재석 금융부장

금융부장

돈 구하기가 다시 비싸지는 시대가 시작됐다. 한국은행은 3년 6개월 만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정책기조 변화의 신호를 시장에 던졌다. 놀랄 만한 결정은 아니었다. 물가는 목표 수준을 웃돌았고 올 상반기 경제성장세도 예상보다 가팔랐다. 중앙은행이 물가 안정을 외면한 채 금리를 묶어둘 명분은 사실상 사라진 상태였다.


금리 인상의 불가피함과 별개로 그 파장은 결코 가볍지 않다. 기준금리는 같은 폭으로 조정되지만 시장과 경제 주체가 받는 충격은 균등하지 않다. 자금 조달 창구가 다양한 대기업과 은행 대출에 의존하는 중소기업, 현금흐름이 비교적 안정적인 기업과 하루 매출에 생존이 달린 자영업자가 같은 금리를 감당하는 방식은 애초부터 다를 수밖에 없다.


이번 통화정책의 전환은 경제가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이는 시점에 시작됐다는 점에서 이전과 다르다. 과거 경기 과열기에 단행됐던 긴축과 달리 지금은 경기회복과 물가 대응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반도체를 앞세운 수출은 초호황을 이어가고 경제성장률도 눈에 띄게 개선됐지만 내수와 자영업은 여전히 높은 금리와 소비 부진을 견디고 있다. 성장의 과실이 경제 전반에 돌아가기도 전에 긴축이 시작된 셈이다. 그 간극은 은행 연체율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5월 말 5대 은행의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0.09%에 그친 반면 중소기업은 0.73%로 8배 넘는 차이를 보였다. 같은 기준금리라도 충격은 가장 취약한 곳부터 먼저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금융권의 대응까지 겹치면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연체율이 오르면 은행은 충당금을 늘리고 위험관리를 강화한다. 대출 심사는 더 보수적으로 바뀌고 신용 공급은 위축된다. 결국 자금이 가장 필요한 곳일수록 돈을 구하기 어려워지는 역설이 나타난다. 긴축의 영향은 신용의 축소라는 형태로 훨씬 크게 체감될 가능성이 높다.


긴축이 시작됐다면 정책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 기준금리는 물가를 잡는 데 필요한 수단이지만 기업의 경쟁력과 성장 동력까지 만들어주지는 못한다. 결국 금리 인상기의 충격을 흡수하고 회복의 기반을 지키는 일은 재정과 산업정책이 맡아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시적인 자금난과 구조적인 한계를 구분하는 것이다. 회복 탄력성이 높은 기업들까지 고금리 부담으로 시장에서 밀려난다면 이는 경제 전체의 손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정책금융은 이런 기업들이 시간을 벌 수 있도록 돕는 데 집중해야 하고, 반대로 경쟁력을 잃은 부문은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가계 부문의 부담도 외면할 수 없다. 기준금리 0.25%p 인상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차주들의 연간 이자 부담은 약 1조8000억원 가량 늘어난다. 이는 소비를 떠받칠 자금이 금융비용으로 흡수된다는 의미다. 취약차주의 상환 부담이 한계를 넘어서면 소비 위축은 물론 연체 증가와 신용경색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 금리 인상의 충격이 금융시스템과 내수로 확산되지 않도록 정책의 안전판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잠재성장률 3%, 세계 수출 4강, 국민소득 5만달러라는 '3·4·5 비전'을 제시했다. 목표는 분명하지만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고 본다. 긴축의 부담을 이겨내면서도 기업의 투자와 고용, 그리고 시장의 신뢰를 이어갈 수 있어야 성장의 기반도 지켜낼 수 있다. 한국 경제의 대도약 여부는 그 어려운 균형을 얼마나 잘 풀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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