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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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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동차는 가장 거대한 피지컬 AI”…미래차 승부처를 말하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7.20 13:56

김필수 한국전기자동차협회장
“앞으로 5년이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 승부처”
“규제 일변도 정책으론 미래차 경쟁 못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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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서 만난 김필수 한국전기자동차협회장. 사진=박서현 기자


질문을 하면 곧바로 답이 돌아왔다. 정부 정책에도, 국내외 완성차 업체에도 예외는 없었다. 잘한 건 인정하고, 잘못한 건 단번에 잘라냈다. 규제 일변도의 정책에 “규제가 기업 환경을 다 망친다"며 직격탄을 날렸고, 기업에도 “미래기술 전환을 더 서둘러야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발언은 거침없지만, 기업은 마음껏 뛸 수 있는 환경에서 혁신하고, 정책은 안전이라는 원칙을 분명히 세워야 한다는 방향은 늘 같다. 김필수 한국전기자동차협회장은 정책 자문위원,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로 30여 년간 자동차 산업과 정책 현장을 넘나들며 그 변화를 지켜봐 왔다.


그는 “지금부터 5년이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의 승부처"라고 말한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은 거대한 변곡점에 서 있다고 했다. 실제로 미국은 보호무역의 벽을 높이고, 중국은 전기차와 인공지능(AI)을 앞세워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자율주행으로의 전환이 본격화 되면서 산업 경쟁력과 규제 혁신, 안전에 대한 그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16일 김필수 한국전기자동차협회장을 만나 국내 자동차 산업의 위기와 기회를 물었다.


다음은 김 교수와의 일문일답.


- 그간 교수 뿐 아니라 다양한 역할을 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학교에서 제자를 가르치는 게 주 임무지만 실제로는 바깥 활동이 더 많았다.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어떻게 하면 기업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생각했다. 기업에 도움을 주다 보면 그 기업의 인재상도 파악이 된다. 인재 양성에도 좋은 일이다."


- 수십년 간 자동차 산업을 지켜보며 정부에게 했던 가장 뼈아픈 조언은 무엇인가.


“입이 마르도록 얘기하는 건 두 가지다. 하나는 안전. 자동차 산업에서 안전에는 타협이 없어야 한다. 매립형 손잡이, 화물차 사고, 고령 운전자 사고 등 꾸준히 얘기 해왔던 문제다.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도 5~6년 전부터 반드시 상용화 해야한다고 계속 주장해왔다. 3개월 전에야 처음으로 한 기업이 인증을 받고 도입 중이다.


다른 하나는 규제일변도의 정책 기조다. 정부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거리가 멀다. 정책 자문을 하다 보면 규제 논의에 올리는 것 자체가 규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 목소리를 내왔던 것으로 아는데.


“그렇다. 최근 기후부에서 내놓은 보조금 기준도 잘못됐다. 국내 공급망 기여도 항목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수출을 통해서 먹거리를 만드는 나라다. 국가 간의 관계가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미국처럼 자국 우선주의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팔이 안으로 굽는 자국 우선주의식 보조금 정책은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올 거다.


하이브리드 보조금에 대해서도 10년 전부터 기후부에 자문해왔다. 지금처럼 순수 전기차만 보조금을 주면 전동화가 느려지고, 국내 완성차 업체도 하이브리드 내수 시장을 키울 수가 없다. 현대자동차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수출밖에 못 하고 있지 않나. 보조금 정책도 하이브리드부터 전기차까지 단계적으로 해야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 최근 전기차 캐즘 현상이 심화되며 하이브리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아직은 순수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 시장이 우세하다고 보나.


“현실적으로 지금은 하이브리드 시대라고 봐야한다. 우스갯소리로, 내가 전기차 협회장인데도 전기차 안 끈다는 얘기를 한다. 그만큼 아직 전기차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크다는 얘기다. 주행거리도 한정적이고 수리비나 보험료도 비싸다. 이런 것들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부담이기 때문에 캐즘까지 온 거다. 최근엔 EREV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고,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은 원래 한번에 바뀌지 않는다. 앞으로도 20년은 더 걸릴 것 같다."


- 미국은 보호무역 기조를 계속 강화하고 있다. 한국 자동차 산업은 어떤 전략으로 대응해야 하나.


“기업 입장에선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로 생산 기반을 외국으로 옮기면 오히려 좋다. 초기 비용은 들지만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안정성이 강화되는 거다. 문제는 국내에 산업 공동화 현상이 발생한다는 거다. 여기에 로보틱스 자동화 흐름까지 겹치니 일자리 문제가 생길 거다. 정부 입장에선 국내 산업 기반이 망하는 지름길 아니겠나."


- 중국산 전기차의 굴기도 강해지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력은 어떤가.


“이미 중국 전기차가 중저가 모델 시장을 장악했고,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결국 자율주행이나 인공지능을 필두로 SDV, 중고급형 시장을 공략하는 게 최선이다. 반도체처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 미래차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 산업의 가장 큰 기회는 무엇이라고 보나.


“앞으로 5~10년이 가장 중요한 전환기다. 자동차 산업이 자동차를 넘어 모빌리티로 바뀌면서 UAM, 로보모빌리티, 자율주행 등 대변혁이 일어나고 있다. 이 시기에 정부를 중심으로 산·학·연이 얼마나 잘 뭉쳐 미래 먹거리를 잡느냐가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결정한다. 우리나라는 서방에서 제조업이 가장 활성화된 나라이니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가장 중요한 건 자동차가 피지컬 AI라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휴머노이드 로봇만 떠올리는데, 피지컬 AI 1번은 사실 자동차다. 자율주행과 인공지능을 전기차 기반 위에 구현하는 것이 바로 피지컬 AI다. AI가 노트북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바퀴를 달고 실제 움직이는 거다.


2029~2030년이면 SDV가 본격화되고 휴머노이드 로봇, 전고체 배터리, UAM 등이 함께 성장하는 시점이 올 텐데 변화를 얼마나 잘 융합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 2.0 시대를 열 기회가 될 수 있다. 현대차가 SDV를 3~4년 내에 완성해야 하는 이유다."


- 기회를 막는 위기가 있다면.


“외부 변수보다 더 위험한 것은 우리 내부 문제다. 세계적인 불확실성과 보호무역 기조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결국 중요한 건 내부 경쟁력을 얼마나 키우느냐다. 노사 안정과 정부의 중립적인 역할, 규제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 포지티브 규제를 네거티브 규제로 바꾸고, 인센티브를 통해 산업을 고부가가치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업종 전환과 재교육으로 새로운 일자리에 대응할 역량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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